2016년 12월 9일, 드디어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말인즉 파면 대기상태로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할 때까지 업무 정지 상태로 밥만 먹고 꼼짝 말라는 것이다. 이 탄핵이 가능토록 한 것은 국회지만 그들은 찬성 도장을 꾹 눌렀을 뿐 이를 실질적으로 이끈 주역은 바로 촛불민심이고 국민이다. 훗날 노벨 평화상을 받아도 된다 싶다.민심은 천심이다. 나는 천심을 거역할까봐 하도 허튼 짓들을 하는 치들이라 조금은 조마조마 했다.
하지만 나는 꼭 탄핵이 이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는 않았다. 자고로 우리나라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인 나라이기에 천우신조 (天佑神助)의 상서로운 기운이 예서 쇠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거반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통령도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신념을 시간 날 때마다 펼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여기까지 당도하기에는 참으로 많은 곡절이 있었으며 많은 조력자들이 있어 가능했다.
요즘 탄핵 파국의 실정에 조력한 사람에 대한 말이 나온다. 6 25때나 들어 보았을 국가에 반역(反逆)하는 일에 가담하거나 편드는 사람 부역자 [附逆者]. 부역자를 처벌해야한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분통이 터지니 나오는 말일 테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법치국가에서 눈에는 눈 귀에는 귀 하는 식 여차한 인민재판식 흑백논리 내지 색출은 또 다른 인권파괴를 자초하는 것이며 누구도 원하지 않는 파국을 초래 할 수 있다.
그들에 대해 달리 생각해보자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 탄핵정국을 이룬 쾌거, 이 千載一遇의 기회를 만들어주거나 도운 자들이 누군가. 그들에게 상이라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첫 번째 도움을 준 귀인으로서 이한구 새누리당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꼽는다. 그가 친박을 곳곳에 심지 않았다면 그들의 공천분란은 없었을 것이며 야당은 과반수이상 표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 그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당선이 유력시되는 동네인 서울 송파을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본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바로 공천 파동 때문이다. 그는 원래 군포가 지역구인데 번번이 고배를 마시자 특별 배려인 듯 송파을로 착출이 되었고 그 지역 후보자인 유일호 현재 부총리가 자리를 비운 것인데 아쉽게 기회를 놓친 것이다. 만약 야당이 과반수 이상이 안 되었다면 설령 이 사건이 표출된다하여 탄핵국면까지 갈 수 있었을까.
사실 이 진실의 빗장을 열기 시작한 이가 안민석(50·4선·오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2014년 4월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유라의 공주 승마 의혹’을 폭로했다. 그 내용 중에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후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점 특혜,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과 딸 장시호의 존재, 박 대통령의 대포폰 사용 등 굵직굵직한 폭로로 ‘게이트 정국’의 중심에 현재 서있지만 그때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여대야소의 상황, 진실은 쉽사리 문이 열리지 않는다.
뭐니 뭐니 해도 태블릿 PC 발견은 사건의 기폭제로 그야말로 행운이다. JTBC 측은 누군가의 제보를 받은 것은 아니었으며 텅 빈 더블루K 사무실의 빈 책상 위에 태블릿 PC와 서류 등이 발견됐고 이후 전원을 연결해 켠 후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한 많은 자료를 확인했다고 했다. 당시 더블루K 경비원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최순실 측이) 뭘 놔두고 갔다. 쓰레기 수거하는 거치대와 철판, 사무실 안에 책상을 하나 놔두고 갔다. 원목 책상도 비어있는 줄 알았는데 기자님이 저랑 같이 가서 봤다. 그래서 제가 협조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분명 놔둔 것일 텐데 짐꾼이 나중 주인이 찾아가라고 알아서 놔둔 것임에 틀림이 없다. 흔한 일이지만 요즘 이삿짐센터직원은 그런 것에 손을 안 댄다. 이 사건이 터지자 영국 외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한국인들은 자존심이 강해 식당에 소지품을 놔두고 가도 절대 손을 안 댄다. 그런데 양심 없는 부패한 관료가 같이 존재한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두 번째 조력자는 이화여자대학교 학칙이다. 이 대학이 얼마나 학점 짜고, 학사관리 철저하고, 여교수들은 쌀쌀맞은지 ‘이대 나온 여자’는 다 안다. 130년 전통을 자랑하는 그런 사학이 5년 임기의 대통령 측근, 심지어 공식 직함도 없는 학부모에게 휘둘려 학칙까지 바꾼 것보다 ‘비선 실세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당시 이대 교수들은 ‘학사 문란’으로 규정했지만 국가로 치면 국기(國基) 문란 행위가 아니고 뭔가.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전화신고 1호가 대학생이 교수에게 준 캔커피 사건이다. 그런데 누구는 출석을 안 해도, 과제물을 개떡같이 내도 “참 잘했어요” 아부하는 대학이 정부 지원을 무더기로 받았다. 학력 수능이라면 아이고! 머리야. 전 국민이 끙끙 앓는데, 당연 누구든 쉽게 알아차렸다. 최순실이 엄청난 무서운 존재란 것을.
