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소개
우는 아이들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 속에서 인간 숙명의 태생적 애처로움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천진(天眞)스런 웃음 속에서 우리는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도 발견하게 된다. 삶의 이중적 아이러니는 이렇듯 도처에서 우리에게 수수께끼를 던진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 소재 갤러리 진선에서는 오는 11월 5일부터 23일까지 ‘두 아이 이야기 展’을 통해 이 수수께기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보려 한다.
박대조 | 원죄 없는 잉태(Immaculate Conception) | transparency in light box | 82.7×80cm | 2008 (edition of 5)
파야 | Noblesse Children #34 | lambda print, saitec | 60×80cm | 2008 (edition of 7)
‘두 아이 이야기 전’에서는 아이(child)라는 공통적인 소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파야와 박대조 작가의 표현양식은 매우 대조적이다.
아이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파야의 작품은 작가의 상상력이 매우 돋보이고 있다. ‘Noblesse Children’이라는 타이틀로 표현되는 파야의 작품들이 명품을 걸친 아이들의 익살스런 표정을 보여줌으로써 물질 만능주의 세태를 꼬집는다고 말하는 것은 일견 타당한 듯해 보이나 너무 편협한 해석이다. 삶의 아이러니에 대한 작가의 익살스런 통찰력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작품 감상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될 것이다.
반면 박대조 작가의 작품은 사뭇 엄숙해 보인다. 아이들의 무표정한 얼굴, 눈동자에 새겨진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통해 작가는 세상의 이중적 아이러니를 중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대조 | 깨어진 동심(Broken heart) | 대리석, 아크릴, 먹, 혼합재료 | 100.4×93.6cm | 2008
‘두 아이 이야기 전’에서는 전통적 사진기법을 탈피해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해 작가의 상상력을 맘껏 드러낸 파야 작가와 대리석에 사진을 음각한 독특한 기법을 선보인 박대조 작가의 창의적인 표현양식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