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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예상 손실 최대 4.8조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예금도 악재
제2의 저축은행 사태 도화선 될 수도
주요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액이 폭증 중이다. 심지어 저축은행이 부동산PF로 인해 입을 수 있는 최대 손실이 4조 8000억 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PF부실로 휘청거리는 반대편에선 저축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하던 부동산 PF가 숨통을 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저축은행이 PF 부실로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저축은행 간판.
치솟는 부동산 PF연체율, 시름이 깊어가는 저축은행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PF 연체액 기준 상위 10사의 평균 연체율은 9.23%로 전년인 2022년 대비 무려 7.11%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총연체액은 3328억 원으로 전년인 2022년(1202억 원) 대비 176.9%나 폭등했다.
지난해 기준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이 가장 큰 회사는 OK저축은행으로 997억 원을 기록해 2022년 말 대비 무려 143.2% 올랐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 511억 원, 상상인저축은행 424억 원으로 각각 85.8%, 78.9% 늘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지난해 14.77%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43%포인트나 급증했다. 뒤를 이어 페퍼저축은행 13.24%, 상상인저축은행 12.66%를 기록했다.
심지어 부동산 PF 연체율이 20%가 넘는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있다. 오성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센트럴저축은행 등이 그들이다.
지난 2022년에는 부동산 PF 대출 연체가 없었던 저축은행이 상당수 있었다. 대형 저축은행들 중에 페퍼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OSB저축은행이, 중소형 저축은행들 중에 오성·동양·솔브레인·진주·안국저축은행이 그랬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부동산 PF대출 연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이 올해 1분기 이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저축은행 자산건전성 현황. 연합뉴스
부동산 PF예상손실 최대 4.8조원? 추가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은 3.3조원?
나이스(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금융권인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의 PF대출 예상손실액이 최대 13조 8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권별로 저축은행 4조 8000억 원, 캐피탈 5조 원, 증권사 4조 원 등이다. 경매시장에서 감정평가액 대비 최종 낙찰가율 하위 25%를 기준으로 한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다.
이는 지난해 세 업권의 순익 총액 5조 7000억 원의 거의 2.5배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심지어 세 업권의 지난해 자본확충 규모 1조 7000억 원을 보탠 7조 4000억 원에 비해서도 2배 가까운 금액이다. 한해 벌어들인 돈을 모두 투입해도 PF 손실액을 한번에 메울수가 없다.
세 업권 중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바로 저축은행이다. 증권사와 캐피탈은 계열사의 자본 여력이 뒷받침 된데다 지난해 실적도 양호했다. 반면 저축은행은 지난해 5633억 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게다가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에 비해 토지담보대출이나 브릿지론 등 PF 사업의 초기 단계에 실행된 대출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올해 80% 이상의 대출 만기가 집중 도래한다는 점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될 수 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저축은행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이 최대 3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충당금은 손실에 대비해 쌓아 놓는 돈으로 지난해말 기준 PF 충당금은 총 1조 5000억 원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규모 충당금 부담으로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순익을 내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2조 2000억 원의 순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저축은행이 속출할 것이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저축은행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예금들
부동산 PF 부실로 전전긍긍하는 저축은행에 근심거리가 더 있으니 고객예금의 이탈이 그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3조 72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360억 원 줄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9월 117조8504억 원에서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021년 12월(102조4435억원)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수신 뿐 아니라 여신도 줄이고 있다. 여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2조 3301억 원으로 2021년 12월(100조 5883억 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저축은행들이 이자비용을 낮추려다 보니 고객들이 메리트가 사라진 저축은행에서 돈을 빼는 것이고 신규대출의 부실가능성이 두려워 여신도 줄어든 것인데 수신과 여신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저축은행의 장래를 어둡게 만든다.
부동산 PF부실이 저축은행의 숨통을 조일 가능성을 배제 못해
저축은행들은 2014~2021년까지 이어진 부동산 대세상승기에 부동산PF에 뛰어들어 천문학적 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영원할 줄 알았던 부동산 PF활황은 종지부를 찍었고 금리, 유가, 국채수익률 등을 보면 부동산 경기가 조만간 회복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
윤석열 정부가 총선 때까지 눌러왔던 부동산 PF부실이 본격화 될 타이밍에 국내외의 경제 거시지표들은 최악이고 각종 리스크는 너무나 위협적이다. 2011년의 저축은행 사태가 다시 터지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도화선은 부동산 PF부실이 될 확률이 높다.
출처 : 부동산 PF 부실로 일촉즉발의 위기 처한 저축은행 < 경제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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