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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봄물을 연못에 가득차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오리에 많다
추구절구(推句絶句)
우수(雨水)에 봄 강물이 찰랑찰랑
雨霽淸江江水平(우제청강강수평)-비 걷힌 맑은 강에 강물은 넘실대고
江花深處浴鵁鶄(강화심처욕교청)-강 꽃 깊은 곳에 백로가 목욕한다.
東風綠盡王孫草(동풍록진왕손초)-봄바람에 왕손초는 초록으로 물들어
唱轉新詞無限情(창전신사무한정)-새 노래 들려오니 마음 가눌 길 없네.
백광훈(白光勳
오늘이 2월 19일 우수다.
참 절기는 무시할 수없는 가 보다.
어제같이 잡아먹을 듯이 괴물 같던 추위가 영상 10도의 봄기운으로 변했다.
필자가 사는 18층 아파트에서 남(南)으로는 멀리 관악산 정상이 보이고 북(北)으로는 남산전망대 6.3빌딩이 아련히 봄기운을 머금고 있다.
바이런, 키츠와 함께 영국 낭만주의의 3대 시인으로 꼽히는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1792~1822) 가쓴 시중에 “서풍에 부치는 노래” 라는 유명한 시가 있다.
길어서 다 소개 할 수는 없지만 누가 읽어도 알기 쉽게 쓴 서정시로 끝부분에
“겨울이 오면 , 봄이 어찌 멀 수 있으리오? ” 라는 맺는 글이 있다.
지난겨울 구제역(口蹄疫)과 한파 폭설의 정말 차가운 겨울이었는데 오늘 우수(雨水)절기를 맞이하니 지난 겨울추위는 봄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였던 것이다.
우수(雨水)라는 말은 눈이 녹고 비가 내린다는 뜻이다.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이제 서서히 두꺼운 얼음을 녹이며 영롱한 물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은 희망의 소리다.
스트라우스의 봄의 왈스다.
지금 필자의 집에는 건강이 부실한 집사람과 또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처제, 지방에 사는 처남댁이 대장암수술을 받고 성모병원의 검진을 받기위해 잠깐 우리 집에 잠깐 유숙(留宿)을 하고 있다. 마치 환자 수용소 같다.
어제저녁 위의 퍼시 비시 셸리의 “서풍에 부치는 노래”를 읽어주면서 인생이란 여러 가지 삶의 어려운 “겨울 역경”을 만나고 있다.
지금 당장은 두렵고 절망적인 생각들이 들겠지만 우주자연의 섭리는 천지만물중에 가장 귀한 존재인 인간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天地之間 萬物之衆唯人最貴)
지금 당장은 앞이 캄캄한 동굴같은 심정이지만 “캄캄하다는 것은 밝음이 멀지 않다”는 뜻이다.
라고 위로를 하였다.
우수(雨水)는 우리 육체를 흐르는 혈액이다.
우수(雨水)는 희망이다.
우수(雨水)는 사랑이다.
우수(雨水)의 청량한 물로 땅은 속살부터 풀려가고 있다.
눈을 감고 옛 어릴 적 고향의 앞들을 추억하면 아지랑이는 먼 산등성이부터 피어오르고 대나무 광주리를 옆구리에 낀 아낙들이 봄나물을 뜯는다.
머리에는 흰 수건을 동여매고, 호미를 쥔 손은 개미의 발걸음처럼 부지하다.
우리는 우수(雨水)의 추억에서 우리 삶의 문화적 신토(身土)의 원형(原形)을 생각하게 된다.
다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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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손초(王孫草)는 차(茶)나무를 신성시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농월 |
첫댓글 아
감동의 글
선생님의 혈관엔 푸른 피가 "靑" 소리를 내며 흐를 것 같아요. 



찬란한 봄 맞으세요.
남서풍을 타고 두둥실 봄의 왈츠 선율에 춤추실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