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학개론 5] 생태공동체를 어떻게 하나
"그렇다면, 생태공동체마을은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나,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생태공동체마을(Eco-Village)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지리산 자락의 자연인으로 깃들거나 머나먼 유럽, 미국, 인도의 이상향으로 떠날 필요도 없다. 이상적인 한국적 생태공동체의 원형은 바로 우리 조상이 살던 전통마을 속에 남아있다. 우리 전통마을은 곧 일과 삶이 하나되는 마을공동체였다.
오늘날, 마을공동체에 대한 각종 실망과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다시, 마을이다", "마을이 출구다"라는 희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차피 일부 가진 계급이 지배할 수밖에 없는 국가나 세계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대안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한, 마을보다 더 나은 대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 말은 지리산 청학동이나 미국의 아미쉬(Amish)공동체처럼 반드시 과거의 자연으로 회귀하자는 말이 아니다. 전통적인 농경시대 마을의 주거환경과 생활방식을 복원하자는 말도 아니다. 결코 시대를 착오하면서까지 문명의 위기에 과잉대응하자는 선동이 아닌 것이다. 지역성, 구성원끼리 인간적 유대감이 살아있는 마을공동체의 특성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주어진 현대적 조건에서 생태공동체의 전범으로 삼을만한 마을공동체를 새롭게 구현해내자는 것이다.
여전히 "생태공동체란 무엇인지" 정확히 실감나거나 파지되지 않을 때, 황대권 등 국내 생태공동체운동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면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 "공동체란 공동의 관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마음상태'로서 이해 당사자들의 요구와 지향에 따라 특정한 장소나 사회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정의를 공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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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길 생태공동체마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지리산길을 따라 걷는다 |
ⓒ 정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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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생산, 치유, 영성, 교육, 생태, 지역을 공동체의 화두로
그런 관점에서 마을공동체가 한국적 생태공동체의 전범으로 계획되고 건설되려면 지켜져야할 근본적인 원칙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적폐를 해소하고 신사회구조로 혁신할 대안사회를 건설하는 일종의 규범이자 수칙이라 할 수 있다.
"사회구성원은 신분, 인종, 성, 지식, 자본, 기술에 상관없이 평등하다.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자율을 지향한다. 사회의 규모를 가급적 작은 단위로 나눈다. 이는 '자립과 다양성이 확보될 만큼 충분히 크고 직접민주주의를 통한 자치를 실현할 만큼 충분히 작은 규모'를 말한다. 지역 내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자원을 활용한다.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생태적이고 인간적인 기술을 개발한다. 일터와 살림터를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한다. 일과 놀이, 교류를 공동체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조차 영성을 추구한다."
그동안 이러한 기본 원칙과 실천수칙을 바탕으로 삼아 조성되고 운영되는 한국 생태공동체들은 그 설촌목적과 추구가치에 따라 다종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유통(네트워킹)중심 공동체, 생산 중심 공동체, 치유 중심 공동체, 교육 중심 공동체, 종교 영성 공동체, 사회복지 공동체, 생태마을, 지역공동체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우선 유통 중심 공동체로는 원주의 한살림, 홍성의 풀무생협, 구례의 아이쿱생협(자연드림파크) 등을 비롯한 지역의 각종 생협을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생협이란 이웃과의 협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모인 비영리단체로서 식품안전, 교육, 육아, 여성, 환경, 농업 등 일상 생활문제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대안을 만드는 조직이다. 또 자신의 삶과 사회를 개선해 나가는 협동조합 운동체이다. 스위스는 생활소비재 유통시장의 70%를 미그로(Migros), 코프(Coop) 양대 생협이 장악할 정도다.
생산중심 공동체는 괴산 눈비산마을, 장성 한마음공동체, 경기 화성 야마기시 경향실현지, 울진 한농복구회, 부안 변산공동체와 산들바다공동체, 괴산 솔뫼협동농장 등이 있다. 특히 농적 가치를 신념으로 삼는 귀농인들을 중심으로 철저한 유기농업에 기초한 자급자족 경제, 도농직거래 유통구조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치유중심 공동체는 원주, 안성 등의 의료생협, 교육 중심 공동체는 산청, 제천, 금산의 간디학교를 비롯한 각종 대안학교를 말한다. 특히 교육 공동체는 학교라는 하드웨어,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마을에 창작, 이른바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는' 마을교육공동체로 들어가는 가장 효과적인 관문이자 방법으로 삼고 있다.
