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살던 서양인(앨버트 W. 테일러)의 옛집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희망의 궁전'이라는 뜻이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언덕위에는 '딜쿠샤'라는 인도 이름을 가진, 100여년 전부터 자리를 지켰던 서양식 붉은 벽돌집이 있다.
우리나라 서양식 근대 주택의 출발점에 선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다.
6년 전 종로구 행촌동에 이사 와 집근처를 돌아 볼때는, 서울 한복판 사직터널이 지나는 언덕에 미스터리의 집으로 알려진, 벽도 무너지고 문짝도 없고 비도 새는 비닐로 가림막을 만들어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 같았다.
정면 왼쪽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유명해서 찿아 오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거처 할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 지하에서도, 1층도 쪼개고 나누어 15명이 거처했다고 한다.
딜쿠샤에 살던 미국인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는 일찍부터 조선에 머물며 활동한 사업가이자 3.1운동과 독립선언문 등을 해외에 알린 해외통신원이었다.
앨버트 W.테일러의 부인, 메리 린리 테일러는 연극배우로 인도, 홍콩등 동양의 여러나라에서 순회공연을 하던 중, 일본 요꼬하마에서 앨버트 W.테일러를 만나 1917년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한국에 입국해 결혼 생활을 시작하였다.
1948년앨버트가 사망하자, 남편의 유해를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안장하였다.
딜쿠샤는 일제강점기 외국인 추방령에 의해 테일러 가족이 조선을 떠난 뒤 쭉 방치돼 있다가 복원을 통해 이전의 모습을 회복했다.
건물뿐 아니라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실내까지 재현됐다.
실내로 들어 가면서 보이는 고가구들과 아기자기한 스텐드, 컵등이 눈에 띄고 추위에 대비한 벽난로가 1층 방3개와 거실에 , 2층 거실과 방3개에도 각각 설치 되어 있다.
무쇠난로와 탁자등 선진국은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딜쿠샤의 실내 재현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집의 안주인 메리 테일러가 남긴 꼼꼼한 기록을 통해 이 집의 역사와 물건에 담긴 내력을 살펴 참고 했다.
서양인들에게 지극히 익숙한 의자는 근대 경성에서는 아직 낯선 것이었다.
어떤 경로로 어떤 의자를 집 안에 들여놓을 수 있었을까. 책, 벽난로, 은제 컵, 거울 등 딜쿠샤에 놓인 물건들의 연원과 함께,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과정까지 살핌으로써 물건의 문화사를 들려준다.
근대 문물이 이 땅으로 쏟아져 들어 오던 시기, 이들은 어떤 물건을 어떤 경로로 들여 와 어떻게 사용했을까.
2층은 각 방에
부부와 관련된 당대의 다양한 기록과 사진들로 흥미롭다.
실내 재현을 하는 과정은 그곳에 실제로 있었던 물건들과 같은, 혹은 최대한 비슷한 물건들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기도 하다.
메리가 그린 한국 풍경과 사람들
메리는 남편이 열대병으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을때 남편 곁에서 미술학교를 다니며 그림공부를 했다고 한다.
메리가 그린 한국 사람 초상화 화첩은, 테일러 가족이 한국에서 25년간 거주하면서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사업과 집안 일을 도왔던 인물들로 순박한 공서방과 영리한 남두는 집안 일을 돕고, '테일러 상회'의 일을 돕던 김주사(본명 김상언)와 경리일을 보던 원씨등이다.
남두는 그림이 일본군에게 발각 되지 않도록 기지를 발휘하여, 공서방을 통해 지인의 집으로 보내져 보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물건을 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터넷 검색과 오프라인을 통한 탐색, 경매 참여 등의 험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물건이 한국에 들어오는 마지막 운송 과정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고 한다.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09:00~18:00(입장 마감 시간17시30분)
●휴관일; 공휴일 제외한 매 주 월요일,1월1일
●관람료; 무료
●문의; ☎070-4126-8853(딜쿠샤 안내실)
●오시는 길; 지하철3호선 독립문역하차 사직터널방향, 5호선 서대문역하차 적십자병원방향. (버스: 영천시장앞하차 시내버스 720,702A,702B,7021,7024 사직터널앞하차 7025,171)
이영옥시니어기자
첫댓글 앨버트와 메리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도 재미있고, 딜쿠샤의 물건과 사진 등 집 구경도 잘했습니다.
감사합나다..김기자^^
딜쿠샤가 우리나라 서양식 근대 주택의 출발점이라 하니 더 의미가 있습니다.
가구중 일부는 우리전통 가구 같기도 하고요.
잘 보았습니다.
우리 전통 가구도 진열 된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강기자^^
먼 나 먼 땅에서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난 인물이군요.
그 시대의 피치 못할 일본 군의 압력으로 우리나라를 떠날 수 밖에 없었으니 너무 억울한 시대 다시금 역사가 안타깝네요.
나라를 사랑하는 독립운동가들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우뚝 섰지요.
잊지 말아야겠지요 감사합니다 황기자^^
이땅에 수많은 선교사님들과 생활상을 엿볼수 있는 귀한 달쿠샤 복원소식 전해주신 이기자님 감사합니다 ~**
너무 많은 사연을 다 나열 할 수 없어 안타까워요~
감사합니다 윤기자^^
사직터널 윗길 은행나무 있는 언덕길로 가본적이 있는데..
이런 역사적 사연이 있는 붉은 벽돌집을 미처 보지못했어요.
이영옥기자님 꼼꼼한 탐방기사 따라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방기자님 반갑습니다^^
언제 같이 가 보실까요~
달쿠사~이름도 생소한. 멋진 건물이 역사적 기념건물이. 재건되어 기리 보전되고 멋진 인생을 산 앨버트 W 테일러부부의 삶~~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순림기자 요즘은 덜 바쁜가요?
같이 가 보고 싶은 곳이 많은데~시간 만들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