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진 2편입니다.
1편부터 읽고 오세요. ^^
~.~
큰 시누이의 "코로나 같다"는 그 말을 들은 다음날 아침
감기하고 안 친한 나인데
기침이 나고 목이 안 좋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싸게 주고 산 생강즙차를 마시고
목을 다스리느라 보온병 가득 차를 가지고 교회를 갔었다.
혹시 모르니 마스크를 하고 하루를 지냈는데
코로나도 감기도 아닌... 다행하게도 내 염려에서 생겨난 현상일 뿐이었다.
밥을 잘 못 드시는 어머니를 보고 왔으니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고
어머니의 건강 얘기를 대표에게 했더니
잘 못 드시면 달걀이라도..
달걀을 삶거나 또는 프라이를 하거나
달걀로 뭐든지 해서 드시게 하라고.
달걀 추천에 예찬을 하신다.
달걀 얘기를 전했으나
그 말을 전하나 마나다.
안 드셔!
어머니와 시누이가 같이 산 세월이 길어서
시누이가 어머니 시중드는 게 싫어서
그냥 돌아가시라고 이것저것 해드릴 생각 안 하는 것인가?
하는 의심도 했다.
(내가 모시지 않으니 뭐가 힘든지 전혀 모른다
난 우리 엄마가 그저 좋기만 했으니까... )
시누이는 어머니와 살면서
어머니를 혼자 계시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돈 벌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누이의 경제활동은 파주에 살 때.. 파주의 대기업 청소직으로 3개월 다닌 게 전부다)
어머니를 혼자 계시게 할 수 없다는 의견은 큰 시누이도 같아서
돈벌이는 큰 시누가 맡아서 여전히 수고를 하고 있고
나머지 살림은 작은 시누가 다 맡아서 하고 있음이다.
어머니가 걱정되어 전화를 해 봤으나... 오늘도 그래, 안 드셔.
기침을 심하게 하시네..
엄마만 그러시네... 하더니만
급기야
일산*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코로나+ 폐렴으로.
보호자로 작은 시누이가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갇혀있었고
보호자를 병원 밖은 못 나가게 해서
그 깔끔쟁이 시누이가 9일간 병원에서 고양이 세수를 하며 지냈으니
그 고생은 말로 다 못할 지경이다.
잠깐 나와서 병원 근처 목욕탕이라도 못 가느냐 했더니
수시로 화장실을 다니셔서.. 시누이가 자리를 비울 수 없단다.
환자인 어머니는 병원식을 잘 드셔서 (집 밥이 지겨워서 안 드셨나? 하는 생각) 다행인데
시누이는 편의점 식으로 매 끼니를 때워야 했다.
어머니는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니 심장도 안 좋으시고
여태 없었던 당뇨까지 생겼다는 소식에
신체의 기관들이 수명을 다 한 것이겠다 싶었다.
어머니는 바깥 구경은 병원 갈 때 잠깐이고
하루 종일 아파트 현관 밖을 나서지 않고 십여 년 넘게 그렇게 사셨다.
남들은 아파트단지 노인정에 놀러 가서 종일 놀다가 저녁에 오신다는데
사교성 없는 것은 양 씨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포함된다.
그에 비하면
우리 교회 권사님들은 참.. 복 받으신 분들이시다
우리 어머니 보다 많은 연세에도
찬양하고 기도하고 , 주일마다 또래 권사님들 만나서
점심도 같이 드시고... 친구와 놀러 다니시는 것 마냥 즐거운 표정이시다.
그분들의 헤어질 때 인사는 " 다음 주일에 봬요!" 다.
설날은 다가오는데
병원에서 퇴원 얘기는 안 나오고
혹시 설 전에 퇴원하게 되더라도
작은 시누이 내내 병원에서 고생했으니 쉬어야 하니
이번 설에 모일 생각 말고
각자 집에서 지내자고 큰 시누가 결정해서 통보했다.
어머니도 안 계시는데 모여봤자 그렇고
퇴원해서 오셔도 힘이 드니
모이지 말자는 의견에... 날라리 며느리는 어절씨구나!
그래서 복 터진 며느리는
그래서 설 명절동안 신나게 놀았다는.
