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세번째 만남 ' 마법에 걸리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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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4일 화이트 데이
23: 55 PM
" 바..바빠서 그런가보지...보라야 기다릴만큼 기다렸어. 이제 가자 "
" 조금만 더……"
새벽 1시 기다린지 4시간째……학교 시계탑광장은 조용하다. 작년 이맘때쯤 하트모양 촛불들과 인형들이 날 기다려주던 이곳이 지금 이 순간은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왜 일까? 통화신호음끝에 들리는건 음성녹음된 여자목소리 뿐.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을 뿐인데. 남자친구의 다정스러운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그럴뿐인데, 혜수 말대로 사탕을 받지 못해 섭섭해서 그런 게 아닌데……끝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약속시간은 4시간이 지나가고 자정을 넘겼다. 이렇게 기다리는게 바보같은 짓인건 안다. 그저 난 오늘 처음으로 그에게서 섭섭함을 느꼈기에 그에 품에 안겨 이 이상한 마음을 위로 받고싶을 뿐 이다.
처음엔 날 보며 내기에서 이겼다며 놀리던 혜수조차 이제는 아무 말 없이 서있을 뿐이다.
바보같이 민훈이가 날 놀래켜주려고 뒤에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을 거라는 혼자만에 위로아닌 위로도 했었다. 하지만 그날 밤은 아무일도 없이 조용하게 지나가버렸다. 바보같애…… 의대생 남자친구가 얼마나 바쁜지 알면서……애처럼 이게 뭐야. 그래, 조금 더 훈이에게 멋있는 여자친구가 되도록 노력해야지
「 훈아, 공부하느라 힘들지? 힘내^^* 」
아침이 밝아오고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어제 늦은 시간까지 끝까지 함께 기다려준 헤수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 이시간까지 훈이에게서는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집에 잘 들어갔냐는 혜수의 문자 뿐 이였다.
학교수업이 없는 날이라 아르바이트를 하러가려 밖으로 나가는 순간,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이렇게 반가울수가.
훈이다.
" 여…보세요? "
" 보라야! 어제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후배가 크게 다쳐서…. "
" 후배가? 어떻게? 많이 다쳤어? "
" 이제 괜찮아졌어! 미국에서 온 친구라 부모님도 안계시고해서… "
" 아니야! 잘했어 훈아! "
" 그래, 좀 있다 기대해!"
" 웅! "
그래, 훈이는 미래의 의사가 될 사람이잖아. 아픈사람이 있으면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을 거야.
응급상황이면 정신이 없어서 진동도 못 느꼈을테고 …
일년에 한번정도 이벤트를 깜빡했다고 나처럼 쪼잔 하게 구는 여자친구가 되어선 안된다.
훈이가 이렇게 미안해 하는데 이번일은 얼른 잊어버려야지.
그렇게 그날 훈이는 나에게 곰인형과 함께있는 사탕바구니를 건네며 어린아이 달래 듯 어색한 애교를 부렸다.
2010년 3월 11일
" 선배님 "
" 응, 오래 기다렸지?"
" 이번주 일요일에 시간 괜찮으세요? "
" 응? 난 이번주일요일은 아르바이트가 있는데, 오전에 잠깐은 돼."
"그럼 그때 잠깐 시간좀 내주실래요?"
" 시간…?"
샤워를 하고 나온 나에게 가시같은 눈을 흘기며 노트를 빌려달라던 녀석이 네게 시간을 내달라고 한다.
한참을 아무 말 업이 가방에서 노트를 찾았다. 그리고 노트를 녀석에게 건네줬다.
노트를 받는 순간 블랙 스웨터에 반쯤 가려진 녀석의 손가락이 여자 손마냥 길고 하얗다.
일요일……화이트데이 선물은 밤에 주면 되니깐…뭐…일요일 오전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후 난 다시 젓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기시작했다. 그런데 볼일이 끝난 녀석이 갑자기 내 앞으로 바짝 다가온다. 그리고 귓가에 바람을 불듯 작은소리로 속삭였다.
" 선배, 섹시한데요? "
" 뭐!? "
" 그럼, 일요일에 봬요! 선배님 "
녀석은 노트를 들고는 어느새 과실에서 나가버렸다. 뭐지 저 자식. 그리고 어느덧 일요일이 되었다. 어젯밤은 수업을 마치고얼마남지 않은 돈으로 곰 인형과 함께있는 사탕바구니를 샀다. 작년에 비하면 많이 초라한 선물이지만 보라는 돈보다는 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다. 그만큼 스케일보단 내 진심을 알아줄꺼라 믿는다.
그게 내 여자친구의 가장 예쁜점 중에 하나가 아닌듯 싶다.
일요일 이른 오전 대학가앞 카페에는 아직 사람들이 없이 한적했다. 조금씩 사람들로 채워지는 카페 안. 출입문 종소리가 들릴때 마다 출입문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때 루주한 블랙 티셔츠와 진을 입고 하얀 백팩을 등에 맨 녀석이 카페로 유유히 들어온다. 날씨가 더운지 옆머리가 땀에 젓어 입술에 닿을듯 흩트러져있었다. 녀석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내앞에 앉았다. 그런데 헐렁한 티셔츠라 그런지 저녀석의 쇄골이 보일듯 말듯 꽤나 여자들을 울릴 패션이다. 나로선 보기 참 민망하지만…
" 선배, 오늘 선배 시간 저한테 팔래요? "
" 뜬금없이 무슨소리야…?"
