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부터 2.7% 인상, 10년 유효 여권 164달러선
운영 적자 1억 2,100만 달러 달해,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
캐나다 정부가 다음 달 말부터 여권 발급 수수료 인상 버튼을 누른다. 정부는 여권 발급 비용을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하는 새로운 산정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운영 비용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방 정부가 1월 말 채택한 행정 명령에 따르면 여권 수수료는 앞으로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된다. 이에 따라 3월 31일부터 여권 발급 비용은 2024년 4월 기준 물가 상승률인 2.7%만큼 오른다. 캐나다 국내에서 신청할 경우 5년 유효 여권은 123.24달러, 10년 유효 여권은 164.32달러를 내야 한다. 해외에서 10년 유효 여권을 신청할 경우 비용은 267.02달러까지 올라간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는 이번 인상이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금의 기본 수수료로는 여권 프로그램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물가 상승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 사이 소비자물가지수가 14.5% 오르면서 2024~2025 회계연도에 1억2,100만 달러 적자가 났다. 인건비와 국내 배송비, 정보기술 비용 등 주요 항목이 수수료 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비용에 맞춰 수수료 체계를 전면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상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권이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중요한 신분증으로 쓰이는 만큼 저소득층과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노인, 학생 등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서비스 질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만 올리는 정책에 대해 국민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연방 정부는 2022년 팬데믹 이후 폭증한 수요를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서비스 기준을 지키지 못해 2023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신청자들에게 돌려준 환불액만 약 4,000만 달러에 달한다. 최근에도 일반 여권 2만 2,063건이 발급에 30일 이상 걸리면서 약 31만 5,000달러의 환불이 이뤄졌다.
정부가 약속한 서비스 표준 강화 정책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3월 여권을 30영업일 내에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전액 무료로 발급하겠다는 공약이 나왔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명령에 따르면 지연 발생 시 영사 수수료를 돌려주는 조치는 내년 4월 1일부터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민부 역시 전액 환불 공약의 이행 시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현재 적용 중인 보상 규정을 보면 서비스 기준일보다 1일에서 10일 늦게 발급될 경우 수수료의 25%를 돌려받는다. 지연 기간이 11일을 넘기면 환불 비율은 50%로 올라간다. 정부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서비스 기준을 지키지 못해 약 4,000만 달러를 신청자들에게 환불했다.
여권 수수료 체계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정부 광고 예산을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었다. 현재 수수료에는 인건비와 정보기술 비용 등 전체 운영비의 85%가 포함되지 않아 향후 대대적인 수수료 인상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