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언수재(人焉廋哉)
사람이 어찌 마음과 본성을 숨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뜻으로, 겉으로 잘 꾸며도 본성을 숨기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人 : 사람 인(人/0)
焉 : 어찌 언(灬/7)
廋 : 숨길 수(广/9)
哉 : 어조사 재(口/6)
출전 : 논어(論語) 위정(為政)
이 성어는 논어(論語) 위정(為政)편 10장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子曰 :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
공자께서 말했다. “그의 행위를 살펴보고, 그의 내력을 관찰하고, 그의 마음 둔 곳을 이해한다면, 그가 어디에 숨을 수 있겠는가! 그가 어디에 숨을 수 있겠는가!”
(論語/為政 第二 之十)
논어 제2편 10장에 대하여 다산 정약용은 다음과 같이 풀이하였다.
이(以)라는 것은 말미암는다는 뜻이다. 유(由)라는 것은 경과한다는 뜻이다. 안(安)이라는 것은 멈추어 옮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체로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이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에, 반드시 처음에 어떤 원인에 말미암아 그 일을 했으며, 중도에 어떠한 길을 거쳐 왔으며, 결국에는 어떠한 곳에 머물 것인가를 살피게 되면, 그 사람은 그 일의 정황을 숨길 방법이 없게 될 것이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
▶️ 焉(어찌 언, 오랑캐 이)은 ❶상형문자로 본디 새의 이름으로 새 조(鳥; 새)部에 속해야 할 글자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내려온 관례에 의해 부수(部首)는 연화발(灬=火; 불꽃)部에 포함시키고 있다. 음(音)을 빌어 의문의 말이나 구말(句末)의 어조사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焉자는 ‘어찌’나 ‘어떻게’, ‘어디’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焉자는 正(바를 정)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焉자의 금문을 보면 긴 꼬리를 가진 새와 正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焉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음을 빌어 ‘어찌’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焉(언, 이)은 ①어찌, 어떻게 ②어디, 어디에 ③보다, ~보다 더 ④이에, 그래서 ⑤이(지시 대명사) ⑥~느냐? ⑦~도다! ⑧그러하다, ~와 같다, 그리고 ⓐ오랑캐(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찌 감히 또는 감히 하지 못함을 뜻함을 언감(焉敢), 글자가 서로 닮아 틀리기 쉬운 일을 언오(焉烏), 벌써나 어느새를 어언(於焉),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언(缺焉), 죽거나 없어져서 존재가 끝남을 이르는 말을 종언(終焉),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언(忽焉), 글자가 서로 닮아 틀리기 쉬운 일을 오언(烏焉), 빨리 흩어지는 모양을 곽언(霍焉), 어찌 감히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으랴의 뜻을 이르는 말을 언감생심(焉敢生心),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을 이르는 말을 어언지간(於焉之間), 나는 그 일에 상관하지 아니함 또는 그런 태도를 이르는 말을 오불관언(吾不關焉),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된다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글자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여 다른 자를 쓴다는 말을 오언성마(烏焉成馬) 등에 쓰인다.
▶️ 廋(숨길 수)는 형성문자로 廀(수)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엄 호(广; 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叟(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廋(수)는 ①숨기다, 숨다 ②찾다, 구(求)하다 ③세다, 헤아리다 ④모롱이, 산모롱이(산모퉁이의 휘어 들어간 곳)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이 어찌 마음과 본성을 숨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뜻으로 겉으로 잘 꾸며도 본성을 숨기지는 못한다는 말을 인언수재(人焉廋哉) 등에 쓰인다.
▶️ 哉(어조사 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𢦏(재)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哉자는 ‘어조사’나 ‘재난’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哉자는 口(입 구)자와 㦲(어조사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㦲자는 창과 창술을 그린 것이지만 주로 ‘어조사’로 쓰이고 있다. 哉자는 이렇게 ‘어조사’로 쓰이는 㦲자에 口자를 더한 것으로 역시 ‘~하다’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고 있다. 哉자는 우리말에서의 쓰임은 거의 없고 간혹 쓰이더라도 감탄사와 같은 ‘외침’ 정도로만 쓰인다. 특히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에 굳이 상용한자로 지정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래서 哉(재)는 ①어조사(語助辭) ②비롯하다 ③처음 ④재난(災難) ⑤재앙(災殃)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문투로 슬프도다의 말을 애재(哀哉), 마음먹은 대로 잘되어 만족스럽게 여김으로 통쾌하다고 하는 말을 쾌재(快哉), ~런가 또는 ~로다의 감탄을 표시하는 말을 호재(乎哉), ~이런가 또는 ~인가의 말을 의재(矣哉), 누구이겠느냐? 라는 말을 숙재(孰哉), 몹시 위태로운 일을 태재(殆哉), 좋다 좋구나의 말을 선재(善哉), 굉장함을 탄상하는 말을 장재(壯哉), 처음으로 달에 빛이 생김으로 음력 초사흘을 이르는 말을 재생명(哉生明), 달의 검은 부분이 처음 생긴다는 뜻으로 음력 열엿샛날을 이르는 말을 재생백(哉生魄), 그렇게 하오리까를 이르는 말을 가연재(可然哉), 슬플 때나 탄식할 때 아 또는 어허 등의 뜻으로 내는 소리를 애호격재(哀呼激哉), 아주 몹시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태재태재(殆哉殆哉), 하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도는 반드시 행한다는 말을 천하언재(天何言哉), 좋을 때를 만난 기뻐 감탄하는 소리를 이르는 말을 시재시재(時哉時哉), 살림이 군색하고 가난함에 대한 한탄을 이르는 말을 상재지탄(傷哉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