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시 : 2012. 9.23(일요일)
2.회수 : 8회
3.장소 : 문경활공랜드
4.기체 : 팀장님께서 빌려주신 기체
5.풍속 : ...?
6.풍향 : 남동풍
7.이륙장고도 : 865m
8.착륙장고도 : 고도 440m, 이륙장 1240m 지점 능선에 나무걸이
9.최고 고도 : 약 900m
10.비행시간 : 약 15분
11.비행거리 :약 1240m
12.참석자 : 에이스클럽 원정멤버. 이륙장 콜 고상철팀장님, 착륙장 콜 이용규 국장님
이륙전 팀장님께 조심스레 여쭤봤다. "팀장님 저 이번에 열좀잡아보면 안될까요?"
아직 열잡을 단계가 아니라신다(내가 생각해도 아직 아니다-_-;;) 최소 15회 비행은 하고 잡으라시길래 그래 아직 아니지..싶어 걍 쫄비행하자 생각하고 이륙한다. ....후방이륙 연습해야지 진짜 쪽팔린다 이제...-_-;
근데 이륙하자마자 기체가 슈웅 올라간다? 오메 이거이 열이라는 거이구만.. 그래 열이 일부러 날 찾아왔는데 걍 지나치는것도 예의가 아니니 잠깐만 올라가보자규...오른손 허리에 내리니 슝슝슝 기체가 올라감ㅋ 오메 되는구나ㅋㅋㅋ
말안듣고 멋대로 돌린다고 야단맞을까싶어 한바퀴만 돌구 쫄하려는데, 팀장님 무전-요래조래 조작함해보라신다- 오우 팀장님 안말리시네?ㅋㅋ
급신나서 계속 허리에 붙이고 뱅뱅 돌미 올라가는데.. 갑자기 고도가 확 떨어진다.
순간 당황해서 만세하고 쫄비행해서 가려는데, 그래도 고도가 계속 떨어지기만 한다. 하필 무전도 갑자기 감이 안좋아진다.
지직~~~거리는 중에 단어만 끊겨서 들리니 무전이 와도 내용 이해가 되지않고...팀장님도 내가 시키는대로 하질않으니 무전이 점점 더 급박해지는데, 무전기 감은 계속 안좋으니 점점 악순환..
그러고있는 와중에도 고도는 점점 떨어져만 가고, 양쪽 산등성이 사이 계곡으로 빠져나가야 할텐데 이 고도론 못빠져나가겠다 싶다.. 어쩌지 어쩌지 점점 멘탈붕괴가 시작되고..
왼쪽 능선으로 가라는 무전에 왼쪽으로 가다가.. 이내 바람이 우측으로 빠지니 오른쪽 능선으로 붙으라는 무전.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니 갑자기 기체가 훅 올라가는 느낌이다.
순간 "아 산등성이 타고 올라가는 열이구나, 이걸 잡아 고도를 올리면 빠져나갈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또 오른손 허리..
심하게 흔들리며 올라가더니 이내 곤두박질 치듯이 고도가 떨어진다. 아마 이건 열이라기보단 터뷸런스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 길로 계속 고도가 떨어지더니 결국 산속으로 처박혀버렸다.
천만다행 기체는 나무에 걸리고 난 딱 적당한 충격으로 땅에 닿아서 다친 곳은 없었지만 한동안 멍하니 넋이 나가있다..
주위를 보니 온통 나무수풀에 길이라곤 없는데, 사람이야 혼자 어케어케 나간다 치더라도 나무 서너그루 꼭대기에 걸려있는 기체는 정말 수습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 아예 대비를 안해서 톱도 없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다간 내가 추락해서 머리박고 죽을거같다-_-;;;
팀장님 국장님 양회장님 무전(추락하니 무전이 또 잘되네-_-?;;)으로 상황 말씀드리고, 양회장님이 지나가며 톱을 던져주시기로 해서 기다리던 중..주현이 병주형님이 구조하러 올라오신다 함.. 지나고 생각하면 톱만 던져줘도 혼자 빠져나올 수는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말 눈물날뻔했다ㅋㅋ 주현아 병주형님 한우쏠게요ㅋㅋㅋ
저 사이에 정말 많은 생각이 났다.
