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소성일기자] 경찰관 방춘원씨(51·전북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는 다른 사람에 비해 바짓단이 유독 짧다. 입사 이후 지금껏 타고 다니는 자전거 탓이다.
“자전거 체인의 기름 때가 바지에 묻어 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방 경정은 “고심 끝에 아예 바짓단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한다.
이후 20여년간 그는 정상보다 훨씬 짧은 단복 바지를 입고 다닌다.
방 경정의 자전거 사랑은 25년전인 지난 80년 8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근무지인 남원시 금지면 파출소 시절부터 자전거를 타고 관할구역을 순찰하곤 했다.
“당시에는 저 뿐만 아니라 경찰관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했죠. 보관도 편리하고 기름값도 안 들고 얼마나 좋습니까”
그 때 이후부터 방 경정은 자전거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자전거만 10여대. 이런저런 고장이 잦자, 지난 2000년에는 13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지금의 최고급 자전거를 구입했다.
자전거만 타고 다녔던 그는 여태껏 자신의 이름으로 승용차를 구입한 적이 없다.
하지만 방 경정은 “게으르니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말한다.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아침 저녁으로 걸어다니지 않겠냐는 것이다.
주변에서는 나이도 있고, 보는 눈도 많은 만큼 ‘이젠 그만 좀 타’라고 말리는 사람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같이 타자’고 권유하며, 자전거 예찬론을 펼친다.
자전거로 단련된 방 경정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내공을 소유한 고수로도 유명하다.
30여년간 꾸준히 익혀온 그의 검도 실력은 공인 4단. 전북 경찰관 중에는 그와 맞설 고수가 없을 정도다.
최근 들어 수험생 아들을 학원에 데려다 줘야 하는 탓에 아내의 차를 가끔 이용하지만, 별다른 일이 없을 때는 항상 그의 옆에 자전거가 지키고 있다.
“자전거 타는 게 뭐 큰 일이라구요. 그냥 좋아서 타는 건데…”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하던 방 경정은 “누구라도 타고 다니면 왜 좋은지 금방 알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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