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내내 손전화통이 불이난다.
머슴아 갓쓴아 촌뜨기들 모임에 안갔더니만..
저거가 언제부터 나를 챙겻다고 ㅉ 랄도 ㅋ ㅋ.
딸래미 기침이 심해서 집을 비울수가 없음은 이유가 안된다나 ㅎ 어쩐대나 ㅎ
지들이 늦둥이의 재미를 아남 ㅎㅎ
참석못함의 서운함에 소꿉놀이적 시절을 떠올려본다.
그냥 저냥 밥숟갈 뜨고사는 성주촌마실의 어느 집 오남매중 시째딸.
시째딸은 선도 안본다더만 ㅋㅋ .
쪼끄마한게 일찍 눈을 ? 떠서 진짜 선한번 못봤네 ㅎㅎ
억울할것도 없는것이 연애다운 연애는 했응께노 ~^^
요즘같이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는 날이면
난 언제나 구둘방에 앉아 화투놀이 하는게 참 재미있었다.
별로 자상하지도 않은 아부지옆에 앉아 갑오띠기를 ㅋ ㅋ
그당시 붙은 별명이 고망쥐 !
어린게 하도 빨리 띠내니까 어른들이 신기하기도 기가차기도 했을터.
조끄만 고망쥐가 겨울나기를 더 충실히 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타짜가 되어있지 않을까^^
국딩 삼학년땐가 용의검사 시간.
쉬는시간 학교앞 도랑에가서 쓱쓱 배앞부분만 ..
샌님은 귀신이다. 그날따라 등짝검사다 ㅎ ㅎ
보나마나 배잡아 땡기고 두손들어 벌서고..
촌마실에 목간탕이 있을리없고. 일년에 세번 때밀어는 봤나
아니다 여름밤이면 도랑탕을 했으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씻는걸 되게 싫어한다.(옆에 안올라~~ㅎ)
그런데에는 나름대로 사연이..
제법 큰 갱분에서 물놀이 하던중 빤스에 모래가 낀거같아 얕은물에 서서
살살 털어 낸다는것이 ~~(서있던 자리가 모랫벌 )
깊은 갱분구덩이에~어푸어푸 !마실 오빠의도움으로 구출은 했지만 그이후로 난 물이너무 싫다.
씻기를 싫어하는 어줍잖은 이유같지만..
나를 닮아서인지 딸애도..울집 남자왈.
이집엔 남자둘은 씻어조지고 여자둘은 더러워서 못살겠다고 ㅎㅎ
촌뜨기의 명랑열전은 자전거타기..
국딩 사학년 즈음.. 다리가 닿지않아 자전거사이로 돌려 타는 마치 곡예같았지싶다
두모퉁이 넘어 소재지까지 가서 만화책은 봐야겠고
한두권으론 성에 안차니 빌려오는 방법을 하자니 이동수단은 단연코 자전거 !
책실어온다는 일념으로.. 비포장도로 자갈길의운전이 어디 호락호락 하기나 했던가
논구덩이로 휘리릭 날으기도 샛도랑에 꼴아박기도..
지금 내 이마엔 그때상처가 영광스럽게 버티고있다 ㅎㅎ
만화책을 많이 봐서인지 군내백일장 참가 하는 기회를 얻기도..
제목이래야 뭐 추수 허수아비 등등..
다른건 기억에 없지만 그냥 탈곡기소리 와룽와룽 그렇게 썼던거 외에는..
샌님의 인솔하에 들른 중국집 !
생전 처음으로 짜장면을 먹어봤지만 맛에 대한 기억은 없다.
다만 주방장의 현란한 손놀림 !
굵다란 밀가루 반죽의 두께와 둘둘말은 세네번의 꼬임 도마위에 툭툭 던져지는 울림
짜장면에 대한 기억의 전부이다.
나~! 어렸을적에는 간식거리가 그리 많지 않앗다
그나마 우리집은 학교앞 구멍가게 집이라 조금은 풍족했지만..
라면하나 삶으면 고거 하나 얻어먹자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갖은 애교를 떨어야만 했으니
내오빠가 울집 두목이였다.
씹다가만 껌을 실겅아래 떡하니 붙여놓고 날이새면 서로 지껌찾느라 법썩.
그덕에 울집 실겅밑은 터덜터덜 껌의 흔적들이..
어쩌다 아침에 티격태격 싸울라치면 울엄마 부지갱이들고
이눔의 갓쓴아들 ~~방으로 밀고 드오면 와다다닥 세 갓쓴아이는 쏜살같이 마당으로 내달음박질..
먹을것이 풍족치 못했던 그때그시절이 지금의 이나이에 와있고보니 푸근함으로 와닿는다.
난 옆집의 압력밥솥 돌아가는 소리를 참좋아한다.
취리릭 취리릭 !~~그 옛날 !
우리집은 마실에서 조금 떨어진 도로가에 잇었기에 근가의 소리들이 잘 들렸었다.
삐거덕 ! 새목아지매집 정지문소리~ 달랑달랑 ! 울 큰집 삽짝문 거는소리~씨리리릭 ! 힌들띠기집 쇠죽솥뚜껑소리~
덜커덩 ! 징기띠기집 큰방문 여는소리 ~엣취 ! 상삼양반 기침소리~~~
달가락 덜거럭 수저들었다 놓는소리들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지금도 다른이들의 밥먹는 모습들을 너무좋아한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희열이라고 해야하나 ?
열두시가 넘은 이 시간에 나홀로 지난날들의 회상함이 참 행복하다.
쌔근쌔근 잠들은 딸아이에게는 훗날 어떤추억들로 채워져있을까 ?
겨울이 다 가기전 흰눈이 펑펑내리면 엄마의 겨울 이야길 들려줘야겠다.
그땐 짚으로 엮은 담장에 눈을 담아 삭카린이나 삼성당을 뿌려 먹었노라고 ㅎㅎ.
궁상스런 얘기가아닌 가슴속의 보물을 꺼집어내듯 해야겠지~~^^*
엄마만큼이나 곱고 넉넉한 추억을 쌓기를 바라며..
오늘밤도 잠농사는 피농이지 싶다.
잠이 든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싶다.
첫댓글 어릴쩍 기억이 생각이나네요... 과거를 먹고산다고 하지요...외식에 짜장면이 최고 였는데....
논두렁에 휘리릭...샛도랑에 꽂아밖기도... 애들은 엄마의 많은추억들의 이말들을 다알아들을까??? 잠농사가 피농사라...나이가들긴 들었나봐용...잠이안올땐...책을봐용 니에겐 책이수면제든디 ㅎㅎㅎ잠시옜날로푹빠져불다...다시현실로...
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라선지... 나의 어릴적 추억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네요~~ 만화책 많이 읽었져~~~그래서 상상력이 풍부하다는데...사카린 물에 타서 마니 멋었징 ...
보리수님 , 감수성이 예민하고 천진난민한 소녀의 모습이 떠오름니다 ...애수에 젖은 음악과 자작글 ...수많은 영상들이 꼬리에 꼬리을 물고 날 괴롭히는 처량하고 슬프기 그지없는 이밤 저, 까지도 우울에 지는 군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