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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드리민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이상하고 쓸데 없는 글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0.01틱스대의 카드들로만 덱을 만드는 매온 전용 포맷인 Penny Dreadful을 보고 영감을 받아, 커맨더 카드 포함 50불 이내로 커맨더 덱을 짜는 커맨더 50$ 챌린지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커맨더 유저지만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승률이 좋은 편이 아니죠. 그리고 금액에 제한을 걸었기 때문에 덱 파워 자체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닐 거라고 예상됩니다. 또 제가 짠 덱이 유일 정답일리도 없구요. 같은 커맨더로 덱을 짜더라도 사람마다 특색이 다른 게 또 커맨더의 매력 아니겠어요.
또 하나 당부를 드리자면, 이 챌린지에서 덱의 가격은 MTGGoldfish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카드킹덤이나 한국의 매직샵에서 제시하는 카드가격과는 오차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서문은 이쯤에서 하고 이번 글에서는 최근 릴리즈된 정규세트, 라브니카의 길드의 여덟 커맨더 중 네 개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침묵시키는 자, 에트라타(Etrata, the Silencer)
50$ 챌린지 덱 : https://www.mtggoldfish.com/deck/1384335#paper
에트라타는 상대에게 특수 패배를 부여하는 커맨더입니다. 하지만 그 특수 패배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지요.
1. 에트라타로 상대에게 전투피해를 가한다.
2. 상대의 조종 하에 있는 토큰이 아닌 생물을 추방하여 살해 카운터를 올린다.
3. 전장에서 이탈한 에트라타를 다시 찾아서 공격한다.
4. 이러한 과정을 반복한다.
따라서 에트라타의 이 특수 패배를 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튜터류 카드와 에트라타가 좀 더 활개를 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죠. Mirror Gallery로 전설적 룰을 봉인한 후에, 복사본 토큰을 만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50$ 챌린지에서는 이러한 카드들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튜터류로는 고작해야 극악한 자의 가르침(Diabolic Tutor), 라자케스의 의식(Razaketh's Rite)과 같이 고발비에 값싼 카드가 고작이죠.
그래서 저는 이 덱에 군대의 투구를 투입합니다. 군대의 투구(Helm of the Host)는 플레이어의 전투단에 장착한 생물의 복사본 토큰을 만들고, 만약 그 생물이 전설적이라면 복사본 토큰은 전설적이 아닙니다.
전설적이 아닌 에트라타가 있다면 이 토큰을 대상으로 유사한 복제(Quasiduplicate)와 같이 복사본 토큰을 만드는 또다른 주문을 발동할 수 있고, 플레이어에게는 좀 더 전략의 폭이 넓어질 수 있겠지요.
또한 전설적인 에트라타도 상대 생물을 추방하여 카운터를 올린 뒤 서고로 섞여들어가기 전에, 검사 대상 선택(Select for Inspection)이나 알 수 없는 사라짐(Unexplained Disappearance)처럼 손을 되돌린 다음 다시 발동하는 것으로 서고에서 찾아 해멜 필요나 커맨더존으로 보냈다가 추가비용을 내고 발동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트라타만으로는 커맨더에서 승리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 덱에는 비행, 치명타, 섬광, Fear, Ninjutsu와 같이 비교적 상대하기 까다로운 능력을 가진 생물들 위주로 투입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드로우 수단이나 적절한 견제 주문을 넣어, 가능한 에트라타의 특수 패배 조건을 활용하여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는 덱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방면의 달인, 라자브(Lazav, the Multifarious)
50$ 챌린지 덱 : https://www.mtggoldfish.com/deck/1385714#paper
지난 충돌의 관문에서 등장한 라자브와 달리, 이번 라브니카의 길드에 등장한 라자브는 플레이어의 무덤에 있는 생물을 복사합니다. 생물을 복사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CMC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라자브 커맨더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에트라타 덱과 달리 라자브 덱은 생물 카드가 30장이 들어갑니다. 이들은 모두 적재적소에 복사하기 좋은 다양한 능력을 가진 카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디나이얼을 발동했다면, 방호를 가진 투명한 추적자(Invisible Stalker)나 무적을 가진 부적 리치(Phylactery Lich)를 복사해서 대처할 수 있겠지요.
또한 필요한 생물 카드를 무덤에 잘 묻을 수 있도록, 이번 디미르 가문의 능력 키워드인 감시 효과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감시를 발동할 때마다 이득을 보는 카드도 준비되어 있죠. 라자브가 전장을 떠나지 않는 한, 라자브에 누적된 정보는 계속 유효합니다. 생각에 사로잡힌 허깨비(Thoughtbound Phantasm)나 디미르 감시벌레(Dimir Spybug)를 복사해서 얻은 +1/+1 카운터는 다른 생물을 복사한다고 해도 계속 남게 되는 것이죠.
물론 라자브 한 장만으로는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없기에 필연적으로 생물을 발동하고, 이를 위한 카드 역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무덤에서 생물을 퍼오거나 직접 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니스트라드의 영혼(Soul of Innistrad)이나 헤이븐굴 리치(Havengul Lich) 같은 카드도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덱 전반이 카드를 뽑거나 버리고, 생물을 무덤에 묻어두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라자브로 무덤의 생물을 복사하는 데에 열중한 나머지, 스스로 서고를 너무 밀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로부터 배우다(Learn from the Past)나 초능력 소용돌이(Psychic Spiral), 혹은 감시와도 연계되는 향상된 감시(Enhanced Surveillance)를 이용해 자신의 서고를 수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라자브 덱은 기본적으로 라자브가 얼마나 많은 생물을 적절한 때에 복사하여 위기를 대처하는가에 승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디미르 가문에게 그러한 일은 운이 아니라 상황을 통제하는 감시 능력으로 이뤄지는 것이겠지요.
