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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urs at Sixers (2008.03.15)
오늘 경기의 MOP - 안드레 밀러
1승 5패. 지난 여섯 게임의 스퍼스 성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성적을 냈던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아마도 데이빗 로빈슨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던 1996~97 시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 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지난 두 게임 - 피스톤스전과 식서스전 - 모두 반드시 잡겠다고 나와 총력을 기울이고도 졌다는 점입니다. 103 대 96. 디트로이트전과 마찬가지로 한 순간에 무너졌다가 나중에 필사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따라잡으려 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체력의 한계와 조직력의 붕괴가 눈에 띄게 드러나 보입니다. 어제 디트로이트전에서는 마지막 프린스의 오픈점퍼가 성공한 후, 핀리가 파커를 나무라더니, 오늘은 스위치 디펜스 상황에서 이구달라에게 이지샷을 허용한 후, 서로 호흡이 안맞았던 보웬과 지노빌리가 언쟁을 벌였습니다. 좋지 않은 조짐입니다. 반면, 스퍼스를 이긴 식서스가 결코 약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약간의 위로를 찾을 수는 있겠습니다. 현재 떠오르는 팀 식서스의 전력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섭습니다. 식서스는 올스타 전 이후, 리그의 최강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젊은 팀은 베테랑 가드 안드레 밀러와 덕장 모리스 칙스 감독의 리더십 아래 운동능력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팀입니다. 원정경기이든, 강팀과의 경기이든, 혹은 4쿼터에서 큰 점수차로 지고 있든, 이 팀은 마침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야 마는 저력과 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스퍼스가 3쿼터에 완전히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면, 이 경기도 내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불행하게도 그 예상이 맞았습니다. 제가 'I Love NBA 게시판'에도 글을 올렸지만, 안드레 밀러 (32점, 11-14슈팅, 5리바운드, 7어시스트, 0턴오버)의 존재감과 가치는 그의 스탯으로만 평가될 수가 없습니다. 밀러는 스탯으로 나타나지 않는 많은 중요한 플레이를 코트 위에서 해내는 선수입니다. 수비도 준수하고, 포인트가드지만 골밑에서 박스아웃도 잘합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역할도 능수능란하게 해내는 선수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보웬이 오늘 밀러를 수비해 주기를 내심 바랬었습니다. 이구달라는 득점을 하는 선수지만, 밀러는 이 식서스 팀의 심장이자 엔진이기 때문입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 이제는 비상이 걸린 것 같아 보입니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전력을 다하고도 못잡고 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 시즌의 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서부 컨퍼런스의 타 팀들이 유독 이번 시즌에 모두 급성장을 함으로써 스퍼스가 매년 가져갔던 올스타게임 이후에 전력을 극대화하던 작전이 효과적으로 먹혀들지를 못하고 있는 점이고, 둘째는, 시즌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나, 빅 3가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지노빌리와 덩컨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분명히 지쳐 보이는 지노빌리를 오늘도 38분을 뛰게 한 점은, 감독으로서도 딱히 별다른 묘수가 없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포포비치 감독의 얼굴은 평온해 보이고 여유만만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포카 페이스로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든지, 아니면 뭔가 구렁이같은 꿍꿍이 속이 있든지, 둘 중에 하나입니다. 팀 덩컨 일부러 전력을 다 한 것이 아니라면, 덩컨은 이제 체력과 경기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피로하고 지쳐 보였고, 공수에서의 움직임도 둔해 보였으며, 특히 그 뛰어나던 풋워크가 천근 만근 무겁고 둔탁해 보였습니다. 33분을 뛰고 16점에 6리바운드. 특히 달렘베어에게 연속으로 블락당했던 슛들을 보면, 달렘베어가 수비를 잘했다기 보다는 덩컨의 공격이 너무나도 보이는 공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게 계획된 일정의 한 부분이 아니라면, 스퍼스로서는 비상등이 켜진 것입니다. 마누 지노빌리 지난 세 게임의 부진을 털고 오늘은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22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1블락샷, 3-6 3점슛률. 