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마태 11,25-27)
♡하느님의 철부지가 되어야♡
예수님의 가르침이 당시에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에게는 배척을 당하였습니다. 소위 잘나고 똑똑한 내로라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최고였기 때문에 주님의 가르침이 들어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철부지들에게는 받아들여졌습니다. 그야말로 촌놈들, 상것들, 별 볼일 없는 못난이들은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에게는 단순함이 있었고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겸손이 있었기에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것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일찍이 노자는 “알면서도 모르는 게 으뜸이요, 모르면서 아는 게 병통”이라고 하였습니다.
때 묻지 않은 철부지들은 새로운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철부지들의 특징은 의탁입니다. 철이 없고 세상 물정을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가 필요한 존재들입니다”(함께야). 그들은 그야말로 잔머리를 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단순한 사람을 미덥게 여기십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보호가 절실한 이들이고 우리는 하느님의 철부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아는 것이 결코 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감사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감추시고, 철부지와 같은 제자들에게 드러내 보여주셨음에 감사드린다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는 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임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솔직히 당시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율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또한 훌륭한 집안도 아니고 특별하게 내세울 수 있는 조건들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는 제자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제자들로 선택하신 예수님의 뜻을 이해하기란 정말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식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 전교 활동 가운데에서도 홀로 외딴곳에 가셔서 기도하셨지요.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당신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있었고, 어렵고 힘든 시간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님께서는 감사의 기도를 바치셨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범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주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바쁘다고, 힘들다고 대화를 멈춰버리면 당연히 주님과의 관계도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그 대화도 감사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불평불만만 하고 있다면 과연 대화가 가능할까요? 대화가 되지 않고 가까운 관계도 되지 않습니다.
주님과의 기도를 절대로 멈추지 마십시오. 이렇게 계속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 감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