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9월 9-11일 경기가 없었다. 이 기간 롯데 홍성흔은 저녁이면 집에서 대구 LG-삼성전을 봤다. 12-13일 ‘운명의 4위 결정전’을 앞두고, 삼성 전력분석 목적 때문만은 아니었다. 타격왕 라이벌인 LG 박용택을 지켜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줄곧 타격 1위를 지켜온 홍성흔은 8일 한화전 3타수 무안타로 멈춘 사이 1모 차로 박용택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워낙 고타율인지라 박용택이 3타수 1안타만 쳐도 홍성흔이 앉아서 재역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야구 보다) TV 부숴버리려 했다”라고 과장 섞어 안타까워할 정도로 차라리 안 보는 편이 속편한 결과가 빚어졌다. 박용택이 연타석 3루타 기록을 포함, 삼성 3연전에서 8안타를 몰아친 것. 홍성흔은 “치면 안타”라고 혀를 내둘렀고, 생애 첫 타격왕도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러나 “(12일)삼성전에서 3안타를 치자 다시 욕심이 생기더라”고. 그러더니 타율 5리 차를 뒤집을 변수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박용택이 타격왕 외에 최다안타왕까지 도전하고 있기에 출장을 강행할 것이고, 워낙 고타율(0.378)이기에 1경기만 안타를 못 쳐도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지론. 그렇다면 13일 삼성-롯데전을 본 박용택의 마음은 또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