오늘 멋진 덩크를 터뜨려서 식서스 관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노빌리가 제대로 게임을 잘 뛰는 지는 그의 수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비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고 적재적소에 헬핑을 들어가 주면, 체력이나 정신력에서 문제가 없다는 증거입니다. 오늘의 지노빌리는 어제와는 달리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하지만 이틀 연속 36분 이상의 출장시간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토니 파커 27점, 5어시스트, 3스틸, 1턴오버. 3게임 연속으로 공격에 있어서 스퍼스를 이끌고 있는 파커입니다. 오늘은 스피드나 미드레인지 점퍼 뿐만 아니라 특기인 Teardrop까지 몇 개 성공시키면서 슈팅리듬에 있어서 만큼은 이제 완전히 돌아왔음을 보여 줬습니다. 문제는 수비였습니다. 아무리 파커가 전문 수비수가 아니라 할 지라도, 오늘의 밀러에 대한 수비는 거의 낙제였다고 봅니다. 밀러가 덴버에 있을 때는 파커가 밀러를 참 잘 막았었는데, 지금 갑자기 못막는 이유는 파커의 수비에 대한 근성 결여에 있다고 봐집니다. 수비에서의 분발을 요합니다. 브루스 보웬 빅 3를 제외하고 그나마 스퍼스 선수 중에 공격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던 유일한 선수입니다. 4개의 슛을 성공시키며 10점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보웬의 마크맨은 안드레 이구달라였습니다. 돌파에 이은 레이업이 좋은 이구달라에게 공간을 허락하고 외곽슛을 쏘게 하는 작전으로 나갔다가 오히려 이구달라의 슈팅리듬에 말려들어 버렸습니다. 이구달라는 보란듯이 외곽슛을 성공시키며 25점을 득점했습니다. 수비를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머리싸움에서 졌고, 나중에 수습하기엔 너무 늦었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컷 토마스 토마스가 스타팅라인업에 들어오고 나서의 스퍼스 성적은 참담합니다. 토마스가 골밑수비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주던지 토마스의 선발기용이 스퍼스의 전체적인 경기력에 비추어 볼 때 효과적인 라인업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죠. 파브리시오 오베어토는 모처럼 벤치에서 나와 좋은 활약을 했습니다. 저는 몇 경기만 더 지켜본 후, 토마스가 스퍼스 시스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곧바로 오베어토를 선발진에 복귀시킬 것으로 생각됩니다. 맷 보너 오늘 공격은 꽝이었지만 (6개의 삼점 시도에 한개 성공),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았습니다. 로버트 오리는 오늘 전혀 뛰지를 않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의아한 부분입니다. 요즘의 오리를 보면 움직임과 슛감이 좋습니다. 오늘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갖고가려 했었다면 오리를 벤치에다 썩혀둔 퐆감독의 의중에는 대체 무슨 계획이 있었던 것일까요? 마이클 핀리 또 다시 큰 실망만 안겨준 핀리입니다. 6개의 슈팅을 시도해 단 한 개의 슛만 성공시켰고, 그 외에 다른 모든 분야에서 아무런 활약도 못해준 핀리. 지금의 이 핀리를 플레이옾에서도 믿을 수 있을까요? 쟠 본과 데이먼 스타더마이어는 오늘도 파커를 백업하면서 몇 분 씩의 출장시간을 나눠 가졌는데, 스타더마이어는 정말 아무 쓸 데가 없었습니다. 스타더마이어가 나온 동안에 스퍼스는 순식간에 10점 차로 뒤졌고, 그 점수 차를 다시는 좁힐 수가 없었습니다. 본이 코트에 있을 때는 뭐 하나 해주는 것은 없지만, 최소한 이렇게 경기를 순식간에 망가뜨리는 짓은 안합니다. 스퍼스는 이제 서부 컨퍼런스 순위 6위로 곤두박칠 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17일 동안 11게임이란 살인적인 일정을 치뤘고. 대부분의 원정상대들이 플레이옾에 나갈 강팀들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3월 달에 스퍼스에게 너무 가혹한 일정이 주어진 데 대한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하루를 쉬고 홈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맞이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경기를 파이널 전초전이라 말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조용합니다. 아마도 더 이상 스퍼스가 파이널 컨텐더로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보스턴전은 스퍼스의 사활이 걸려있는 한 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기를 잡는다면 이를 계기로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이 경기마저 지면 걷잡을 수 없는 슬럼프의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저는 스퍼스의 6점 차 이상의 승리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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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타깝게도 하루만 쉬고 보스턴과 경기를 하네요...스케줄을 보니 4월 첫번째경기까지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듯 한데 그 이후엔 널널하니 플옵까진 지장을 안줄것같습니다. 그리고 리캡 잘봤습니다~
던컨행님 힘내요!!!! GO! Spurs GO!