" 선배 알바가지 말아요. 오늘만 저랑 놀아요. "
" 알바…나 아홉시에도 여자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 그때까진 보내드죠"
그 녀석의 뜬금없는 제안을 난 또 거절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수긍해버렸다. 그리고는 내손을 이끌고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녔다. 난 시험이나 정신과학토론 때문에 날 부른줄 알았지만 그 녀석이 데려간 곳은 홍대입구. 한참을 걸어다니면 지치고 화가 날 법도 한데 걸으며 웃는 녀석을 보니 나도 왠지 머쩍은 웃음이 난다. 그리고 해가 질때 쯤 우린 남산타워에 도착했다.
" 좋네 "
" 근데…설아 여긴 왜 온거야?"
" 서울구경 한번 해볼려고요. 어릴때부터 쭉 뉴욕에만 살아서 서울을 몰라요."
" 나도 서울 잘몰라. 시골에서 왔거든. "
" 네? "
" 대학들어와서 가본곳이라곤 학교근처정도가 다야. "
" 여자친구랑 데이트도 안해요? "
" 알바하고 공부하고 둘 다 바쁘지…학교근처에서 노는게 다야 "
" 아…남산도 처음? "
" 여긴 서울 처음와서 보라 생일때 왔었어. "
" 뜻깊은 곳이네요. 선배, 여자친구 많이 좋아해요? "
" 넌…애가 당연한걸 묻냐"
" 어디가 좋은데요? "
" 얼굴 예쁘지, 마음 착하지, 돈도 아낄줄 알고……"
" 푸…선배, 애인이랑 안자봤죠?"
" 뭐 !? "
" 다 보여요. 5년씩이나 사겼다면서 지금까지 뭐한거예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석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5년째 연애하면서 단 한번도 그 아이의 입술이외엔 탐한적이 없었다. 그래, 솔직히 나도 남자다 보니깐 고등학교때는 몇 번 시도를 해봤었지. 그때마다 보라는 완벽한 순간을 기약하며 내손을 잡아주었다. 그렇게 다음기회로 항상 넘어가곤 했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동거를 하지않은 이유또한 보라의 뜻을 존중해다. 문득 지금 이렇게 생각해보면 5년동안 내가 보라랑 해온게 많이 없었다는게 느껴진다.
" 설아! 왜그래?!"
" .으..."
" 괜찮아? 갑자기 왜 그래?"
" 가끔……그래요…선…배… 저 좀 집까지 데려다주실래요…"
" 구급차 안불러도 되겠어?"
" 집에가서… 쉬면 되요…"
" 어펴 "
어쩌면 그건 설이가 꾸민 연기보다는 하늘이 주신 운명의 장난이 아니였을까? 나 황민훈은 황보라만을 사랑하겠다는 그 말을 신께서 믿지 못하시고 시험 하셨던 걸까? 그때 왜 난 너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린 걸까? 왜 그 녀석의 어색한 연기에 넘어가 집으로 갔던 걸까?
" 형…… "
" 좀 괜찮아졌어?
" 응…… "
" 휴~ 다행이다. 그럼 늦었는데 쉬고 난 가볼께 "
" 잠깐만……"
" 왜? 아직 아퍼? "
" 오늘 밤은 내 옆에 있어주면 안될까……"
" 지금 보라가……"
시간은 아홉시를 가르키고 주머니속 휴대폰진동은 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녀석은 땀에 젓어 창백한 얼굴로 내손을 꽉 잡는다. 땀에 젓은 긴머리가 무척 추워 보인다. 그리고 녀석은 힘겹게 몸은 일으켜 녀석 내손을 자신에 쪽으로 이끌당겼다. 그러자 바로 눈앞에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무척 창백해 보이는 녀석에 얼굴을 들여다보니 애처로워보였다. 땀에 젓어 눈을 찌르는 녀석의 앞머리를 찬찬히 넘겨주는데. 순간 깜깜한 어둠 속으로 내 입술에 말랑한것이 느껴진다. 마법에 걸리는 순간이다.
미르방 왈
이번편 너무 짧죠..이렇게 짧게 나마 독자여러분께 잠시 찾아왔습니다.
어제 첫번째로 수시시험을 치르고왔습니다.
휴..떨려죽는줄 알았죠. 앞으로 남은 대학도 잘되서 모두 붙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더욱 빠른전개가 계속 될 거랍니다.
또 불쑥 찾아올지 모르니 기다려주세요!.
설연휴 소중한시간에 댓글 남겨주신
히얏호 님, 착신아리z 님, My man 님.다만 사랑할뿐 님, BLACK☆ 님,향기알리섬 님 감사드립니다.
깜찍한 내.남.게 오프닝을 만들어보았습니다 ∏
http://cafe.daum.net/youllsosul/AVPs/67544
다음편 연재쪽지를 원하시면 !? 를 남겨주세요!
하나의 댓글이 작품연재에 많은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눈팅보단 손팅을 사랑해요>.<
첫댓글 !?
아 남자라는 동물은.....
읽는내내보라가 진짜불쌍하다는 생각밖에는안들어요 다음편기다릴께요.
!? 헐.. 보라 완전 불쌍.. T^T. 그래도 잼네요!
!?
오우오우옷!!!!! 어뜩해 어뜩해.. 설이설이.. 나뻐..히잉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