어머니 퇴원 후에도
여전히 못 드시고 계시고
흔들의자에서 쉬던 분께서 자주 누워 계신다 하니 걱정도 되고
내가 가자고 안 하면 혼자서는 안 갈 집사람이라서
이러다가 어머니.. 그냥 놓치게 될까 봐... 그러기 전에 뵈어야 하겠어서....
내일 어머니댁에 갑니다.
미리 간다고 통보하면
작은 시누이 신경 써서 반찬 준비하며 스트레스받을까 봐
먹을 것 사들고 가서 집도착 10분 전에 전화하고 들어가렵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가래떡 이야기'냐고요?
35,000원 들여서 쌀 10Kg를 가래떡으로 만들면
수분이 포함되어서 15Kg가량 된답니다.
두 박스로 나눠서 한 박스를 어머니 댁 가져다 드리고
남은 한 박스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를 시작으로
과일가게 아저씨, 미용실.. 등등 등등
나누고 여섯 가락을 남겨서 집에 가져갔습니다.
떡집에 쌀 맡겨서 가래떡 했다는 말도 안 했으니
그 가래떡은 어디서 얻어온 줄 아는 집사람입니다.
설날즈음이면 교회 여전도회에서 떡국떡을 파는데
다른 때 같으면 떡을 많이 사서 나눔을 하지만
이번에는 가래떡 나눔 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딱 한 봉지만 샀고
집 사람이 마트에서 사 온 떡국떡도 있었기에
설명절 나흘동안 하루에 한 끼씩 떡국을 먹었습니다.
(금년부터는 설날에 떡국 먹는다고 해서 나이 한 살 먹는 것 아니라고 해서... 마음 놓고 많이 먹었습니다. ㅋ)
그런데 떡국에 들어있는 떡국떡이
삼각형인 것도 있고 굵게 썬 무채 모양도 있기에
떡을 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끄트머리 떡이 나오는데
그 떡도 넣어서 파는 모양이네 하고... 모양과 상관없이 어차피 떡국이니 그냥 먹었습니다.
명절 어느 날
여보, 나 가래떡 구워 먹을래!라고
내가 가져온 가래떡을 구워 달라 했더니...
(그냥 내가 꺼내서 구워 먹지 않고... 먹을래라고 한 것은
냉장고와 주방은 남편의 구역이고, 내가 그 구역을 침범하는 것을 몹시도 싫어하기 때문에
가래떡 구워 먹겠다고 하면, 방에 가 있으면 구워다 주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말한 것임)
우리 집 사람 뭐라고 했게요?
그 떡 썰어서 떡국 해 먹었는데.
아...
아....
아......
구워서 꿀 찍어먹으려고 했던 그 가래떡을
그걸 썰어서 떡국떡을 만들 일이냐고요.
떡국떡은 마트에서 많이 팔잖아요!!!!
그 모양 이상했던 그 떡국떡
우리 집사람이 식칼로 썰어서....
아
악!!!!!!
이해됩니까?
가래떡을 떡국떡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
20240223 내일 어머니댁에 가서... 가래떡 남았으면 도로 가져올 생각인 커퓌
첫댓글 코로나 초창기에 폐렴이 동반되어 졸지에
먼길 간 젊은남자도 있어요
노인들은 상당히 위험해요
시누이 한분은 돈벌러 다니고 한분은 간병에다 살림살고 업무분담이 환상적입니다
자연사를 위장한 자살로는 아사가 최고라고 해요 어느 정도 굶고나면 그때부터는 아주 편안하다고 해요 그래서 안드시는줄 알았더니 병원밥은 잘드신다 그럼 집에서 안드시는 이유는 뭘까요?
맛이 없다 또는 시누이가 일부러 굶긴다?
설마 후자는 아니겠지요 그렇담 완전공포영화예요
병원 샤워실에 뜨거운 물 너무 잘나오는데 뭘 일주일 가까이 안씻었을까?
엄마가 그정도로 편찮으시면 돌아가실까봐 아들은 자진해서 매일은 못가도 회복하실때까지 일주일에 세번은 가고 전화로 확인해야 되지 않나요
설마 계모는 아니겠지요 계모라도 그렇지
냉정하시군요
마트에서 사서 냉동에 넣어둔 가래떡 한팩 찾아봐야겠어요 가래떡과 꿀 당뇨환자는 아니지만 당수치 끝내주게 올리는 조합이네요
이상 답글수다 끝
어머니께서는 2019년 4월에 곧 떠나실 것 처럼 곡기를 끊으셨다가 ...