세 번 째 조력자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다. 그는 지난 9월말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 직후 느닷없이 단식투쟁이라는 초강경 대응을 한다. 그래도 대표인데 단식을 할 이유로 충분한 것인지 모두들 의아해 했다. 훗날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상하기를 '최순실 게이트'를 막기 위한 고유지책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을 했다. 그러고보니 그런 것만 같다. 우 원내대표는 얼마 전 의원총회를 열어 "저는 처음에 이정현 대표가 김재수 해임안 통과되고 단식할 때 이해가 안갔다"며 "해임건의안을 대통령이 안받으면 그만인데 왜 단식하지? 그러고 나서 국감을 거부하고 나섰는데, 혹시 우리가 이 최순실 게이트를 터뜨릴 걸 알았나."라고 이 대표의 단식 배경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 바람에 민주당은 단독 국감을 감행했고 독주한 덕분에 게이트에 대한 온갖 자료가 넘쳐났으며 이어 "단독국감에서 게이트가 터지고 언론에 제보하고 기사가 점점 커지자, 그제야 청와대 정무수석이 집권당 대표의 단식을 풀러 쫓아왔다. 그런데 새누리당에 전파가 안돼서 오히려 친박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 켜 국감 복귀가 무산됐고 그래서 일은 더 커졌다. 결국 일주일을 못 버티고 이정현 대표는 실려 가고 새 누리당은 국감에 복귀했었다. 아무튼 그 무렵 민주당은 얻은 게 많았고 일은 불거졌다. 당연 이정현 대표는 탄핵 시동에 일등공신이다.
네 번째 조력자는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개헌 카드다.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했다고 알리자 급하게 (청와대가) 개헌 추진을 박근혜 국회 시정연설에 넣었다. 알 만한 사람은 그 다급함을 짐작했었다. 일설에 따르면 청와대가 국회 박근혜 시정연설 이틀 전 알았고 백방으로 막아보려고 했다고 한다. 세무조사까지 언급하며. 그런데 "손석희 앵커가 버텼다”고 하는데 나는 이 말의 사실 진위여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청와대의 다급함은 바로 알아차렸다. 2007년 노무현대통령이 개헌을 꺼내자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하고 2014년 김무성대표가 개헌 불가피론을 꺼내자 경제를 언제 살리자며 레이저 광선을 쏘며 달겨 들었는데 구려도 뭐가 한참 구리다는 것을. 스스로 잘못을 자인한 꼴이니 이 또한 수훈갑이 아니겠는가.
그밖에도 빼어난 조력자들이 참 많다. 최순실의 남자, 고영태와 차인택은 앙숙이 되었으며 결과로 고영태가 배신을 했다. 고영태는 개를 잘 돌보지 않았다고 인간이하 취급을 받아 증거를 모아서 조선일보에 건넸다. 최순실은 죄가 많지만 자식사랑은 유독 극진했다. 그런 자식은 공부보다는 비싼 말을 타기를 원해 그렇지 않아도 말 많은 스포츠계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의 의외의 선전도 한 몫 했다. 청와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성실의 자질을 갖춘 깨알같이 받아 쓴 정호성과 안종범은 아니 고마운가. 촛불 바람, 당리당략론 등등 수세에 몰리니 쏟아낸 말이 부메랑으로 돌아가 큰 치명타를 안겼다. 종편의 대표주자격인 조선과 청와대의 오월동주 격 보수 자처 및 정의론의 틈새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조선의 주필은 결국 사퇴를 했다. 대만에서 종편의 폭로로 한때 그들의 추종자였던 총통이 바뀌었다고 하더니 바로 그 짝이다.
생각해보면 반대편에 선 사람들이 본의 아니게 보다 큰 밑그림, 나라를 위해서 도와주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 천재일우의 기회라 하지 않겠는가. 달리 생각하면 달리 보이는 현실, 촛불민심이 항상 상대방을 향할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다. 역사의 분수령에 서서 어떻게 새 역사를 써 내려갈지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또 다른 저력을 보여줄 때가 바로 이 시각이다.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의 헌법 시계, 민주 시계는 돌아간다. 이 시계 또한 ‘나’와 ‘그대’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첫댓글 이글도 앞선 글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제 주관이 뚜렷하게 들어간 글로 성향이 다른 분들은 불편하실 수 있겠습니다. 적절하지 않다면 운영진은 삭제해도 무방합니다..... 즐거운 연말연시 맞으시기 바라며.......술도 끊어 나들이도 없이 저는 조용히 지냅니다. 언젠가 한 번은 안양에 가고는 싶은데 말이죠...참 베이비부머를 위한 세레나데.... 안양이 배경인 글이죠....환갑기념으로 책 발간을 하고싶은데.... 100권정도 동기들이 소화를 해준다면 용기가 날 것도 같은데...마음같아서는 어느 화창한 봄날 친구들 만나 그 시대를 그리며 그냥 주고 싶지만요...여의치가 않네요...주식이가 좀 사주라!!!ㅎㅎㅎ 농담
윤지준회장님! 윗 댓글 내용에 대해 회장취임기념 2017년도 사업으로 적극추진을 해보심이 어떨지요?
안양초 38 카페를 위해 수고한 친구를 위해, 무엇보다 내년이 환갑을 맞는 해로 의미있는 사업인 것 같습니다.
오연숙 총무님께도 아양떨며 졸라봅니다.ㅎㅎ 산악회 도총무님도 힘 좀 써 주시고요
넹~~~2017 38 집행부와 협의해보겠습니당^*^~아직 윤회장님이 안 읽으셨나봐요~~~
내년도 임원을 선출하여 임원진이 구성되면 첫번째 안건으로 올려서 의논해 보겠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적극 돕고싶습니다 우리 친구중에 이렇게 멋진 글쟁이가 있다는것이 자랑스럽고
또 우리들의 삶의 터전에대한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는 멋진 책한권쯤 두고두고 읽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설레는 일 입니까 ㅋㅋ 좋은 결과를 기대 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구름나그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