종교 영성 공동체는 태백 예수원, 함양 두레마을, 단양 산위의 마을, 산청 민들레공동체, 사회복지 공동체는 화천 시골교회, 영광 여민동락공동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생태마을은 보은, 영암, 고흥의 선애빌마을, 산청 간디학교의 각 배후마을, 장수 하늘소마을, 무주 진도리 광대정마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마을과 마을을 묶는 지역공동체로는 홍성 문당리, 운월리를 비롯한 홍동면 일원, 남원 산내면의 실상사 들녘공동체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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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디마을 산청 간디학교 배후 생태마을 |
ⓒ 정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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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태공동체의 추진전략은 투 트랙(Two Track)
한국의 생태공동체 만들기는 대체로 투 트랙(Two Track)의 전략과 흐름으로 시도되는 듯하다. 한 축은 기존에 형성된 자연마을을 중심으로 생태마을로 전환해 나가는 방법이다. 또 하나의 축은 임야 등의 빈 터를 찾아 고도의 기획서와 설계도에 따라 아예 새로운 마을을 계획공동체로 만드는 방법이다. 심지어 부동산기획업체가 생태마을을 상업적으로 표방하며 마을을 잘 모르는 은퇴자 귀농인들을 유인, 호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생태마을을 추진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다시 투 트랙으로 나뉜다.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의 두 가지 방식이다. 정부 주도 또는 하향식 전략의 경우, 녹색농촌체험마을, 생태산촌마을, 신규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 농촌체험관광, 6차산업화를 비롯한 농촌지역 소득증대 사업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이해가 부족한 내부 주민들은 배제되거나 소외될 위험이 상존한다. 보조금 예산을 쥐고 있는 행정과 용역 등 외부주체에 의해 전시행정용 토건사업에 치우치는 등 부작용과 문제점이 빈발, 상존하고 있다.
반면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주도하는 계획공동체 생태마을 전략은 나름대로 진지한 철학과 실천을 담보하고 있다. 생태사회 또는 미래 대안사회로 나가기 위한 도전적, 실험적 시도가 동인이다. 특히 '87년 민주화 투쟁 이후 촉발된 마을공동체 하방의 흐름을 좇는 역사적 진정성과 사회적 사명감도 띠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사회에서는 이처럼 "마을로 왜 내려가는 지 자각하는" 민간 주도의 계획공동체 전략이 주류가 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민간 주도로 계획공동체를 시도한다고 할 때 마을부지 매입, 주택 건축 등을 위한 적지 않은 자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막상 농촌에 내려가 농사를 지어서 가족이 먹고 살거나 공동체 집단의 경영을 유지하는 일은 난이도가 높고 지난한 일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수익을 좇는 상업적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도 생태공동체의 모습와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는다. 생태공동체의 존립목적이나 이상과 배치된다. '먹고 살려고' 도시를 벗어난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보려고' 마을로 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획공동체 전략에는 개별귀농, 또는 정부 주도 마을만들기 사업에서는 결코 성취할 수 없는 장점과 매력들이 있다. 무엇보다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생태주택이나 생태하수처리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미래에나 볼 수 있는 대안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실행해볼 수 있다. 또한 대안학교, 적정기술 연구소, 문화예술 전시관, 공연장, 도서관과 책방, 공유사회주택, 마을카페 등의 작은 대안사회 프로젝트를 독자적이고 주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계획공동체에서의 생활과 생존과정 자체가 자기수행이나 영성수련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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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 눈비산마을 괴산 눈비산마을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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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생태공동체를 하기 위한 12가지 성공조건
한국적인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에서 생태공동체를 하는 건 용기있는 선지자들의 용감한 실험으로 인정된다. 선험적으로 한국에서 생태공동체를 실험하고 있는 황대권 등 선지적 활동가들은 성공적 생태공동체를 건설하려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이미 정리해두고 있다.
하나, 명확한 비전과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 혹여 공동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기대심리를 품고 마을로 들어온 사람들은 낙담하고 절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희망과 평상심을 잃은 일부 구성원들에 의해 공동체가 상처를 입고 심지어 깨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둘, 토지문제에 대한 법적 소유권의 확인이 중요하다. 계획공동체의 경우 토지는 대체로 공동소유로 하고 회원들에게는 점유권만 주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설사 개인소유라 할지라도 일반적인 부동산매매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좋을 것이다. 독일은 장남에게 농사를 물려줄 때 농지를 온전히 모두 묶어 상속한다. 차남이 있다고 따로 분할해 상속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 농장의 지속가능한 농사구조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셋, 권한과 책임, 재정에 대한 협약이 정해져야 한다. 좋은 게 좋다고 말로 약속하지 말고 반드시 성문화해두라는 당부다. 공동체의 생활에 대해 반드시 구성원들과 사전에, 충분히 상의를 한 다음 약정서를 써 두는 것이 중요하다.
넷, 공동체적 의식을 개발해야 한다. 의식은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상징적 행위가 된다. 특히 비종교공동체의 경우 집단 활동아나 모임 전후에 함께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공동체 의식을 개발해 공유해야 한다.
다섯, 회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공동체 운동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프로그램은 갈등 해결과 영성(spirituality) 개발에 관한 것이다. 공동체가 깨지는 가장 큰 원인은 회원들 간의 갈등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럴 때 구성원 저마다 영성 개발을 해두었다면 갈들은 최소화하거나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으리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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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 선애빌 영암 선애빌마을의 빗물저금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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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생태디자인, 대안기술, 사회적 경제, 지역 사회적 자본를 실천해야
여섯, 생태디자인과 생태건축을 실천해야 한다. 생활공간과 주변환경을 생태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은 단기간에 결정될 일이 아니다. 이는 생태적 구상(주택 건축, 친환경농장, 하수 및 쓰레기 처리, 생활용수관리, 에너지, 토지이용 계획, 주변식생 영향력 평가 등)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생태공동체에서는 생태적 디자인으로 설계하고 생태적 재료로 시공해 자신의 집을 스스로 지어보는 게 어떨까. 짐승도 제 집을 제 손으로 짓는다는 것이다.