다행하게도 잘 회복하셨지요.
창의력 없기는 시누이와 우리 집사람과
똑 같은 양씨라서
병원 밥이 색다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입니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똑 같은 반찬이 당신도 지겨웠던 게 아닐까 싶은.
색다른 것을 해달라 요청은 못 하시고
그랬던 게 아닌가 싶은.
순전히 제 상상입니다.
병원은 5인실로 10명이 사용했고
샤워실 따로 없고 병실안에 세수와 용변을 볼 수 있는 정도의 시설이랍니다.
집에서도 씻으러 들어가면
30분 이상 걸리는 시누이여서
물 많이 쓰는 사람으로 유명했고
"죽으면 아가씨가 쓴 물 다 마셔야 한다"고 놀렸습니다.
아프신 후로는 기운이 없으셔서 목소리 내는 것을 힘들어하셔서
시누이와만 통화로 문자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충남 예산 부잣집에서
서울 돈암동의 부잣집 3대독자에게 시집와서
떡하니 첫아들을 안기셨고, 그래서 시어머님은 시할머니에게 귀한 며느리 대접 받으며 사셨답니다.
남편 또한. ..우리 00이, 우리 00이 라며. 가족 모두가 떠 받들며 자랐다네요.
ㅋ~
@북앤커피 질의 응답식 댓글과 답글이 재미나네요 노인들은 어느날 입맛이 확 돌아서기도 하더군요
우리 엄마와 장모님 두분다 생선을 즐기셨는데
일체 안드셨어요 시누이가 해주는 똑같은 반찬에 질리신게 정답같아요
저는 병원밥 못먹는 스타일입니다 이틀 먹으면 과민성대장염 증후군 나타납니다 잘드시는분들은 매일 바뀌니까 밑반찬 몇가지 해와서 잘먹더군요 좀 색다른 반찬해주실 필요있겠어요
부자로 산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부드럽고 자존감이 셉니다 그래서 며느리에게도 자신에게서 악취날까봐 못오게 하겠지요
부모는 저러다 어느날 거짓말처럼 떠나시더라구요 그때 울지말고 제사상에 고기 한점 더올리지말고 잘했음 싶어요
제가 못해서 저는 괴로워서 생각조차 안하고 삽니다
@하동선 내가 모시지도 않으면서
말을 제멋대로 하고 있는 제가 웃겨요.
저는
마트 털러 나가보겠습니다.^^
@북앤커피 글쓴거 후회하지마세요
글은 매우 잘쓴글이고 내용도 솔직해서
아주 바람직합니다
님은 열심히 사는 착한 여인이시구요
더 착한사람되려먼 마트말고 은행을 터세요
수감되면 청주여자교도소에 갈겁니다
면회가서 사식넣어드릴께요^^
너무나 멋진 글
고맙습니다
멋짐의 기준을 낮춰주셨어요.
편안한 주말 되시길...
집사람께서 꿀찍어 먹으려는 커피님의 마음을 읽지 못해서
생긴 일이네요 혹시 그떡을 썰면서 썰어놓은 떡을 사오지
가래떡을 사와서 귀찮게 썰게 할까 생각 하지는 않았을까요? ㅎㅎ
몆달동안 간병 하면서 하루 한끼만 집에서 먹고 두끼는 병원밥 죽을
먹으니 건강 수치가 엄청 좋아 지던데요
사온 떡이 아닌
얻어온 떡으로 알았으니 ...
아무리 살림꾼이라지만
떡을 썰어 국 끓이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요?
ㅎ~
엥?
주부 9단이
떡국떡을 그리?
어슷썰기하고 남은 모서리 떡을
딴에는 얇게 썬다는 게 그렇게 됐겠지.
구워먹을 떡을
떡국떡으로 만들었다는 게 핵심
ㅎ~
ㅎㅎ
가래떡을 썰지않고 가져온 이유는
그냥 구워먹을 생각인 것인데
남자들은 단순하니까
가래떡은 떡국용 이라고만 여기셨나 봅니다.
마트 털이는 많이 하셨나요~ㅎㅎ
어머님 댁 잘 다녀오시고요.
또 재미난 애피소드 올려주세요.
잘다녀왔습니다.
시간이 되면 내일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