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트선재미술관 기획전 주명덕 전 ( Joo Myung-Duck) 2006년 6월 17일 ~ 10월 31일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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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내설악 |
이번 <주명덕 사진전>은 우리나라 사진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 주명덕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기획되었다. 경주선재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지난 40여 년간 변화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한 자리에서 조명함은 물론, 관련자료전까지 함께 기획됨으로써 ‘시대적 초상으로서의 사진’이라는 매체의 기록적 특성에 주목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주명덕의 작품세계를 1. 초기 습작시기, 2. 다큐멘터리 시기, 3. 한국미의 탐구, 4. 풍경사진, 5. 도시풍경, 6. 인물 헌정 사진으로 나누어 연대기적으로 구성한 뒤, 그에 따른 시기별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작가 주명덕은 한국 현대사의 정치·사회적 중요 이슈를 다룸과 동시에,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도시환경, 전통적인 미까지 작품화하여 한국 현대사진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작품세계를 생생하고 풍부하게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서, 작품들을 당대의 상황이라는 사회적·역사적 맥락에 따라 연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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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서울 답십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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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서울 시립아동병원(왼쪽) 1987, 성철스님(오른쪽) |
또한 이번 전시는 기존의 회고전의 양상에서 탈피해, 작품에 대한 보다 풍부한 맥락을 부각시킴으로써 작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지난 40여 년간 작가 주명덕의 앵글에 포착된 풍경과 얼굴은 이미 사라진 대상들이거나 지금 이 순간에도 달라져가고 있는 대상들이다. 스러져가는 것에 대한 애잔한 느낌을 전달하는 작품을 통해 기록매체로서의 사진의 특성과 더불어 그것을 포착한 작가의 미학이 융합되어, 궁극적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사진의 새로운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다각도에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나아가 예술작품과 예술가, 그리고 그 사회적 맥락간의 관계를 통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의미인 동시에, 여타의 기획전들과 차별성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또한 주명덕이라는 작가를 통해 한국의 예술 문맥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현재의 위치를 점검하여 우리 미술계의 깊이와 폭을 심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기획 /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독립 큐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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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송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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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오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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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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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덕 |
전시를 앞두고 만난 짧은 인터뷰
한 사진가의 평생작품으로 한 시대를 말한다.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열리는 주명덕 선생의 사진전은 1962년부터 2006년까지 40여년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500여점에 달하는 대규모의 이 사진들이 보여주는 것이 비단 한 시대만은 아니다. 40여년을 한길로만 걸어온 한 사진가의 정신을 보여주는 대서사시이기도 하다.
한 사진가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작가도 성숙해가고, 그리고 그가 살아가는 사회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엄청나게 변모해가는 과정이 한눈에 드러나는 이번 주명덕 선생의 사진전은 한편으로는 사진의 위상이 얼마나 변했는가도 말해준다.
“선재미술관에서 본관 1, 2층 전시실(714평)에 파티션까지 설치하면서 사진전을 기획 초대했다는 점에서도 우리 사진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른 미술관에서도 사진 전람회는 저렇게 하는 것이로구나 하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명덕 선생의 말이다. 그는 60년대에 홀트아동복지기관에서 촬영한 혼혈아들의 사진인 ‘홀트씨 고아원’에서부터 최근에 촬영한 도시 풍경에 이르기까지 그가 평생 해온 작업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처음에 의도했던 것은 700여점이었는데 그중에서 500점밖에 걸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서 그가 얼마나 많은 작업량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내 이름을 걸고 내가 프린트한 사진들이 대규모로 미술관에 걸린다는 것만으로도 평생 해온 작업을 보상받는 듯 기쁩니다. 이제 미술관에서 사진전을 하는 것이 당연시될 만큼 세상이 바뀌었다는 게 사진가로서 보람이지요.”
그는 자신의 사진 중 반은 인물사진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홀트씨 고아원’ 다음 작업인 다큐멘트 중에는 사찰을 비롯하여 한국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진들과 성철스님과 법정스님 같은 큰 스님들을 촬영한 인물사진들, 그리고 문화계 인물들을 촬영한 사진들이 1층에 전시된다. 그리고 미술관 2층 전시실에는 풍경사진과 도시사진들이 전시되는데, 이 사진들은 액자에 유리를 끼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의 질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번 주제를 갖고 작업하면 한 10년씩 계속 합니다. 전시작들을 보면 10년을 주기로 네 번은 바뀐 것 같아요. 앞으로 한번만 더 잘 바뀌고 갔으면 하는데 그거야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고...”
사실 그는 전시를 한달 여 앞두고 심장 수술을 했다. 전시 후로 수술을 미룰 수 없을 만큼 급박한 상황에서 대수술을 받은 그는 다행히 수술경과가 좋아서 예정대로 전시도 하고 새로운 작업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사진하는 젊은 사람들 참 부러워요. 뭐든지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시대니까요. 다만, 다양함을 즐기되 자기 것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평생 남의 흉내만 낼 수 없으니까요. 이젠 우리도 외국에 ‘한국사진이 이런 거야’하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대에 사진의 길을 걸어온 60대 이상의 사진가들 중에서도 주명덕 선생은 자기의 색깔을 고집해온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로서의 자존심을 꺾지 않고 살아온 그는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사진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다행스러워 한다. 특히 올 가을에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사진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은 그는 봇물처럼 터지는 사진의 물꼬를 우리 사진계가 잘 수용할 수 있도록 그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40여년간 스트레이트한 사진으로 일관해온 그는 이번에 6월 3일부터 10월 31일까지, 그해 여름과 가을을 온전히 다 넘기는 다섯 달 이상의 전시를 함으로써 일단 그의 40년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것 같다. 이제 앞으로 10년 이상 이어질 새로운 작업을 위하여 더욱 튼튼해진 심장으로, 그리고 더욱 깊고 달관한 시선으로, 더욱 아름다운 고집으로 한국사진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글·윤세영 편집장 |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 054-745-707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