백투백 우승 제발 ~ 놓치고 싶지 않아 ~
보스턴을 잡기 위해 몇경기 쉬었다 생각하는게 좋을듯 하네요~
GO! Spurs GO!
저보고 미쳤다고 하실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 별로 걱정이 안됩니다. 위의 경기 리캡도 지금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들에 대해서만 쓴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분명히 스퍼스는 2월에 연승을 할 때보다도, 그리고 며칠 전, 몇 게임들을 연속해서 질 때 보다도, 사실 더 잘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잡으려는 경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일단 경기의 퀄리티가 좋았고, 아직도 포포비치 감독은 토마스와 스타더마이어에게 경험을 쌓게 하는 기회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두고 보면 알게 되겠죠.^^
이젠 식서스에게까지 진다는 사실이 실망스럽긴 합니다만.. 일단 베리가 빨리 와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오랫동안 빅3체제가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서도 좀 누수가 있는 거 같고.. 파커 없을 때 데이먼이 성실하게 자기 일을 잘 해주었기 때문에 포포비치가 차마 못버리는 거 같은데(보너도 그래서 줄창 기용을 했었죠..) 사실 데이먼은 오고 한 6경기 정도 치루고 할 게 다 뽀록이 났습니다. 오픈 슛 말고는 할게 없어요.. 게다가 수비도 워낙 않좋죠.. 베리가 훨씬 낫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기대하는 베리인데 경기감각이 오랫동안 떠나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패배를 감수해도 컷 토마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좋은 플랜입니다. 이제 스퍼스 전력에 적지않은 부분을 차지하게된 유도우카가 복귀하니 훨씬 사정이 나아지겠죠..(피어스 수비는 유도우카 없이는 안될 겁니다. -_-;;) 호리는 체력 조절로 보입니다. 지금 스퍼스에서 가장 운동능력 좋은 빅맨은 던컨 다음에 호리거든요..ㅡ.ㅡ;; 나이를 생각해도 플옵 때까지는 컨디션 조절용 이상은 아닙니다.(라고 하지만 폽 영감.. 제발 호리-오베르토 라인 자제효..) 한가지 인정해야할 가슴아픈 사실은 던컨이 더 이상 1대 1에서 절대병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던컨에게 맏긴 작전은 대체로 실패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보너 저 쉑의 3밀 때문에 우드리, 스콜라 나간게 정말 분통 터지네요.. 두 선수중 하나만 있었어도 이 어려운 상황은 없었을 겁니다.
그 부분은 참 뭐라 설명이 안되는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을 겁니다.
방문/정말 팸분들 보면 분통터질 일이기도 할거 같네요. 새크라멘토 가서 리그 포인트가드 톱 10~15명 내외에 들만한 활약을 보여주는 우드리히에 이젠 뭐라 할말이 없을정도로 너무 잘해주는 스콜라까지....
근데 우드리는 어차피 있어봤자 전력에 보탬은 안되었지 않나요?
아들 / 우드리히가 전력에 보탬이 안된 것은 파커가 부상을 당한 적이 없을 때의 얘기죠. 파커가 강골이라서 그동안 장기간 부상으로 나가 떨어지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방심했던 결과입니다. 우드리히는 수비도 잘하고 3점도 좋고 리딩도 잘하죠. 아무려면 지금의 스타더마이어보다도 전력에 보탬이 안됐겠습니까? ^^
우드리가 그래도 본이나 마이티보단 낫겠죠? ㅎㅎ
오늘 경기후 리캡을 기다렸습니다~ 잘봤구요^^ 확실히 체력저하가 눈에 보이더군요,, 던컨도 많이 느려졌구요.. 공수에서 좀더 조직력을 보여야겠습니다~ 분명 스퍼스의 저력을 보여줄것입니다^^
잘봤습니다. 요즘 경기를 못보고 리캡만 보고 있는데 불안하게 계속지네요.. 계속지는김에 5번시드정도해서 유타랑 붙어서 홈 어드벤티지 가져오고 댈러스 피닉스는 6,7위해서 붙어도 서부 파이널에서 붙게 되는 어이없는 생각이 들정도네요 ^^;;
방문/ 그래도 전 서부에서 스퍼스가 올라올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사실 가넷과 덩컨이 파이널에서 붙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