군단의 칼날, 타직(Tajic, Legion's Edge)
50$ 챌린지 덱 : https://www.mtggoldfish.com/deck/1385745#paper
타직은 기본적으로 심플한 어그로 커맨더입니다. 자신을 제외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모든 생물이 받는 비전투피해를 방지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타직이 살아있는 한 플레이어는 얼마든지 파멸의 시간(Hour of Devastation)이나 멸종의 별(Star of Extinction), Chain Reaction과 같은 매스 번을 쓸 수 있다는 소리가 됩니다. 그리고 타직이 매스 번에 맞아 죽더라도, 그 주문까지는 다른 생물의 비전투피해 방지가 지속되기 때문에 타직을 다시 꺼낼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된다면 구태여 타직을 보호하려 들 필요도 없다는 의미도 됩니다.
이러한 매스 번 중에는 멸종의 별이나 Destructive Force처럼 대지를 희생하는 경우가 있어, 대지를 대체하여 마나를 충당할 수 있는 다면체 보관장치(Hedron Archive)나 Dreamstone Hedron와 같은 마법물체도 추가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번 보로스 군단이 들고 나온 능력인 지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격력이 낮은 편에 속하는 생물이나 틸로날리의 소환술사(Tilonalli's Summoner)처럼 한번에 많은 생물 토큰을 뽑아낼 수 있는 카드도 투입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타직 덱은 매스 번을 비롯한 비전투피해에 대해 강세를 보이지만, 그 외의 효과에 대해서는 대책이 전무합니다. 플레이어의 생물 전체에게 무적을 주는 주문도 대항하기(Make a Stand)나 뿌리 깊은 방어(Rootborn Defenses) 정도로 한정적이고, 무엇보다 방호를 얻어낼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부분이 큰 결함이라고 할 수 있겠죠.
따라서 타직 덱은 불리해지기 전까지 빠르고 강하게 때리고, 불리해지면 매스 번으로 판을 갈아엎는 시도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의의 모범, 아우렐리아(Aurelia, Exemplar of Justice)
50$ 챌린지 덱 : https://www.mtggoldfish.com/deck/1386180#paper
이번 글에서 가장 어려웠던 덱을 꼽으라면 이 덱이 될 것 같습니다. 2018년 10월 초 현재 아우렐리아의 가격은 금붕어에서 15$, 카드킹덤에서 17$입니다. 약 35$ 이내로 남은 99장을 해결해야 했죠.
더군다나 아우렐리아의 효과를 극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물의 대부분이 적색이면서 백색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37개의 생물 카드 중 22개가 그러한 생물이며, 선홈의 길드 마도사(Sunhome Guildmage)나 군단 소집(Assemble the Legion)과 같이 적색이면서 백색인 생물 토큰을 만드는 카드를 기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물론 아우렐리아의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에트라타와 마찬가지로 군대의 투구가 절실했지만, 덱의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네요. 대신 아우렐리아를 보조하여 적색이면서 백색인 생물들에게 버프를 주는 Agrus Kos, Wojek Veteran이나 보로스의 패기(Legion's Initiative), Glory of Warfare를 추가했습니다.
생물의 구성은 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을 빼고는 타직 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우렐리아의 효과와 겹치지 않도록, 가능한 경계 혹은 돌진 아니면 둘 다 가지고 있는 생물을 최소화하려고 했다는 점 정도가 포인트가 되겠네요.
아우렐리아 덱은 지금 커맨더의 가격으로 인해 여러모로 아쉽지만, 위니로 시작해도 여러 보조 카드와 함께 스노우볼링을 기대해볼만한 어그로 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언제나 피드백은 환영합니다.
사실 지금 이미지도 이것저것 많이 첨부하려고 했는데(Gatherer에서 35장 정도 다운받았군요), 다음 카페에서 글 쓰다가 두 번 날아가서 다시 쓰는 중이라 힘드네요. 첫단추가 이렇게 꿰져서 앞으로도 이런 느낌으로 글을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임시저장 일해라, 세션 일해라, 로그인 연결 상태 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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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패치노트 : 라자브가 부적 리치를 배끼면 부적 카운터가 올려진 마법물체가 없어서 바로 무덤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제보로 확인했습니다. 덱리스트에서 부적 리치를 삭제하고 케프넷을 넣을 예정입니다.
이름이 부적리치가 아니라 괜찮지 않나요?
@[KIN]이경진 카드 텍스트 중에 적혀 있는 카드 이름은 보통 "this card" 와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라자브는 저비용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크리처를 활용하는 재미가 있을거 같네요
커맨더 유저는 아니지만 글을 읽어보니 꽤나 흥미가 생기네요. 아이디어는 난투에도 응용할 수 있을것도 같구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난투에서도 활용 방법이 분명 있을 거에요!
라자브는 Hunted 시리즈으로 변신해도 재밌겠더군요..에트라타는 컨셉은 재미있었는데...
타직,아우렐리아는 보로스다운 장군이지 않을까....
훌륭한 글 감사합니다~! 읽다보니 재밌는 생각이 솔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본문과는 관계없는 질문이지만 본문에 링크된 사이트에서 바로 카드 구매가 가능한가요?
mtggoldfish에서는 바로 구매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구요. 링크된 사이트에서 해당 덱리스트대로 카드를 구매할 수 있게 ebay나 cardkingdom으로 연결해주는 링크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