일곱, 대안기술 또는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대안기술을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 자체가 대안적 삶이자 운동이다. 특히 지역의 공동체들이 해당 지역에서 대대로 계승돼 토착화된 전통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실용화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이자 사명이 될 수 있다.
여덟,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농업을 기본으로 하되 다양하고 안정된 소득원을 창출해야 한다. 부지런하고 합리적인 독일 농부들도 "두 다리를 가져야 농촌에서 제대로 땅을 딛고 설 수 있다"고 자각하고 있다. 생태공동체는 창의적인 소규모 그린비즈니스(Green Business)를 개척하고 영위해야 한다. 마땅히 이웃, 지역사회에 더불어 사회적 경제 모델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아홉,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제도와 법률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마을과 집이 들어설 토지와 건축에 대한 법률과 조례가 중요하다. 기존 NGO 및 사회단체들과의 연대와 네트워크 운동을 통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생태공동체운동가 황대권씨는 생태공동체마을의 터전으로 삼은 영광에서 탈핵운동에 앞장 서고 있다.
열, 공동체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공동체가 형성되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주위의 끊임없이 후원과 지원이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산청의 민들레공동체는 연간 예산의 절반은 외부 후원네트워크에 기대고 있다고 들었다.
열하나, 지역성과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공동체 운동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지역성 때문이다. 공동체 운동은 중앙의 견제를 받지 않는 지역강화 운동, 곧 풀뿌리 주민자치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에 대한 봉사에도 앞장서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 인력을 수급하고 지역에서 순환하는 유통구조를 만들려면 연대와 네트워크 등의 지역의 사회적 자본을 강화해야 한다.
열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화는 세계화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연대를 통한 일상적인 교류와 협력은 국내 공동체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공동체운동의 세계적 확산을 촉진한다. 독일 농부들은 "먹거리로 다른 나라의 목을 조이지 않는다"는 약속을 60년 넘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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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 산들바다 부안 산들바다 유기농공동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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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태공동체운동의 전망은 '오래된 미래마을'
한국의 생태공동체운동은 현재 진행형 또는 미래소망형이다.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되어 전국 각지에 농촌생태마을, 귀농전원마을, 생협, 대안학교, 협동농장, 지역협동조합 등 다양한 생태공동체의 사례가 출몰, 산재해 있다. 토지와 자본의 한계, 공동 생존의 어려움, 개인주의와 이타주의의 불협화음 등의 본질적 원인 때문에 이상적 생태공동체마을 모델인 민간 주도의 계획공동체의 숫자나 성과는 여전히 빈약하다.
하지만 영성에 기댄 종교단체, 시민의식으로 다져진 NGO 등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준비되고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명상, 예술, 전통, 치유 등 고도의 정신적, 사회적 가치로 무장한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테마공동체를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심지어 마을과 대척점에 있는 도시지역에서도 생태육아공동체처럼 그 성격과 지향이 분명하고 필요한 공동체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공동화, 형해화되는 농촌을 회생시키려는 농촌 정책 당국이나 각 지방자치단체들 마다 도시민유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귀농인들의 전원마을을 유치하거나, 기존 농촌마을을 생태마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매년 수 조원의 관련 예산이 투여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는 성공적인 또는 완성된 생태공동체마을 사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과연 그 성공의 정도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 그 기준과 척도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대한 논의도 학계나, 업계에서 여전히 분분하다. 어쩌면 서로 너무도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들어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지난한 실험이나 모험은 아닌가. 모험적인 이상이나 몽환적인 환상은 아닌가. 결국 과정만 있을 뿐 결과는 만질 수 없는 '아무도 가지 못한, 가지 말아야 할 길'은 아닐까.
하지만 명백한 사실은 생태공동체마을은 국가나 정부가 주도하거나 지원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탁월한 선지자나 지도자가 "세상을 구원하려는" 혁명적 제도혁신의 산물도 될 수 없다. 그저 삶의 태도와 방식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사람사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그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자연인들'이 작고 낮고 느린 몸짓과 마음가짐으로 겨우 살아가는 '오래된 미래마을'이었으면 한다. 그 마을의 형상이 굳이 구상이 아니고 추상이라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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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부르크 독일의 생태수도 ‘프라이부르크’ |
ⓒ 정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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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마을학개론(마을에서 먹고 사는 법) : 귀농을 하거나 자발적 하방을 해서 마을에서 먹고 살려면,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마을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마을, 공동체, 마을시민. 마을기업, 대안마을, 대안농정, 그리고 대안사회를 열심히 공부해서 체화해야 한다. 그러면 마을에서 사람답게 먹고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