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리는 행복 3가지
가난했던 어린 시절
70년 세월이 흘러 현실은
참으로 놀랍도록 발전했구나.
그 옛 시절, 우리는
호롱불 아래서
"철수야 영희야"를 읽고
화로불에 구워 먹던
군고구마 맛 잊을 수 없지.
세찬 바람에도 밖으로
나가야만 했던 화장실
밤이면 왜 그리 무섭던지...
아랫목 이불 속에 피어나던 청국장 냄새
책보자기 둘러메고 걷던
논두렁 밭두렁 길
철길 위를 거닐며
가위바위보 놀이하던 손꼽친구들
장날에만 먹어보던 열두 마리
100원 꿀맛 같던 꽁치 반찬
운 좋은 날 아직도 생각나는
도저히 잊지 못할 짜장면의 향기
홍두깨로 밀고 애호박 썰어 넣어
먹던 엄마표 손칼국수.
그 소박하던 어린 시절의 생활
불쑥불쑥 튀어나와
나를 미소 짓게도 만들고
슬픈 드라마를 보는 듯
눈시울이 붉어도 진다.
그 시절을 더듬으며
성장해 가는 손자들의 모습에서
추억 속의 나를 꺼내
변화의 물결 대단함을 실감한다.
과거와 현실의 격차에
어리둥절해지기도 하고
자로 잴 수도 말로 표현하기도
그 차이 엄청나구나.
지금 우리 초등 손자들 휴대폰에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이 있으며
그 뿐인가
코딩도 하고 PPT로 발표도 하고
컴퓨터 다루는 손놀림
할아버지는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
교육이 주는 효과 또한 다르다.
예의 바르고 공손하고
영리하고 깜찍하다.
오늘 우리 손자 스포츠센타 가는 길
할아버지가 준비해 놓은
음악 파일을 열어 BTS의 "쩔어"와
"I Need U"를 들으며 흥얼거린다.
돌아오는 길 도서관에 들려 검색하는 책
할아버지는 "철새 이야기"
손자는 로버트 랭의
" 완벽한 종이접기 뇌 운동"
이렇게 일주일 중 며칠은
그들과 만나는 시간이 있어
일상이 지루함없이 보람이 된다.
70여 년의 세월 속에
세계가 하나되는 인터넷 문화와
경제 성장의 효과
이들은 마음껏 누리고
자기 것으로 생활화한다.
이렇게 환경에 잘 적응하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손자들
바라보는 마음 노년에 만져보는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한 일인가!
할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날에는
약속도, 새를 만나러 가는 출사도
억제하며, 오직
그들을 위한 일이 최우선이 된다.
나의 1번 행복이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겨울새들의 아름다운 모습
천상의 새 두루미(鶴)
우아한 자태, 아름답고
고상한 구애의 춤을 추며
큰 날개를 펼치고 훨훨 나는 모습
신선이 하늘을 나는 것 같다.
지조와 초연함의 상징이자
장수와 행운을 부르는 길조로
많은 사랑을 받는 새.
맺은 인연을 배신하지 않고
정절을 지키는
고매한 새로 알려져 있다.
그 우아하고 품격 있는 자태에 빠지면
꿈속에서도 그 신비한 날개짓이
아른거린다.
이제 봄기운에 저들은
다시 상승기류를 타고
먼 고향 찾아가는 여정에 오른다.
따뜻한 봄기운에 찾아오는 여름새들
청아한 구애의 노래소리 울려퍼지고
짝을 찾는 사랑노래 가득할 때면
저들의 사랑을 훔쳐 보느라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도 같이 열애를 한다.
텃새나 철새나 형형색색의
특별하고 다양한 새들의 모습
호사로운 빛이 나는
"호사비오리"의 귀한 존재감
금색 몸빛이 주는 화려함으로
길조라 부르는 "황오리"
수만 킬로 V자형 대열을 이루고
리더를 따라 서로 협력하며
고향과 월동지를 오가는 "기러기."
그 험난한 여정에 아프거나
지친 동료가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지친 가족이 원기를
회복해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곁을 지키는
갸륵한 사랑을 보여주는 새이다
암컷이 새끼를 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다른 암컷 찾아가는 "원앙" 이의 바람끼
여러 개의 둥지를 지어
둥지마다 암컷을 두고
이집저집 찾는 웃기는 "꿀뚝새."
처절한 혈투를 벌려 이긴 자가
주변의 암컷을 독차지하는 장끼의 욕심
패한 자는 멀리서 바라만 보아야 하는
슬픈 "꿩"들의 사랑이야기.
집을 짓지 못해 남의 집에
탁란을 하는 "뻐꾸기"의 기구한 운명과
자기보다 덩치가 큰 새끼를 키우느라
지독한 고생을 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처절하고 애처로운 삶.
