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어느 날의 일기입니다.
~.~
2년 5개월 사용한 휴대폰이
슬슬 고장 나기 시작하며
카톡이 무음이 된 것은 두 달 정도 된 것 같다.
영양가 없는 것을 정보라고 올리는 126명이 있는 단톡방과
아무 때나 질문을 던지는 누구누구 몇 명 만을 카톡 무음으로 해 놨는데
카톡 대화 전부가 무음이 되어 버렸다.
소리가 안 난다.
조용하게 일하다가 내가 필요하면 휴대폰을 들여다보게 되니
업무에 방해가 안 되어 오히려 좋다.
그런데
카톡으로 질문하고
숫자 1이 표시된 상태로
계속 질문을 던지는 무던한 분들도 계셔서
시간이 한 참 지난 뒤 발견하고는
카톡이 고장이라고 해명을 하고
답장을 하기도 했다.
휴대폰 가지고 서비스센터를 가자니 멀고 해서
급한 사람이면 카톡 말고 전화하겠지 하고
수리 안 하고 버티는 중이다.
(설정이 잘 못 되었다고 하지 말아요.... 다 해봤어요)
그런데 오늘은
우리 회사의 만능엔터테이너 이 몸 생일이다.
아침,
알람소리에 눈떠서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으며
안경을 찾아서 알림부터 확인하는데
사는 형편이 구차하다고
전화도 안 받고
카톡에도 답장 없던 이 가
스타벅스 커피와 생크림카스텔라 쿠폰을 보내오고
건강하시죠?라고 안부를 묻고 있다.
씻고 출근해야 하기에
답장을 미뤘다.
긴 얘기가 필요해서
출근해서 자리를 잡은 후에
편안하게 통화할 생각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카톡이 왔다.
정확한 시간 오전 9시 1분
아침 일찍 카톡 보냈던 그분이 아닌 다른 사람이다.
전화번호를 안지는 오래되지만
한 번 통화해 본 적 있는지 없는지 기억도 없는 남자사람이다.
카페에서 잡다구리 한 사는 얘기를 썼더니
그 얘기가 재미있다며 팬을 자청하던 이다.
카페에 글을 안 쓴 지 반년이 넘었다.
(이 양반이 웬일이래... 생일 선물을 주겠다고 톡 하는 건가?)
추측하기로.. 그분의 연세 70을 넘기셨고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고 (여기까지는 알고 있었고)
골프를 좋아해서 부인과 6개월 동안 태국을 세 번 갔었다고 했다.
난 이 분을 뵌 적 없는데
우리 회사가 코엑스에서 전시를 할 때
우리 부스를 지나며 나를 봤다고 했다.
[커피님잘지너시죠,~~]
[네]
[안녕하셨어요.^^]
[네]
그리고 바로 뒤로 온 톡이 이상했다.
여기에 카톡 이미지를 올릴 수 없어
대화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겠다.
[견적서양식만들어서보내
줘
팩스로
박과장은음주운전때문에
교육받으러갔어]
[네]
[우리아들한테보내는데학
원수업중이레요]
[ㅋ ㅋ]
[ 잘못 보내셨어요]
[통화가능하세요]
[네]
대화 내용을 보면
엄청 친한 사이로 보인다.
반말을 해도 되는 사이이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잘못 보내셨어요...라고 했더니
통화를 하자고
자기네 회사 사무실인데
급하게 거래처에서 견적을 요청하는데
박 과장이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러니까 나한테 견적서를 만들어서 보내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네 회사 견적서를 사진 찍어서 보내왔다.
헐~ 대박
박 과장이라는 사람 없으면
견적서도 하나 못 만들어 보내는가 물었더니
사무 보는 경리 없이
세무사한테 맡겨서 기장료를 주고 있단다.
견적서를 만들어서 자기네 회사 팩스로 보내달란다.
내가 보내면 그걸 받아서 그 견적서에 도장 찍어서 거래처에 보낸다고.
그러더니 자기네 회사 팩스가 고장 났다고
메일로 달란다.
ㅋ ㅋ
도장은 어쩌시게요?라고 물었더니
"그냥 도장 없이 보내야지요". 한다.
하마터면 사진에 있는 도장 퍼서
문서에 붙여줄 뻔했다.
지금 다시 카톡 대화를 읽어보니
저 카톡은 아들에게 보냈던 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내게 보낸 것이던지
아들에게 저렇게 말했는데
학원 수업 중이라 못 한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것 인지...
그런 것 같다.
견본으로 받은 허접한 견적서를
구색에 맞춰 (그분 회사에서 쓰는 것과 똑같을 필요는 없으니까) 만들어 보냈더니
[수고많이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이게 끝이었다.
