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daumkakao.com
다음과 카카오의 만남은 사실 수평적 기업합병이 아니라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형태였다는 거,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모바일 시대로 모든 것들이 재설정되면서 카카오는 콘텐츠를 필요로 했고, 결국 그 콘텐츠를 다음을 통해 얻어낼 수 있었죠.
문제는 모바일 시대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카카오가 다음의 기존 방향성을 너무 급하게 무너뜨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부터 각 종 포털 서비스가 더 문을 닫았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폐업신고를 해야 할 파트들이 더 남아 있다고 들었습니다.
포털은 공익기관이 아니라 수익을 내야 하는 사업체라는 걸 생각하면, 그래서 지금 보다 더 나은 수익구조로 개선하고 모바일 시대에 1등 브랜드가 되겠다는 방향성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순정주의 식의 접근, 그리고 이념 논쟁에 쌓여 있던 DAUM으로서는 자체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힘이 떨어진 것도 분명했으니까요.
다음에서 몸을 담고 있던 어느 분이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기 전 나는 붕어들 속에 매기였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사회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도 결국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어떻게버틸 수 없겠는가? 해서 나라도 나서 돈돈돈 해야 했다. 그런데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 후 나는 붕어들을 방어하는 입장이 됐다. 진짜 매기들에게는 나 또한 붕어였던 것이다."
다음 측 사람들이 떠나고 밀려나고, 기획한 것들이 하나 두울 사라지면서 PC 포털(다음)의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구나 느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발표가 된 것처럼 다음카카오 회사명에서 다음을 떼어 내기로 했죠. 포털 다음의 틀은 유지를 하겠지만 이 또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와 버렸습니다.
들은 바로는 다음 자동차 섹션도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게 될 거라고 하더군요. 그나마 다음에서 수익 구조를 내고 있고, 네이버와 거의 유일하게 경쟁이 되던 자동차 파트 조차 의미 없다 본 것입니다. 다소 이해가 안가는 결정이 아닌가 싶더군요. 도대체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남아날 수 있을지.
정치적인 것과 포털의 방향성 뭐 이런 것들을 다 떠나, 오래 전부터 익숙하게 사용해 오던 다음이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걸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과연 내가 이 놈(?)의 포털에 무슨 애정이 있다고 이렇게 블로그니, 카페니, 메일이니 등등에 신경을 썼던 걸까 하고 말이죠. 다음카카오 홈페이지에 가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다음카카오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이어줍니다.
연결을 통해 정보가 흐르고 비즈니스가 일어나며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연결의 혁신으로 세상은 더욱 가깝고 새로워진다고 다음카카오는 믿습니다.
세상의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다음카카오, 아니 카카오의 비전이 비즈니스에만 너무 몰입되지 않길 바랍니다. 이는 꼭 다음 자동차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나름 다음에 애정을 쏟았던 한 사람의 걱정어린 당부라 봐주면 좋겠습니다. 기업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죠. 하지만 포털의 사회적 기능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고 그걸 보듬고 성장해가는 카카오가 되었음 합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다음 서비스가 하나씩 종료 되면서 어디로 옮겨 갈까 고민 되더군요. 네이버는 원래 싫어해서(메일은 아주 가끔 쓰지만) 거의 이용을 안하고 구글은 검색, 메일 외에 안쓰고 ... 카카오가 모바일에 집중하는 것은 좋으나 다음 포털 까지 흔들어 버리면 국내 포털사이트는 이용할게 없네요 ㅡㅡ;;;
다음의 좋은 유산들은 유지되길 바랄 뿐입니다.
안타깝지만 자본의 논리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좋은 방향성, 좋은 유산은 좀 남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래도 다음은 철학이 있는 기업이었는데, 세월의 급박한 변화를 이기질 못한 것 같습니다.
아쉬워요. 너무.
네이버 와는 다르게 소시민들의 이야기나 뉴스도 과감하게 내보내고 그랬는데 말이죠.
결국 거대 공룡들의 잔치가 되는군요..
카카오는 굉장히 수익구조에 민감하죠. 또 그런 쪽에서 잘 해나갈 겁니다. 대신 카카오에 없는 다음의 좋은 유물들은 잘 흡수해 기업의 틀이 잘 갖춰졌음 하네요.
다음 한메일 부터 주욱 사용해왔는데... 뭔가 돈이 안되더라도 이 서비스가 사람들한테 유용하다면 유지해 나가는 그런 착한 기업 같은 이미지 였는데 일게 메신전 회사 한테 먹히고는 서비스들이 하나둘 종료되는걸 보니 안타깝네요..
자본의 논리로 보자면 돈안되는 서비스는 유지하는것 조차 비용이겟죠.
아내도 네이버보다 다음을 더 좋아했는데, 이렇게 하나씩 뜯어버리면 결국 뭐가 남을지...
제가 96학번인데, 그 때 hanmail 이라는 이메일 회사가 생겼다고 메일 만들던 그 때가 어렵풋이 기억이 나려고 해요.....
그나저나 아고라부터 없애고 싶진 않을까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셈이었군요. 몰랐네요. 다음을 무너뜨리려는건 아고라가 핵이겠군요. 무서운 세상이네요. 늦은밤 소름돋는군요. ㅎㄷㄷ
저도 다음 애용잔데 이제 우리가 믿고 볼 언론은 어디인가요
안타까운 현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