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과 전문의 김세영 원장
|유방통, 통증 양상에 따라 주기적, 비주기적 등 구분해야
|대부분 원인 질환 없지만 간혹 염증, 결절 등 발견되기도…정기 검진이 중요
가슴에 갑자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뻐근한 듯한 불편감이 찾아오는 것을 두고 ‘유방통’이라고 한다. 특히 유방통이 유방암의 한 증상으로 알려지면서, ‘혹시 암의 증상은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유방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총 26만 1,078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33만 1,622명으로 약 27% 증가했다.
하이닥 외과 전문의 김세영 원장(유의미외과의원)은 “유방통은 유방질환으로 인한 증상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생리적인 변화인지 아닌지 혼자서 판단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유방외과를 찾아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세영 원장에게 유방통의 종류와 유방통을 유발하는 질환에는 무엇이 있는지 들어 봤다.
김세영 원장 | 출처: 유의미외과의원
유방통, 통증의 종류에 따라 구분해야
유방통은 유방에 느껴지는 다양한 통증의 종류를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유방통은 통증의 양상에 따라 △주기적인 유방통 △비주기적인 유방통 △유방 외적인 통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김세영 원장은 “주기적 유방통의 경우 월경주기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통증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러한 경우 생리적인 반응으로 유방통이 나타나는 것인 만큼,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비주기적인 유방통은 임신, 유선염, 외상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드물게 혈전정맥염, 낭종, 양성종양, 악성종양, 약제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유방 외적인 통증은 유방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가슴 주변부의 통증을 유방통으로 오인하는 경우다. 갈비뼈나 가슴 근육의 통증으로 인한 통증이 대표적이다.
특별한 원인 질환 없는 경우가 대부분…환자 안정 시 증상 완화
유방통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 이학적 검사를 우선 시행한다. 눈으로 유방의 상태를 관찰하는 시진, 유방을 만져 보면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촉진으로 양측 유방의 대칭성, 유두의 변화, 만져지는 종물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후 결절의 유무와 국소 통증 부위를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와 유방촬영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때 연령에 따라서도 검사 순서에 차이가 있는데, 30세 미만의 여성은 유방의 밀도가 전반적으로 높기 때문에 유방촬영술의 민감도가 낮아 첫 번째 검사로 초음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세영 원장은 “유방통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하는 별도의 호르몬 검사는 없지만, 가임기 여성은 경우에 따라서 임신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검사를 모두 시행해도 통증을 유발할 만한 심각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방통이 느껴진다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검사를 통해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방통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비약물적인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먼저 환자 본인에게 잘 맞는 속옷을 착용해 신체의 불편감을 줄이도록 한다. 또한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원인이 작용하는 경우에는 몸과 마음을 충분히 풀어 주는 이완 요법을 시행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외에 과도한 카페인 섭취가 유방통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만큼, 커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비약물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경우, 유방통 증상도 대부분 완화된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비약물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통증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환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나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간단한 진통제와 다나졸, 타목시펜 등의 호르몬 관련 약품을 투여할 수 있다.
유방통은 원인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염증, 결절 등으로 인한 유방통도 있어…암 여부 확인하고 검진 받아야
김세영 원장은 “유방통이 나타나는 범위나 위치에 따라서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며 “국소적인 유방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을 때 종괴나 염증 등의 양성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선염 등의 염증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국소적인 치료를 진행하고, 진통소염제를 사용한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결절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양성 종양인지, 악성 종양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성 종양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지만, 해당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진공보조흡인절제술 등으로 종양을 제거해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드물게 악성 종양으로 확인되면서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김세영 원장은 “유방암의 경우 유방통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의 5% 미만이고, 무증상인 경우에도 진단이 되는 만큼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여성 암 발생률 1위이며, 환자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유방 검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30세 이후의 여성이라면 월경 이후 1주일이 지나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 스스로 유방을 만져 보고 관찰하는 방식으로 자가 검진을 시행해 볼 것을 권장했다. 유방에서 만져지는 멍울을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도 하는 만큼, 자가 검진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35세 이상인 경우에는 2년에 한 번 병원을 찾아 유방 검진을 받고, 40세 이후라면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임상 진찰과 영상의학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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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