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비창(批創) 김성구
꼭두새벽부터 난리법석이다.
서로 자기가 각시라고 실랑이를 벌인다.
열여섯 가닥 붉은 거미줄을 타고 욱일승천하는
붉은 반점이 빛의 확산을 한다.
하늘에 떠 있는 눈동자가 뻘겋다.
여덟 가닥, 빨간 거미줄로 칭칭 덫을 놓고,
사과는 새빨간 거짓말에 염색된다.
오늘도 아우내장터는 인산인해.
동방인형극단의 호객행위가 그럴싸하다.
손가락 까딱거림에 어깨를 들썩, 고개를 갸웃
인형극 개봉박두를 알리는 군대나팔소리.
형형색색, 꺼벙이 인형들이 늘어서있다.
초록은 동색이었던가?
붉은 거미줄로 엮은 완장이 벼슬이다.
서대문, 상여행렬은 삼천리.
장식은 만개전인 무궁화 꽃 봉우리.
구경 좀 더 하지 않고선, 지지배~
먼저 가버리고 나면, 상숙이는 어떡하라고,
쑥 캐러간 열다섯 검은 댕기머리,
동심이는 왜 이리 늦을꼬.
상두꾼의 목마른 선창소리가 멀어져간다.
21세기, 들리지 않은 꽃들의 이야기가 묘지에 묻혔다.
덩그러니, 빈 소쿠리 애처롭다.
눈물 훔친 멍 자국위로 꽃잎들이 진다.
나뒹구는 손톱의 파편들이 피의선서를 한다.
그날의 아픔들을 잊지 않겠노라고......,
국회대로에서 혹은 버드나루로에서,
붉은 거미줄 스스로 매단 꼭두각시들의 연극.
인형극 공연이 오늘도 한창이라지?!
태백산맥 동맥능선 낭자한 꽃잎들의 흔적.
짝 잃은 하얀 고무신은 아리랑이다.
첫댓글 봄비 오는 아침
자작글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