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룡설산의 강렬한 포스를 각인하고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따리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오전중의 민속춤 등의 관광을 포기하고 일찍
따리로 내려가기로 섭외가 된 것이다.
리쟝에서 따리까지 지금은 길이 좋아져서
3시간이면 갈 수 있단다. 가는내내 공사중이다.
다들 지쳐서일까 창밖의 이국적인 고산지대의
민둥산 모습과 벼랑위를 달리는 사진을
아무도 찍어 놓은게 없는거 같다.
달리는 차안에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도
재밋는 얘기가 가득하다.
중간쯤 잠시 휴식도 할겸 옥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허허 이들은 웬만하면 신앙의 대상인 것 같다.
그렇게 머나먼 여정을 내려온 우리는 얼하이호 인근의 식당에서
따리 백족의 전통음식을 먹고 바로 호텔로 향했다.
잠시 중간 정비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 여유시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그래서 한쪽에서는 훌라로 카드 놀이가 시작되었다.
명목은 발맛사지비 만들기다.
그렇게 발맛사지를 간단히 받고 인근의
전통시장도 한바퀴 돌며 내일부터의 강행군에 대비했다.
어제의 휴식으로 힘이 살아난 우리는 오전에
안내판에는 숭성사로 되어 있으나 현지에 가니
온통 '숭경사'로 되어있는 대리국 시절의
왕실 법찰로 들어섰다.
7명의 왕이 권좌를 내어주고
불도를 닦았다는 이곳은 삼탑으로 유명하다.
그 가운데 탑은 직선에 가까운 모습 위주로 만들어져
내게는 석가탑을 연상 시켰다.
뒤쪽의 부드러운 탑은 역시나
내게 다보탑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여러 설명이 있었지만 지진으로 탑이 기울어 있다는 것과
최근의 복원으로 시멘트가 덧입혀져 있다는 사실로
아쉬움과 실망이 덥쳐왔다.
뒤쪽의 사찰들도 최근 복원되면서
콘크리트 사찰이 된거 같아 아쉽다.
어찌 되었든 당과의 국력 경쟁의 한 모습으로
그 탑을 이렇게 크게 세웠다는 얘기에
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대리국의 위용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뒤쪽의 사찰보다는
내게 그 뒷쪽의 창산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해에 담설과 호암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었다고 한다.
창산(4,300여m)을 보며 느낌이 새롭다.
어제 옥룡설산을 보지 않았다면
정말 대단하단 느낌일텐데.
따리의 고성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사는 냄새가 풍기는 곳.
따리의 고성은 그저께 리쟝에서의 고성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리쟝이 중소도시라면 이곳은 대도시의 잘 정비된 도심이라는 느낌이다.
일단 전체적으로 건물들이 균형감이 있고 길이 넓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오래된 점포들을 남겨놓고 싶어진다.
이곳도 점점 더 많은 관광객으로 새로운 건물과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언젠가는 이런 오래된 건물들을 찾아보기 어려울까 아쉽다.
이곳도 역시 관계수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중국 여느 도시보다 깨끗하다.
과연 대리국, 백족 답다.
유명 식당의 연못을 찍어본다.
호접곡. 나비자연박물관을 들렀다. 낙엽모양의 나비들이 이채롭다.
따리의 삼대 명물인 창산, 고성, 얼하이호.
이제 얼하이 호수를 볼 작정이다.
오죽 호수가 크면 얼하이(물수변의 耳 바다海)라 불렀을까.
이 호수를 도는 배가 이정도 다 우리가 타는 곳에만
이 정도의 배가 몇 척이나 있었다.
얼하이 가운데 있는 섬 남조풍정도
그곳의 대리국왕 여름궁전이다.
지금은 복원되어 호텔로 사용중이라고.
따리에 오니 완전 봄날이다.
우리의 가슴에도 봄이 왔나 미소가 끊이질 않네.
유람선 안에서 전통민속춤 공연을 보면서
대리 백족의 삼도차를 마신다.
첫잔은 쓰다. 인생은 쓰다는 것이라고,
둘째 잔은 달다. 인생이 쓴것만 아니라 달기도 하다는 것이라고,
셋째 잔은 약간 시지만 먹을만하다. 인생은 그래도 살만하다는 것이라나.
3시간을 유람선에서 보내고 호접천쪽에서 타고
하관쪽에서 내렸다. 호수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따리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역시나 부지런한 호암 덕에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보이차창중 가장 일찍 생긴 하관차창으로 향했다.
토요일이 휴무라서 호암은 지인에게 연락하길 포기하고
그냥 사진만 찍고 가기로 한다.
휴무일의 한산한 하관차창 모습.
차 생산철이라면 어쩌면 토요일도
바삐 일을 할지도 모르는데....
이제 관광코스는 끝이 나나보다.
시상반나로 가면 이제부터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마음을 다져먹고 따리공항으로 향한다.
첫댓글 하관차창과 따리의 삼대 명물인 창산, 고성등 다녀 오셨군요^^ 좋은 추억을 가지셨군요^^ 감사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