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꽂이 흐드러지게 핀 날, 워커일 호텔 모임이 있었다.
약혼식 했던 곳이었기에 내 감회는 더 깊었고
곰가튼 그의 옆구리를 쿡쿡찔러 모임후 우리 둘만의 애프터를 가졌다.
피자힐의 얄팍한 이태리 피자가 나오고 빨간 와인 한잔에
완전 뿅 가서
발그레진 뺨으로 그를 바라봤더란다.
_자기, 나 어때? 할말 없어?
-니, 굶었나? 아까 갈비 그래 묵고 그 느끼한게 입에 또 드가나? 궁디 아파 죽겠다.
가끔 기분이 조아보이는 날은 대학로에 그를 끌고 간다. 핀도 사주고 어깨고 감싸고 걷는 커플들을 보면 내 입이 댓발은 나온다.
입을 수습하고 돌아보믄 그가 없다. 저만큼 휘적휘적 걷고있네...
춤추는 아이들과 거리의 화가들과 얄미운 커플들을 헤치구 그를 따라잡다 보믄 숨이 턱까지 찬다.
_에고에고, 헉~~~ 혼자 가믄 어떠케!
그러면 낮선 남자가 휙 날 돌아본다
흐미, 남의 남자 따라 대학로 달리다! 완전 문예회관 소극장 연극 제목이닷.
그때 우렁찬 목소리가 들린다.
-님 등짝 두고 남 등짝 치구 와카노?
이년간 해운대에 살았다. 만월이 해운대 바다에 가득하던 가을밤
달맞이 고개까지 걸으며 또 그의 옆구리에 찰싹 붙었다.
_자기 저 달 보여?
_와 니는 안 보이나?
_있자나, 경상도 신랑한테 새색시가 보름달 보믄서, 저 달좀 보이소~~~~~ 했더니 신랑이 뭐라 했는지 아러? ㅎㅎㅎㅎ 글쎄, 와 달이 니한테 뭐라카드나? 했대.........
남편은 잠시 말이없다. 내 여시가튼 뜻을 알아차렸을까?
->>>>>...그기, 어디서 웃어야 되는 유머고? 내좀 웃을 대목에서 미리 알려준나. 니, 냉장고등학교 나왔나!
내 평생 소원이 하나 있다.
아직 어린 내딸이 시집갈 때 절대 면접은 내가 본다!
경상도 사나이,아니 싸나이는 예선 탈락이다.
회사 다닐때 거래처 사장님이,
시집 간다믄서? 깅상도 문둥이가 진국이라... 한쪽은 듬직하고 한쪽은 사르르 녹이니 환상일기라...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으니 배상 받기도 틀렸고
잔잔하게 상처 받아온(?) 내 가슴에 그 진한 국물이 닿으면 쓰리기만 더 쓰릴 뿐이다.
386 설 솔로 여성여러분들, 참고하시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