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6.8. 28일(금) 10;30-15;00
★장소;홍제천인공폭포및 연희숲속쉼터
★참가(8명);강주일, 김윤석, 성유경, 이광형, 이성원, 이화영, 전현철, 차성근
-홍제천 인공폭포에서-
8월을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자락에 다다랐다. 세월의 흐름이 급물살을 타듯 빠르게 흘러가니, 문득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입추(立秋)가 지난 지도 한참이지만 늦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시원한 바다나 계곡을 찾아 떠나는 것이 제격이지만, 우리 사자중대는 굳이 멀리 떠나지 않고 서울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기로 했다. 이번 힐링 장소는 홍제천 인공폭포와 안산 자락에 자리한 연희숲속쉼터였다. 약속 장소는 지하철 3호선 홍제역 4번 출구로,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여덟명의 사자대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전우들은 서로 안부를 묻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안부를 나누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버스에 올라 홍제천 인공폭포로 향했다. 홍제천은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그 이름은 조선시대 중국 사신들이 머물렀던 홍제원(弘濟院)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의주를 거쳐 평양과 개성을 지나 서울에 들어온 명.청나라 사신들이 무악재를 넘어 궁궐로 들어가기 전에 의관을 정제하고 쉬어가던 곳이었다. 중국으로 오가는 학자와 상인들도 이 길을 이용했으니, 홍제천 일대는 예로부터 사람과 문화가 오가던 교통의 요지였던 셈이다.
홍제천에는 병자호란의 아픈 역사도 깃들어 있다.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들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과 환향녀(還鄕女)의 애환은 우리 역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슬픈 기억이다. 오늘날 시민들이 편안하게 산책하는 홍제천이지만, 그 물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역사의 아픔이 조용히 되살아난다. 인공폭포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물줄기였다. 높이 약 25m, 폭 약 60m에 이르는 대형 인공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보라가 장관이었다. 마치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주는 느낌이었다. 수변 테라스에는 커다란 거울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사진을 남기기에도 더할나위 없다. 우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사진을 찍고 홍제천 징검다리를 건너 연희숲속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물레방아였다. 물의 힘으로 힘차게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바라보니 어린 시절 시골 풍경이 떠오르는 듯했다. 이곳의 물레방아는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백전리에서 오랫동안 사용되던 전통 물레방아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바퀴가 돌아가는 전통적인 방식이어서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데크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니 안산허브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봄에는 튤립과 수선화, 프렌치라벤더 등이 화려한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이 숲을 가득 채운다.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고 겨울이면 고요한 숲의 정취가 더해지니, 사계절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곳이다. 하트 포토존에서는 또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겼다. 나이가 들수록 사진 한 장 한 장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추억을 저장하는 작은 보물처럼 느껴진다. 조금 더 걸어 만우정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이나 숲을 걷다 보면 어김없이 정자 하나쯤은 만나게 된다. 사방이 트인 정자는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더위를 식혀준다. 나무의 그늘과 증산작용까지 더해지니 옛사람들이 정자를 자연 속의 휴식처로 삼은 지혜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우리도 만우정에 둘러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담소를 나누었다. 화재는 최근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는 삼군사관학교 통합 문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은 결과,대체적인 의견은 '통합은 하되 통폐합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각 군 사관학교의 독립성과 정체성은 유지하되, 일정 기간 공동교육과 합동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오는 8월 31일 육사총동창회 궐기대회에도 함께 참가하기로 뜻을 모았다. 만우정에서 조금 더 올라가자 작은 생태연못이 나타났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숲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운치가 돋보였다. 물과 습지가 살아있는 공간은 도심의 열기를 식혀주는 자연의 냉방장치와도 같다. 숲길을 다시 내려와 홍제천 인공폭포 카페로 향했다. 2층 테라스에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자리를 잡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폭포와 카페,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시원한 냉커피와 음료수를 마시고 있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4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생도 시절의 에피소드가 하나둘씩 소환되었다. 특히 이광형 사자대원의 구수한 입담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모두가 배꼽을 잡으며 파안대소했다. 한참을 웃다 보니 어느새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이광형 사자대원이 겪었던 삶의 부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시간은 어느덧 1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폭포카페를 뒤로하고 버스를 타고 경복궁역으로 이동했다. 점심 식사 장소는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의 체부동잔칫집이다. 메뉴는 양념돼지갈비와 구수한 된장찌개였다. 회식자리에서는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음식이 차려지자 성유경 회장은 참석해준 사자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했다. '사자대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잔과 잔이 부딪히고 웃음소리가 식당안을 가득 채웠다. 폭포 카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다시 이어졌다. 생도 1학년 시절 봉급 1,040원을 받던 때 곰보빵 한 개가 5원이었는데,
강주일 생도가 한꺼번에 스무 개나 먹었던 이야기며, 이광형 사자대원이 중대장 생도 시절 겪었던 이야기. 나의 어머니가 매주 면화왔던 이야기까지 옛 추억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당시 생각을 하면 힘든 과정이었지만 사관생도로서 자긍심이 드높았고, 동기생들간에 친숙하게 지냈던 소중한 추억이었다. 성유경 회장은 동기생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동기생이 있다면 반드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임관 60주년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최근 병원에서 퇴원하여 딸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서재석 사자대원을 위로하기 위해 함께 방문하자는 제안도 했다.
이 한마디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전우애와 동기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그러나 즐거운 시간일수록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른다. 어느덧 오후 3시. 우리는 오는 10월 21일 수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다.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짦은 만남이지만 그안에는 웃음과 건강, 우정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젊은 시절에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친구의 소중함은 더욱 깊어진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무엇보다 값진 것은 건강이다.
세월은 앞으로도 쉼 없이 흘러갈 것이다. 우리들의 머리에는 어느새 흰 서리가 내려앉았지만,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순간만큼은 생도 시절의 젊음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오늘의 만남도 아름다운 추억 한 페이지로 간직한다. 사자중대 브라보!
버스에서 내려서 홍제천 인공폭포릏 향하여
홍제천 인공폭포
수변 테라스에서 대형 거울을 마주보고 찍은 사진
홍제천 인공폭포를 뒤로하고 안산 자락의 연희숲속쉼터로 가는 중
홍제천 징검다리
징검다리를 건너서
물레방아에서 기념사진 촬영
연희숲속쉼터
안산 허브원
하트 포토존에서 기념사진
만우정
만우정 의자에 앉아 숨고르기 하면서 삼군사관학교 통합 문제에 대한 열띤 토의
생태연못으로 향하는 중
아기자기한 생태연못
연희숲속쉼터에서 자연의 기운을 받고 하산하는 길
소설가 만우 박영준 문학비를 살펴보는 사자대원들
홍제천에도 잉어가 많이 살고 있음
징검다리를 건너 폭포 카페로 향하는 중
2층 테라스 카페
카페 내부에서 호젓하게 냉커피와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대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체부동 잔칫집
자랑스런 사자대원들
양념돼지갈비와 된장찌개로 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