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20. 아마데오 시장에서 생긴 일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아침은 Amadeo 의 Market Day 이다. 이른 바 장날이다.
아침 식사 후, 비가 부슬거리는데도 우리는 밀라를 데리고 장을 보러 갔다.
차를 세울 곳이 마땅찮아 밀라와 나는 골목을 걸어 장터 안으로 들어가고 죠셉은 적당한 곳을 찾아 파킹을 하기로 한다.
먼저 채소 전에 들러 여러 가지를 사서 시장 바구니에 담아 일단 맡겨놓고 생선코너로 간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수산물도 별로 많지 않고 물건들도 썩 상품은 아닌 것 같다. 칼치도 큰 것이 없고 더구나 꼭 사야 하는 초록 홍합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할 수 없이 델라피아, 라푸라푸 이런 생선들을 비닐봉지마다 담아 시장바구니에 넣는다.
주인이 380페소를 내라고 한다. 내가 돈을 건네고 거스름돈을 기다리는데 다른 손님을 받느라고 주인이 바쁘다.
잠시후, 그녀는 나에게 620페소를 내어준다. 내가 천페소를 냈던가? 그걸 받아들고 돌아서려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나는 내 지갑을 확인해 본다.
아침에 나올 때 천페소짜리 지폐 가운데 500페소는 딱 한 장 있었는데 그게 없다. 내가 500페소를 준 게 틀림없다.
"It`s wrong, I think." 내가 다시 500페소를 그녀에게 돌려준다.
"Oh! my God. Thank you Mam. Thank you." 그녀는 엄청 여러 번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한다.
신이 당신을 축복할 거라고도 하고 나를 위해 기도할 거라고도 한다. 나를 향한 그녀의 표정이 한없이 밝다.
이 번엔 육류코너로 가야 한다. 일주일 후면 한국에서 또 손님이 오게 되니까 미리 좀 준비를 해야 한다.
살코기가 많이 붙어 있는 뼈다귀를 사서 사골 국물을 우려내고 살코기를 따로 발라서 준비해 놓으면 급할 때 하나씩 꺼내어 파와 후추, 소금만 넣어 먹어도 아주 편하고 좋다. 아니면 거기에 미역을 넣거나 무우국을 끓여도 푹 우러난 쇠고기뼈 국물이 좋을 성 싶다.
3kg을 사서 뼈를 자르고 손질을 시킨 다음 돈을 내니 거스름 돈이 없다며 어디론가 급히 다녀와서 잔돈을 준다.
그리고도 우리는 또 다른 곳에서 돼지고기도 사고 닭고기도 산다. 시장 가방이 아주 묵직하다.
무거운 가방을 둘이서 들고 뒤뚱거리며 골목을 나와 죠셉의 차에 타고 집으로 왔다.
두어 시간 쯤 후, 밀라가 숨이 차게 나를 불러댄다. 무슨일이지?
"Mam, 쇠고기! 쇠고기를 사놓고 물건을 안 가져왔어요. 지금 확인해 보니 쇠고기가 없어요." 밀라의 목소리가 놀라서 하이톤이다.
차를 몰고 다시 시장을 찾아가 본다. 11시 경이면 대부분 파장인데 아니나 다를까? 몇몇 가게는 그대로 있지만 이미 그 가게는 철수해 버렸다.
막 끝 정리를 하던 옆 가게 아주머니가 사흘 후 일요일 장에 다시 나와 보라고 한다. 자기가 얘기를 해 보겠다고도 한다.
밀라와 둘씩이나 장을 보면서 우린 정말 왜 이러는 거지?
첫댓글 여러모로 시장 보기가 복잡 했을테니
그런 실수는 있을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