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씨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피자 받으러 가야죠.“
”아저씨, 너무 빨라요. 11시40분이요. 지금 11시5분에요.“
생일에 더숨 이웃들과 함께 이영철 씨의 집에서 식사하기로 하였다. 그 전에 미리 음식을 예약했는데 방문 포장이어서 서두르는 이영철 씨다.
시간이 되어 피자를 포장하는데 치킨집에서 연락이 왔다.
”어쩌죠, 12시까지 치킨 예약해주셨는데 직원이 갑자기 오늘 못 나온다고 하네요. 배달 못 해 드릴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12시에 식사하기로 이웃들을 초대했는데 11시30분에 배달을 못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집앞 치킨집 가봐요.“
”네, 급하니까 집 앞으로 가봐요. 아저씨.“
치킨집에 방문하니 문이 닫혀있었고, 다른 치킨집을 가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저씨, 미룡동 말고 다른 동에 있는 치킨집에 연락드려서 배달시켜야 할 거 같아요.“
”네, 그래요.“
”여보세요. 치킨집이죠? 미룡주공3단지 303동 1102호인데요. 치킨 3마리 배달해주세요.“
”어떤 치킨 드릴까요?“
”후라이드, 양념, 슈프림 치킨이요. 빨리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집으로 가니 이웃들이 하나둘씩 도착한다. 이에 이영철 씨가 설명했다.
”집앞에 치킨 배달시켰는데. 11시 30분에 안 된다고 전화왔어. 다른데 시켰으니까 조금만 기다렸다가 먹자.“
”네. 알겠어요. 아저씨. 그럼 선물은 음식 오면 할게요.“
잠시후 배달이 왔고 이웃들도 모두 도착했다. 준비한 음식을 분주하게 놓고 식사를 하기 전 이영철 씨가 말을 꺼냈다.
”다들 와줘서 고마워. 음식 많이들 먹어 부족하면 더 시키면 되니까 부족하면 말하고.“
”네~ 삼촌, 잘 먹을게요. 저희 선물 준비했어요. 선물 드릴게요! 다들 줄 서서 선물하자“
그렇게 이웃들에게 선물을 받고 생일 축하 인사를 받는 이영철 씨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직원은 생신 날 연세에 맞지 않게 캐릭터 옷을 입은 아저씨에게 다른 옷을 입을 것을 권유했지만, 알고 보니 이웃에게 미리 선물을 받은 옷을 입고 있었다. 옷차림에서 이웃에 대한 이영철 씨의 배려와 감사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2024년 4월 13일 토요일, 김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