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의 종교신앙행위에서 귀신은 섬김을 받거나 물리침을 당하게 된다. 사람들이 그들을 대하는 행위에 따라 섬김의 귀신과 물리침의 귀신으로 나눌 수 있다. 섬김은 집단적으로는 서낭굿·별신굿 등을 통하여 실천되고, 개인적으로는 무당의 힘을 빌린 굿과 그렇지 않은 고사나 축원 등을 통하여 실천된다.
섬기는 것은 기쁘게 해주는 일과 비는 일을 주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비는 일에는 소원의 성취를 바라는 것 이외에 사죄나 사과의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들의 잘못을 사죄 또는 사과하면서 귀신의 노여움을 푸는 것이라서 비는 일에는 푸는 일이 수반되어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빎으로써 사죄하여서 풀고 소원성취를 발원하게 되는 것이다.
‘치성드린다’가 ‘빈다’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물리침을 또한 ‘퇴한다’거나 ‘퇴송한다’라고도 한다. 원기(怨氣)나 독기를 누그러뜨려서 화기(和氣)가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도 한 이 물리침도 물론 굿의 수단에 호소한다. 여제(厲祭: 악귀에게 지내는 제사)나 별신굿·서낭굿이 이 목적을 위하여 쓰인다.
그러나 섬김과는 달리 물리침은 아무래도 주술에 호소하면서 달래거나 겁주어서 쫓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때로는 ‘잡는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특히, 오늘날에도 영서지방의 일부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독경무(讀經巫)’들은 병이나 재난의 원인이 된 귀신을 잡는 것을 그 주기능으로 삼고 있다. 물론 잡아서 물리치는 것이다.
귀신을 잡는 일련의 유사연극적인 행위를 경읽기와 함께 실행한 끝에 잡힌 귀신을 호리병이나 나무통 속에 가두고 그것을 땅속 깊이 묻는 것으로 ‘귀신잡는 일’은 끝난다. 달램과 겁줌은 물리침을 위한 강유(剛柔) 두 가지의 방법이다. 병귀신을 ‘마마’라거나 ‘손님’으로 부르는 것은 달램의 방법이지만, 그밖에 이른바 ‘풀어먹이기’ 방법도 있다.
그런가 하면 불·황·칼 따위 무술적인 수단에 의지하거나, 또는 피·붉은콩·주황토·복숭아나뭇가지·맑은물·소금·경·부적 등 주물(呪物)의 힘에 의지하여 내쫓는가 하면, 훨씬 상위의 권능이 강한 귀신들의 힘을 빌려 위협함으로써 내쫓기도 한다.
--귀신관
제주도 무속신화의 하나인 「천지황 본풀이」는 귀신을 몸무게가 100근 나가는 사람과는 달리, 1근 모자라는 99근의 무게를 가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귀신이 사람과 비슷하면서도 사람과는 다른 이질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본향당의 귀신그림은 귀신을 유사 인체형으로 그리면서도 머리와 목 부분에는 현저한 이형성을 강조하여 묘사하고 있다.
도깨비나 일부의 귀신이 다리가 하나라는 것도 역시 귀신이 지닌 유사인체적인 이형성(이질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형태상의 이형성은 귀신이 지닌 신이성·괴이성의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인 표현이지만, 그것은 결국 귀신이 지닌 초자연성 또는 초인간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연과 초자연, 인간과 초인간, 일상과 변괴, 가시(可視)와 불가시, 합리와 초합리, 양과 음 등의 이원론적인 분류법으로 주변세계며 생활, 그밖의 인간만사를 정리하고 설명하려고 들었을 때, 이같은 이원론적 대립의 짝들 가운데 초자연·초인간·변괴·불가시·초합리·음 등의 범주에 들 수 있는 주체로서 귀신이 존재하게 된다.
귀신은 근본적으로 이같은 이원론으로 세계와 인간사를 분류, 정리하고 설명하려고 들 때 기능을 발휘한 한국인의 의식의 심층에 간직된 신화적 원형이다. 귀신은 그 신이의 힘이나 괴이의 힘으로 자연의 순리와 변고, 인간사의 길흉을 거느리고 제어하고 조절한다고 믿어졌다.
한국인의 종교행위는 그 신이의 힘이나 괴이의 힘들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어 영향을 끼치는 데에 집중되었지만, 그 신이나 괴이는 크게는 우주론적인 것, 작게는 인간적인 것, 사물적인 것에까지 관련되어 있었다.
조선시대의 유교학자들은 음양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한 우주론적인 것과 조상신만을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음(淫)이나 요(妖), 혹은 사(邪)나 괴(怪) 따위의 범주로 몰아 배척하면서 귀신론을 정사이원론(正邪二元論)으로 나누었으나, 무속신앙과 일반 민속신앙은 그 특유한 만신신앙, 곧 범신론적인 신앙체계 속에서 정사의 대립을 포섭한 귀신론을 지켜왔다.
가끔 악몽을 꿀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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