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야금야금
한국을 집어 삼킨다"...전국 교수 모임 "공자학원은 스파이"
9일 '중국의 신 동북 공정과 국내 공자학원의 실태' 세미나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전략 거점 의심… 실태 조사 철저히 해야" "중국, 교묘하게 특정 정당·정치인, 언론까지 매수… '중국몽' 전초기지 돼선 안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중국의 세계 공산화 전략과 살라미 전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정교모는 중국이 공자학원·동북공정 등을 통해 "우리나라를 해외통일전선 공작의 시험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정치권과 언론은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교모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중국의 신동북 공정과 국내 공자학원의 실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는 정교모 공동대표인 이제봉 울산대 교수와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가 맡았다. 정교모는 올 6월 30일 현재 6130명의 교수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교수 단체다.
◇이제봉 "공자학당은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전략 거점"
'국내 공자학원의 실태 및 대책'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제봉 교수는 "공자학원은 중공 통일전선전략의 핵심 거점"이라고 주장했다. 공자학원은 중국이 당(黨)・정(政) 합작으로 추진하는 전 국가적 사업으로, 중국 공산당 대외 통일전선기구의 첨병을 맡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직·간접 통제를 받는 공산주의 체제 선전기구로, 스파이 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교육과정에서도 검열과 통제가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중국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공자학원 사단법인인 '서울공자아카데미'를 서울시 강남구에 세웠다. 이후 국내에는 2020년 11월 현재 23개의 공자학원이 설립됐다.
이 교수는 '공자' 이름을 차용한 공자학원이 공자의 사상을 오히려 왜곡·폄하한다고 꼬집었다. 중국 베이징대학출판사가 발행한 대외중국어교재 '중국 이해하기'는 논어의 특정 구절을 왜곡, 인용해 공자를 비하하고 있다는 것이다. ▲ 공자는 농민을 경시했다 ▲ 공자는 부를 탐하는 속물이었다 ▲ 공자가 상민과 여성을 업신여기고 비하했다 ▲ 공자가 학문에 힘쓴 이유는 입신양명해 벼슬을 하는 것 등이다.
이 교수는 또 공자학원의 행사가 중국 문화탐방 및 연수, 중국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문화행사, 중국 공산주의 체제 선전 및 찬양 등 친중국 인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공자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한 국회 또는 정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며 "국회는 관련법을 정비해 중국 공산주의 사상 전파, 자유민주주의 체제 파괴, 산업기술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공자학원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공자학원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시민운동과 홍보과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금씩 한국 잡아 삼키는 중국”… ‘살라미 전술’ 대비해야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원목 교수는 중국의 대(對) 한국 전략이 '중국몽 외교'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고 제1의 초강대국이 돼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수립하는 것이 중국몽"이라며 "중국은 댓글 부대를 통한 여론조작 등으로 해외전선 공작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교수는 중국의 ‘살라미 전술’에 대해 경고했다. 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Salami)'를 중국의 외교전술을 비유한 것이다. 최 교수는 "중국이 조금씩 조금씩 다른 나라의 영토를 침해하며 남중국해 요새화를 구축하고 있다"며 "해당 전략이 마지막 단계에 가서는 하와이를 기준으로 미국과 태평양을 반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교수는 중국의 'sharp power(비밀스럽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구사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은 직접적인 정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은밀한 자금 지원, 현지 언론 매수 등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구전, 동북공정, 해외통일전선공작을 통해 미국과의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위한 전초기지화 작업"이라고 최 교수는 말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이호선 교수는 "한국 대학의 재정적 열악함 때문에 한국 교육계가 중국 유학생들에 의존하게 됐고, 이것이 공자학당이 늘어나게 된 배경"이라며 "정부는 대학이 근본적으로 재정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자율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은혜 순청향대 교수는 신 동북공정 차원에서 북한을 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코로나로 무너지면 중국이 가만히 놔두겠느냐"며 "만약 중국 공산당이 북한을 차지하게 된다면 우리는 국경을 맞닿아야 하고, 중국의 태평양 진출 활로가 개척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지성 기자 2021-07-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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