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5월 19일 21시 07분] 한국대표팀의 골키퍼 이운재가 훈련 시작 25분만에 지쳐 훈련을 중단해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논조는 이게 과연 문제인가를 다루는 쪽으로 나뉘었다. 어떤 매체는 그가 골키퍼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논조를 폈다. 골키퍼는 경기 중에 뛸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건 문제다. 한국팀은 월드컵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100%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 훈련 과정을 소화할 수 없는 골키퍼를 내세운다면 능률이 떨어지게 된다. 상대팀에게 불필요한 이득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이제 3주 정도 지나면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가 시작된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선수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오르지 못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만일 이운재가 부상에서 회복하는 중이라면 그러려니 할만한 상황이겠지만 그는 올 시즌 소속팀 수원 삼성 경기에 모두 뛰었던 선수다. 어떻게 프로 구단이 이런 상황이 발생하도록 내버려둘 수 있는걸까? 프로팀은 보통 1주일에 여러 번 합동 훈련을 펼친다. 하지만 수원은 주전 골키퍼의 몸상태가 온전치 않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단 얘기다. 그것도 몇 달씩이나!
모든 선수들은 휴가 직후에 실시하는 첫번재 훈련이 그 어느때보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운재 급의 선수가 훈련을 25분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리그가 반이 지났고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도 고작 3주 남았다. 이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상이란 얘기다. 토고, 프랑스, 스위스 골키퍼들이 당연히 최고조의 컨디션으로 나올 거라는 사실은 자명한 데 말이다.
골키퍼들이 다른 필드플레이어들만큼 많이 뛰지 않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 같은 팀이다. 팀 동료들만큼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과거에는 골키퍼들 중에 작고 통통한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만일 여러분이 지금 프리미어리그 골키퍼들을 한번 살펴본다면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그들 대부분이 잉글랜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모두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금 의심이 드는 선수는 토튼햄의 골키퍼인 잉글랜드 국가대표 폴 로빈슨인데 그 역시 컨디션은 최고로 유지한다.) 그러나 많은 축구팬들은 토튼햄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려 있던 웨스트햄과의 마지막 경기 직전 호텔 부페에서 식중독에 걸렸을 때 토튼햄이 로빈슨을 가장 먼저 부페에 보냈어야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가 제일 먼저 부페에 가면 다른 선수들이 먹을 음식을 하나도 남겨놓지 않았을 거라나…)
모든 선수들은 100%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건 팀 동료들에 대한 존중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들은 나머지 동료들 역시 그렇게 열심히 할거라는 기대를 가질 권리가 있다. 팬들 역시 그런 기대를 갖고 많은 돈을 들여 독일까지 달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이운재가 25분만에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보면서 팀동료들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게다가 이운재의 동료 중 몇몇은 독일 월드컵에서의 성과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지금 같은 상태가 앞으로 몇 주간 계속 이어진다면, 그러니까 이운재의 컨디션이 토고전까지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 동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이운재가 매우 훌륭한 골키퍼라는 사실에는 의심이 여지가 없다. 하지만 몸 상태를 빠르게 정상적으로 돌려놓을 필요는 있다. 대표팀이 독일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했을 때 이운재가 여전히 훈련을 전부 소화하지 못한다면 그의 주전 자리는 위협받을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런 상황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드보카트는 이운재에게 경쟁을 붙여야 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운재는 아드보카트가 도착한 다음날부터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자신이 대표팀 주전 골키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이운재는 안도하고 있을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 이후 치른 14경기에서 이운재에게 13번이나 선발 출전 기회를 주었으니 이운재를 탓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운재에게는 이렇다할 경쟁구도가 없었다. 다른 골키퍼가 선발로 나선 것은 미국과의 2월 경기에서 조준호가 선발로 나섰을 때 뿐이다. (이 경기는 정식 A매치가 아니었다.)
조준호는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김병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이들을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이들 대신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이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 하에서 한번도 경기에 출전한 일이 없다는 사실은 걱정거리다. 그런 이유로, 다음 주에 벌어질 세네갈과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 김용대나 김영광을 출전시킬 필요가 있다. 두번째 골키퍼가 누가되든간에 꽉찬 스타디움에서 몇 번 정도 실전 경기를 뛰어볼 필요가 있다. 이운재의 몸 상태가 앞으로 좋아진다 하더라도 월드컵때 다치거나 (엊그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아스날처럼) 퇴장당할 가능성이 존재하니 말이다.
덧붙여 만일 두 김씨 중 한명이 경기에 나서 좋은 내용으로 시합을 마친다면 아마도 이운재는 자신의 주전 골키퍼 자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니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축구에는 감상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월드컵 같은 대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운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뛰지 말아야 한다.
전훈때 김영광이 부상이어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게 새삼 아쉽네요. 이운재가 주전으로 뛰든 안뛰든, 네 번 남은 평가전땐 김영광과 김용대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줘서 테스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가전을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컨디션 좋고 실력있는 선수를 최종적으로 가려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첫댓글 존 듀어든 한국축구에 대한 사랑에 항상 듬뿍 담겨있는 내용.. 그는 정말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한국축구를.. 사랑하나보다..
일단 아드보캇감독이 알아서 하겠지요. 맘에 안들면 김영광이나 김용대가 깜짝 선발나올수도 있습니다. 2002년 김병지 밀어내고 이운재가 나왔듯이요.
전훈때 김영광이 부상이어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게 새삼 아쉽네요. 이운재가 주전으로 뛰든 안뛰든, 네 번 남은 평가전땐 김영광과 김용대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줘서 테스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가전을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컨디션 좋고 실력있는 선수를 최종적으로 가려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평가전이 말 그대로 팀과 선수를 평가하는 경기인데... 너무 이운재 독차지 ㅡㅡ
국민들모두의 걱정이겠지요....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3명의 선수중 누가 주전이 되든 믿어 주는수밖에..... 진짜 이운재 욕나오지만 어쩌겠습니까?? 공허한 메아리죠뭐....그냥 믿고 지켜보는수밖에.....
이운재..아~~비판 안할려 해도..안할수가 없다..-ㅠ
전 내심 김영광 믿고 있습니다.;
위에 리플단사람들어이없다 이천이월드컵때 좋아할땐언제고 그냥지켜좀봐라 감독코치눈은사시냐 이운재뽑을만하니까뽑앗지
당신이 더 어이없는데요..2002년때 축구자체를 즐기고 좋아했지..어디 이운재 선수 하나만 좋아했습니까..장난하삼???
2002년에 잘했다고 모든게 허용되는건 아닙니다 지금은 2006년이고 2006년에 가장 컨디션과 몸상태가 좋은 선수가 출전해야하는겁니다
25분 소화하다니... -_-
삭제된 댓글 입니다.
무슨출처? 25분 출처를 물으시나?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된게 엇그제인데.. 무슨 출처?
25분 보다 더 충격적인게..어제 기사..팔굽혀펴기..3개`~~-_- 캐 안습~~~ㅋㅋㅋ
방법 : 지금이라도 이운재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김병지를 데리고 온다! 무리한 체중감량에서오는 체력저하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