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분 매초 시간을 떠미는 도시의 일상속에, 어디 가까이에서 가슴을 뻥 뚫리게 하면서도, 점점 퇴색되어가는 감성을 채색해줄수 있는 곳은 없을까.
어디부터가 경계인지. 720만평의 탁 트인 평택호의 노을길이라면 그 바램을 들어줄수 있으려나. 노을길이 생긴지 12년이 되어가는 2024년 처음 노을 시간에 맞추어 걷는다는 소식은 35명의 길벗들을 불러모았다.
평택은 큰 산이 없는 낮은 구릉의 평탄한 지형인 덕분에 안성천 진위천 등 강줄기를 품은 평택은 지평선 어디서나 노을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평택은 노을의 고장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사계절, 강을 배경으로 하는 노을이거나 시내에서의 노을 풍경은 그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동지가 지나면서 점점 어둠이 세력을 잃어는 가지만 여전히 그 위세는 대단하단다. 팽성 K6부대정문앞에 설렘을 품은 가슴들은 노을길 여정에 있는 농성을 과감히 생략하고 길을 서둘렀다. 평택대교를 1시간전 쯤에서 앞두어 붉은 태양을 배웅하고, 1시간여의 노을의 골든타임을 맞기 때문이다.
한편 노을길은 노을이라는 단어가 걸맞는 시적인 길이기도 하지만 전략적인 지리적 특성의 숙명을 안은 평택은 먼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또 미래에도 국가 안보와 평화에 중요한 역할이 있는곳이다. 절대 국가 안위와 평화의 소망을 담아 노을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설명에 일행의 발걸음은 그 소망을 실어본다.
평택대교를 앞두고 누군가 불이야~ 불이야~라는 탄성이 터졌다. 매일매일 지는 해가 노을길에서 특별해지기 시작한다. 또 누구는 평택대교 현수교 늘어진 케이블이 노을빛에 감싸여 나르는 새에 비유하기도 하고, 또 노을강에 돛을 올린 돛배는 어떠랴.
태양이 노을을 남기자 서쪽 하늘 초승달 쪽배도 항해를 시작한다. 평택대교도 곧 쫒아가려는듯 십여척의 돛배를 띄우자 마자, 발길을 멈추며 추억을 핸폰에 담아오려는 손길들이 분주해졌다.
그렇게 노을길에서의 탁트인 시원함과 감성이 35명의 길벗들에게 채색되어졌을까. 저녁 식당에서 노을에 붉게 그을린 소년 소녀들을 보았다. 다음을 또 기약하면서 말이다.
오늘 특별한 길을 선물해주시고 애써 주신 자원봉사자와 섶길관계자분과 함께 노을길의 추억을 나눈 길벗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