나 이렇게 황당할 수가 있나.
카톡으로 누군가와 대화하려면
그 사람의 이름을 카톡 친구 중에서 검색해야 하고
그렇게 찾았다면
1:1 대화를 하기 전에 그 사람의 프로필을 먼저 보게 되고
프로필 하단에 있는 1:1 채팅을 눌러야 대화를 할 수 있다.
내 프로필을 봤으면
프로필 가운데 동그란 사진 옆으로 생일을 알리는 케이크가 버젓이 있는데
그게 안 보인단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내게 연락해서 부탁할 생각을 했는지... 난 그것도 의아하다.
푸하하
내가 웃어야지.
콧구멍이 두 개라 정말 다행인 날이었다.
난 정말
생일이라 아는 체하는 줄 알았다고요!!!
내가 이 생일을 잊을 수 있을까?
제발 잊게 해 주세요.
생각할수록 화딱지가 나요!
생일도 그냥 생일이 아니었다니까요!!!
ㅎ ㅎ
ㅋ ㅋ
20240227 이 글을 보시고 커피 쿠폰을 보내오시길... 기대함. 모르면 옆의 사람을 시켜서라도 보내셔야 합니다.!!!
첫댓글 깊어가는 밤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밤 보내세요
완전 황당 시츄에이션 입니다
맘좋은 북앤커피 님이시네요 !
그런데 잊으세요
생일날 참 좋은 일 하셨다고
스스로 칭찬하시면 ~~서
세상엔 공짜가 없어요
그 누군가 북앤 커피님께 행복을 한소쿠리 주실지도요 ~~
언젠가는 ..
사는 삶의 진솔한 이야기글
감사합니다
운영진의 수가 많지 않으시죠?
카페지기에게 건의를 하고
댓글로도 남겨봤는데
아무런 답이 없으셔서..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소 담님께 말씀드립니다.
이방에 자신이 쓴 글에 이미지 2개 정도 본문에 첨부할 수 있게
게시판 개편을 청합니다.
제 아래의 글처럼 링크걸어 올린 글들은
이동해야 겠지만
이미지가 들어가야 글의 내용이 이해되는 글들이 있습니다.
굳이 새로 만드는 것 보다는
삶방을 개편했으면 하여 청합니다.
그렇다고 자유게시판이 있으니
거기에 쓰라는 말씀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삶방 개편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북앤커피 아하 !!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카페지기 님한테 건의를 하셨는데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고 하시니
저도 어찌하리요 입니다
운영진이라 해서
게시판 의 개편은 할수 없음을 말씀 드립니다
아마 카페지긴 님이 이글을 보신다면
다른 조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명확한 답을 못드려서 죄송 합니다 ..
삶의 이야기 코너는
공지로 명확하게 지기님이 올리신 규칙이 있군요
삶은 이야기 글로만 올리셔도 진솔함이 들어있어서
제가 참 좋아하는 방이기도 합니다
관심을 가져 주심은 감사합니다
@소 담
운영진 회의는 없나요?
말씀 드려달라는 뜻입니다.^^
환갑이었는데 말이죠?
그러게나 말입니다.^^
@북앤커피 자기 목적만 달성하면
쌩까는 사람들
그대의 오지랖을 이용하는 사람들
나빠요
@지 니
그렇게 까지는...
내가 평균이상인 것을 아는 게 용해
우선 환갑 축하드립니다~
저는 진즉에 지났다지요.ㅎㅎ
아직도 예전 폰을 쓰는 원시인 저는 카톡에 대해 문외한 이지만
내용상 참 황당한 일이네요.
워낙 여러 방면 다양하게 아시니 부탁을 드렸겠지만
좀 뻔뻔헌 사람이군요.
내가 그렇게 남 보기에 편안한 사람인가 하고
나를 되돌아봤습니다.
어머어머
저 보다 훨씬 아래인줄로 알았었는걸요.
얼굴한번 본적없는
사람한테 회사일을
시키는 그분도 참으로
대단하다 해야 하나요
마음으로 커피쿠폰
보내는 이마음도
이해하시길요
늦었지만 환갑 축하드려요~^^
카페가 얼굴 안 보고 알게 되고
친해지는 일은 많으니까요.
어제 이것저것 뒤져보니
제가 그분께 메모리폼 베개를 받은 적 있었어요.
거래처에서 물건으로 받았다시며..
회사 주소 일러 드렸더니 한 개도 아닌
두개를 보내오셨어요.
저는
답례로 뜨개용품을 보냈기도 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