대낮이라 그나마라도 시야확보가 되지 오후늦게 저렇게 되서 해라도 져버리면 정말...
발이 땅에 안닿아 나무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면...밥을 안먹어 배고픈 상황이었다면... 인근 정화시설 물웅덩이에 빠졌다면.. 등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정신적 데미지를 못이기고 지쳐 하네스에 기대 잠들었다가 또 일어나서 언덕 꼭대기를 올랐다가
역시 답이 안나와서 기체있는곳으로 돌아오다보니,
여기저기 나무들이 톱에 베여있는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아하.. 여기가 나말고도 많이들 비슷하게 추락했던 모양이군 싶어 아주 약간이나마 위로가 된다.
한참 시간이 지나 병주형님, 주현이가 날 발견하고 올라오는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뭐라 말도 안나왔다
가져온 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기체를 대충 구겨넣고 산길로 내려와 착륙장까지 오니 그제서야 안도가 되며 맥이 탁 풀려버린다.
그러고도 한참동안 멍~하니 있다가 돌아갈 시간이 되어 차에 탈 때가 되어서야 제대로 접지도않은 기체 생각이 나서 찾으니, 이미 팀장님께서 개어넣으셨다고 해서 참 죄송했다.
돌아가는 갈림길에 휴게소에 들러 팀장님 양회장님 국장님계신 자리에서 잠시 피드백이 있었고, 몸안다쳐 다행이라고 말씀해주셨지만 혼자 뻘짓하다 다른 분들께 피해드린거같아 맘이 좋지않았다.
어쨌든 이런 일을 겪고나니 말로는 와닿지않는 여러 가지를 몸으로 깨우칠 수 있어 분명히 얻은 것도 있다.
지금은 초보자 입장에서 콜대로만 움직이지만 비행횟수가 늘어난 후 행여나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무전불통,급격한 바람변화 등)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이론교육도 열심히 받고,
비행시 톱,물은 기본적으로 지니고 타고, 폰밧데리는 미리미리 충전, 무전기도 체크, 상황에 따라선 발광탄같은게 필요할 수도 있지않을까...
첨엔 그저 날고싶다, 멋지다 정도의 생각으로 시작했던 패러가, 날이 갈수록 진지한 것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첫댓글 창재도 언급했지만 초보때 나무에 걸어보는 것은 패러를 타면서 두고두고 좋은 경험이 될거야~
팀장님께서는 초보자의 비행은 가급적 쫄을 시켜야 할거라 생각하시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비행자를 위한 콜을 배려하실거야~ ㅎㅎ
무전이 잘 안되면 무조건 착륙장으로~ㅋㅋ(맞습니까 팀장님?ㅋㅋㅋ)
넵 잘 알겠습니다~!!
몸 상하지 않고서 추락해보는것은 엄청난 경험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돈 주고도 못하는 커다란 자산 입니다.
깊은 산속에서 비행시는 소형 렌턴,톱,비상식량 ...생존을 위한 필수 항목...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아이템들이 꼭 필요한지 추락해보니 알게됐습니다^^
걸었을때 기분을 나도 참 잘 알아서..
나는 꼼짝도 못하고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거든요ㅎㅎ
정말 구조하러 와주셨던 분들 고맙고 미안하고.. 창재씨맘 자~알 알죠
그런의미에서 앞으로 같이 열씨미 해 보아요~ㅎㅎ
네 누나ㅎ 누나예전에 나무에 메달렸단 얘기들었을땐 그랬나보다~하구말았는데 직접 걸어보니 진짜 식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