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상권 이탈 겹악재…
강원도내 상가 10곳 중 1곳 공실
김덕형2024. 7. 9.
공실률 모두 전국 평균 웃돌아
소비자, 교통 개선 수도권 흡수
“주력 산업 없어 경기 개선 약해”
장기화된 고물가에 소비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구소멸 가중 속에 교통망 개선으로 수도권 상권에 흡수되는 등의 악재가 겹치며 도내 상권의 빈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강원도 상가 10곳 중 1곳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 공실률은 소규모 상가 9.2%, 중대형 상가 15.4%, 집합 상가 15.6%로 분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공실률이 2%p 수준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상가 규모에 따라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 △중대형 상가(3층 이상, 연면적 330㎡ 초과) △집합 상가 등으로 구분해 매 분기 공실률·임대료 등을 조사한다. 강원도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을 모두 웃돌고 있다.
상가 공실은 지역 상권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강원관광대 폐교와 폐광이 맞물리며 지역 상권이 급속히 침체된 태백중앙시장의 경우 중대형·집합상가 공실률은 각각 15.2%·43.3%로 나타났다. 집합상가 공실은 전국 평균(10.1%)의 4배를 넘는다.
최형중 공인중개사협회 태백시지회장은 “올해 1월 대학교가 문을 닫는 등 태백시 인구가 1년에 8%이상 줄어들고 있다”며 “황금 상권인 황지연못 상권도 맥을 못 추는 상황”이라고 했다.
교통망 개선으로 강원도 상권이 수도권 상권에 흡수되는 것도 악재다. 춘천명동의 소규모상가·집합상가 공실률 1분기 기준 9.0%·12.8%로, 1년 전보다 각각 1.8%·2.2%씩 늘었다. 원주중앙·일산시장의 중대형상가·집합상가 공실률은 30.4%·16.4%다. 전국 평균 공실률(중대형상가 13.7%·집합상가 10.1%) 보다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경순 공인중개사협회 원주지회장은 “혁신도시 상권은 주말이면 유령도시로 변한다”며 “교통 개선으로 소비자들이 쇼핑하러 대부분 서울을 찾아 공동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국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점도 지역 상권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충언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경기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을 뿐 다른 산업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주력 산업 기반이 없는 강원도의 경기 개선 지표는 약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R 리서치팀장은 “강원도 산업은 관광이 중심인데, 물가 상승기에 관광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강원도내 정비사업으로 상업지역의 신규 상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강원도 상가 공실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 김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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