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Supermoon)은 평소보다 훨씬 크게 관측되는 보름달을 말한다. 달은 지구 주위를 원형이 아닌 타원형으로 공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달과 지구의 거리는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게 된다. 이런 현상 중, 달이 지구에 가장 근접했을 때, 보름달이 뜨게 되면,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달의 모습이 관측되는데 이것이 바로 슈퍼문이다. 한편, 슈퍼문이 관측될 때는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만큼 달의 인력도 가장 크게 작용하게 된다. 이는 곧 조수간만의 차에 변화를 주게 되는데, 평소보다 19% 가량 차이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봄에 볼 수 있는 수퍼문은 꽃이 피는 것 같다 하여 Flower supermoon이라 부르기도 한다. 금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슈퍼문이라 하여 산막에 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 큰 기대를 갖고 보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촬영할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산막으로 왔을 텐데 야생화만 찍을 계획으로 105mm 마이크로 랜즈만 갖고 내려온 것이 아쉬웠다.

Supermoon 관찰하기 위하여 오후 9시경에 잠을 청한 후 새벽 2시에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바람은 찼으나 하늘은 맑았다.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하여 조리개를 아주 천천히 개방해야 하는데 릴리즈와 초망원 랜즈를 서울에서 갖고 오지 못하여 할 수 없이 일반적으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서 약 한 시간 가량 관찰하고 있는데 서쪽에서 새털 같은 구름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신비롭고 황홀한 모습에 추위도 모르고 잔디를 오고 가며 적당한 위치를 선정하며 여러 장을 찍었다. 청명한 하늘에 휘영청 뜬 보름달 신비로웠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서쪽으로부터 새털구름 같은 조각구름들이 몰려오더니 잠시 후 거대한 검은 구름이 거대한 파도 형상으로 다가왔다.

결국 수퍼문은 깊은 검은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참 아쉽다는 생각에 어두운 밤하늘을 응시하며 기다려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검은 구름의 면적이 끝이 안보였다. 포기하고 실내로 들어가는 것이 정답이었다.

관찰을 포기하고 다시 잠자리를 들어 깊은 숙면을 취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슈퍼문이 한 이틀 지속된다는 정보가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면은 내일 다시 관찰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날은 계획하였지만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의 영향으로 슈퍼문의 관찰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비가 내리는 다음날 새벽에 비가 내리는 소리가 끝없이 창밖에서 들려와 기상을 포기하고 늦잠을 일부러 청하고 다시 숙면을 취하였지만 8시경에 다시 일어나 매일 먹는 약을 챙기기 위하여 주방을 찾았다.
물의 온도를 자신의 체온에 맞추기 위하여 살짝 끓인 후 마시다 방충망에 걸려 있는 담쟁이 잎 사이로 나비가 붙어 있었다. 조리개를 최대한 열어 찍었다.

혹시 비에 피해가 생긴 곳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산막 주변을 돌아보았다.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미리 배수관계시설을 점검해준 덕분이었다. 점검하다 새롭게 피기 시작한 노란 붓꽃이 눈에 새롭게 들었다.

노랑붓꽃은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5cm 정도이며, 금붓꽃보다 잎이 크다. 5~6월에 꽃줄기 끝에 노란 꽃이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로 7월에 익는다. 관상용이고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꽃말은 믿는 자의 행복이라 한다.








작약꽃도 드디어 피기 시작하였다.
5월에 피는 꽃으로서 다른 이름으로 함박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향기가 진하여 향수의 원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너무 향이 강렬하여 다른 향과 섞어 향수로 만든다. 임신에 도움이 된다 하여 옛선조들은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하였다. 꽃말은 부끄러움이지만 중국에서는 "정이 깊어 떠나지 못한다"라고도 사용한다. 슬픈 전설이 전해 오는데 이웃한 나라와 나라 사이에 왕자와 공주가 있어 서로 사랑하여 혼인을 앞두고 있었는데 왕자의 나라를 침략해 온 적국하고 전쟁을 하기 위하여 왕자는 군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서 싸우게 된다. 공주는 왕자가 전쟁 수행 중 전사하였다는 풍문을 듣게 된다. 이 소문을 믿지 못하겠다고 공주는 부왕의 허락을 받아 왕자의 나라를 방문하여 전사 소식을 접하고 전사했다는 장소를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작약꽃이 피기 시작하였다는 전설이 슬픈 공주의 마음을 대신했다는 이야기가 내려 온다.

산막에 5월은 은방울꽃과 매발톱꽃, 그리고 여러 종류의 붓꽃과 작약이 피기 시작한다. 그리고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까지는 보랏빛 꿀꽃이 피면서 금꿩 다리가 뒤를 잇는다. 이렇게 꽃소식은 10월까지 이어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