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마 대 망치
여필 종부.
아내는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이 말에 나는 항명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거의 없을 정도가 아니라 내 결혼 신조상 불변의 법칙과도 같을 정도다.
나는 늘 남편의 의견에 따른다.
남창여수일 정도로.
요즘 신세대들의 시각으로 보면 구식 켸켸묵은 사고방식일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구식, 신식을 떠나 이렇게 생각한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의 방향도 다르고 문제 접근 방식도 다르고 신체 구조 역시 다르다.
그 다름에 따라 역할도 다르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도 많고 남존여비 사상도 많이 퇴색하여 부부 평등, 남녀평등이
많이 보편화 되었지만 그래도 분명 어떤 면에선 주종 관계가 존재한다.
내가 내 내면의 남성성을 끄집어 내어 아무리 남자 같은 여자라고 큰소리 쳐도
남자일 수는 없다는 것.
하는 폼새는 남성다울지 몰라도 정작 남성은 아니라는 것.
남자다운 힘도 쓰지 못한다는 것.
남자답게 호탕스러울진 몰라도 크게 대범하진 못하다는 것.
잔꾀는 쓸지 몰라도 큰 틀의 지략은 쓰지 못한다는 것.
60년 가까운 세월을 살다보니 왜 여자는 남자에게 다소곳해야하는지 나름
수긍이 갈 때가 많다.
왜 그럴까~
우선 여자는 신체 구조상 취약하다.
몸집이 작고 유려해서 남자보다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헤비급 대비 경량급이다.
함마 대 망치다.
망치로 아무리 못을 박는다해도 함마 한방의 위력을 못 따른다.
그만큼 격한 힘을 쓰지 못하는 신체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자는 잔 기교에 능하다.
대체적으로 크고 시원시원한 처세는 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여러면에서 남자에게 열세일 수 밖에 없다.
요즘엔 그 열세를 딛고 여러 방면에 도전하는 여자들이 많이 늘고 있기는 한데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그만큼 여자는 남자에게 의존해야 한다.
남자에게 의존한다고?
발칵 성 내는 여자도 있을 것이다.
왜 의존해~
남자보다 돈도 잘 버는데~
공부도 잘하는데~
집안도 뛰어나고 모든 면에서 월등한데~
하지만, 난이도 높은 건축 현장에서 또는 최악의 환경 여건에서 버텨낼 여자가 과연 있을까~
수십키로에 달하는 바다 위 교량을 여자의 힘으로 설치할 수 있을까~
내동댕이쳐진 극한의 자연 환경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확률은 아마 1% 미만일 것이다.
그런고로 나는 나의 힘 약한 것을 알며 여필종부의 원칙을 고수한다.
여자의 울타리는 남자라는 것을 알며 남자의 의견을 존중한다.
나는 여러면에서 남편보다 못한 존재라 여기며 남편에게 순응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는 속담이 무담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2011.11.17. 아낙네( http://산적소굴.kr )
첫댓글 ㅎㅎ
간만에 어깨에 힘들어 갑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시니 일리가 있을터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남녀의 상하관계가 아닌 다름에 대해 잘 배우고 있습니다. 힘센남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 큰 틀을 볼줄아는 남자와 세세한 부분을 잘 챙기는 여자.
누가 옳고 틀림이 아니라 오랜세월 필요에 따라 기능을 발달 시킨것이 다를 뿐이지요^^ 지혜로운 암탉은 집안을 풍성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 ^^ 남들은 구식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각자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런 중에 서로 아껴주고 존중해주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같은여자 입장이지만 백번 옳으신말씀이십니다
18250일 후에 다시 태어나실때엔 저에게도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