짝을 찾아 열심히 하트춤을 추어
새끼를 키울 땐 엄마 아빠
서로 등에 업어서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는
"뿔논병아리" 러브스토리.
우리네 삶이 다 다르듯
새들의 일생 또한 가지가지다.
덩치에 따라 수명도 짧게는 2-3년
많게는 30-60년 그들의 생태와
종마다 다른 생활방식, 노래소리,
생김새 알면 알수록 신비하고 흥미롭다.
하늘을 비상하는 날개짓의 아름다움
수십 가지의 저들의 의사소통의 지저귐
아름답고 맑은 노랫소리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
내 마음도 저들 속에 홀딱 빠져든다.
새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주는
짜릿한 쾌감
그 매력에 무섭게 매달리는 열정,
내 사는 또 하나의 행복
2번 행복이어라.
담은 사진을 편집하기 위한
필수 포토샵 그 속에 인공지능들
거기에 몰두해 얻는 만족감이나
즐거움 또한 만만치 않다.
인터넷 시대, 휴대폰 시대를 지나
눈앞에 해성처럼 나타난 AI 시대
정말 기막힌 상상이 현실이 되고
조금만 관심으로 다가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잘난 지식도 화려한 이력도 없지만
나도 할 수 있는 용기로
답답함, 부족함을
순간순간 가득히 채워주고
새롭고 놀라운 기쁨을 주는 AI의 능력
참 재미있고 유익하고 만족한다.
지금 내가 쓴 이 글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더 자연스럽고 맞춤법이나
오류 없는 글로 완성하게 한다.
남은 삶이 얼마인지
얼만큼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어울리고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가진 행복과 일상 몇 가지가
나를 지탱해주고 후퇴시키지 않고
맑고 밝은 정신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지만
끙끙거리며 완성해지는
작품에 뿌듯하고
짜릿하게 다가오는 느낌.
이것들이 내 심장에 요동을 치고
기쁨의 샘물이 돋아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움직여 오늘도 하루가 뜻있고
나를 살찌우는 시간이 되기를....
누가 평생을 돈 버는 데는 재주가 없이
하는 일이 어찌 다 그려냐고
핀찬을 준다.
어쩌랴 타고난 천성인걸
비싼 밥은 못 먹고
고급진 생활은 못 하더라도
굶지 않고 나름 멋도 부리는
꼴값을 떨고 살 수 있으니 무었에든
미처 본 이들은 이해하리라 믿는다.
그것이
3번째 행복이어라.
다른 행복도 찾고 싶고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행복 없을까
두리번두리번 기웃기웃 거리기도 한다.
비록 안 보이고 찾지 못해도
내가 할 수 있고 마음껏 채우는
3가지가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2025.3.17
배규택
첫댓글 그 어두침한 호롱불 아래 숙제를 잘도 했으니요
나중 전기불 들어왔을때
긍방은 너무 밝아서 눈이 부시기도 했지요
시보네지기님 손자는 여전히 귀티가 그득합니다
고향사랑이 이젠 고향 지킴이가 되셨습니다
호롱불 시대를 경험했고
전기불에 이어 온갖 문명의 헤택을
누리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변화의 물결 다 받아 들이고
적응하기 쉽지 않아도
동시대를 살고 있으니 뒤처지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합니다.
늘 공감해 주시고
따뜻한 격려 감사합니다.
제주도의 봄은 더 빠르지요?
옛적에 내륙의 삼다도
돌(石, 바위와 자갈), 바람(風), 여자(織女, 人絹織)
라 부르던 우리 풍기
제주의 큰 섬에서 풍기바람 거세게 일으키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건강한 웃음과
짜릿한 행복 가득하소서!!
그때가 너무 그립네요.
그때는 내 옆에 친구가 많았는데, 지금은 친구들이 어딜 갔을까요?
선배, 후배 모두 함께 냇가에 나가 헤어질 줄 모르고 첨벙 대던 그때로 돌아갈 수 없나요?
어떻든 만나서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고, 연락 한번 주셔요.
그때 그 시절 친구들
참 맑고 따뜻했는데.....
여름이면 북천, 남천 개울에
홀딱 벗고 뛰어들어 물장난하고
겨울엔 얼음 꽁꽁 언 논에서
팽이 돌리고 앉은뱅이 썰매 타던
철수와 영희도 많이 늙었겠지요
어린 시절 순간들이 눈가에 아른거립니다
고맙습니다
종로 3가 그 길 어찌 잊을 수 있나요
소주 한잔 먹고 싶고 뵙고 싶었는데
두 달여 동안 아픔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 (월-일) 내내 괜찮습니다
7일 중 하루 찍으시면 오후 퇴근 무렵
송해거리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