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진종일 일에 시달리다가 집에 오면
뻗고싶다 아빠는 아직 오지 않았고
애들은 엄마가 집에 없고 또 요즘은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하니까 학교와 학원이 연결되어
초등생이 아침에 집을 나가면 저녁에 집에 온다
안쓰럽고 또 안쓰럽도다
근데 애들은 투정없이 잘 따른다
어제 큰애 초5가 엄마한테 뭔 얘기했다가
엄마가 화를 내는 바람에 할매품에 안겨서 서럽게
울었다는 말에 나도 눈물이 핑돌고 아무리 내딸이지만 그 에미가 미웠다
오늘이 일주일중 제일 애들이 중간 휴식이 긴날이다 집에서 제법 쉬었다가 학원에 간다
할매가 끓인 소고기국과 딸기 한 다라이를 딸집에 갖다놓은뒤 걸어서 학교앞에 가서 두 아이를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
나는 기다림에 약하다 살면서 기다림을 못배웠다
허나 손녀들을 기다려야 한다면 이밤이 새도록도 기다려야지 우짜겠노?
큰애는 결국 못만나고 달려오는 작은애만 뜨겁게 포응하고 할매랑 양쪽에서 손잡고 집에 왔다
들어오니 큰애가 집안에 있다
아마도 시간과 길이 달랐나부다
어제 혼난걸 달래주려니 벌써 잊었을건데 할배가
꺼내서 또 울까봐 아무말 안했다
저거 엄마에게 전화걸어서 떽떽~거리려 하다가
역공당할까봐 포기했다 디게 사납다
계모도 아니고 지딸인데 지가 잘키우겠지
그냥 할배 할매는 아낌없이 사랑만 주는 나무여야 한다
일요일은 작은애 생일인데 할매가 벌써
뭘먹고싶나 물어보고 식당을 예약하고
선물을 주문하고 난리다
꽃중의 꽃이고 樂중에 제일 큰 樂이다
첫댓글 그러지요 이런 맛에 삶을 사는 거지요!
잘 보고 갑니다!
전 아직 할미가
안되어서 저런맛 모르는데
행복해 보입니다
요새 아이들 웃음소리
울음소리 듣기가
힘들드라구요
아낌없이 사랑만 주는 나무라
찐합니다
글을 읽는데 울큰딸 생각이 나서 한참을 울었네요ㅜ
저는 우리 세대가 낀 세대니 뭐니 해도,
제일 樂을 많이 누리는 세대 같습니다
1년 내내 프로스포츠에 드라마에 밤 늦도록 시청하고,
가고 싶은 곳 가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맘 편하게 살 수 있는 세대가 우리 세대요,
그야말로 樂 중의 樂을 누리는 세대 같습니다
아이 키울때는 저도 어미 노릇이 처음이고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줄도 모르고 화도 내고 효자손도 들어보고
구두주걱도 들어봤어요.
몹시 후회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부모님께 회초리 1대도 안 맞고 자랐는데 ...
잘해서 안 맞은 게 아니었는데...
아들이
"내가 맞은 만큼 엄마도 당해볼래?" 하면. ..
웃지도 못 합니다.
맞은 녀석은 다 기억하고
난 한 두번은 기억하는데
자주 맞았다하니 할말이 없어요.
손주는 잘 키워줄 자신있습니다
인격체로 대하며
대화로 풀어볼 자신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