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꽤 쌀쌀해져서 긴 팔을 입어도 될 정도가 되었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애매모호한 날씨가 계속 될 것 같아서 우산 하나를 챙겨서 나왔으나 머지않아서 지하철역에 거의 도착해서 티 머니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경악하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때문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역시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오면서 직감적으로 내가 제일 늦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어쨌든 적당한 출석률 속에서 모니터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 코스는 작년에 간 코스와 비슷했는데 저번에는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본 반면에 조금 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에서 조금 차이가 있었다. 또한 북촌 마을 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곳이니 만큼 아기자기한 한옥과 골목 등이 조화를 이루어서 각기 독특한 멋을 내고 있었다.
첫 번째 코스는 조선어학회 회관 터였다. 조선어학회는 한글 연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로 주시경 선생님의 제자들이 주축을 이룬 단체라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고 한다. 산뜻한 출발에 이어서 곧 손병희 집터에 도착을 했다.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내가 맡은 부분이었으나 자료를 가져오지 않아서 발표를 하지 못했다.
손병희 선생님은 제 3대 천도교 지도자로서 동학을 천도교로 계승하면서 일진회 등의 친일적인 성격을 가진 집단들을 쳐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민족대표 33인 중의 하나로 3.1운동을 주도했으며 문화 사업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였다. 손병희 선생님의 업적을 살펴보면서 정말 이 분은 한국사의 흐름의 중심에 있었던 분 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곳에서 걸어 나와서 재동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진단학회 터를 모니터링했다. 작년에 왔을 때는 진단학회라는 것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가볍게 넘겼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단체인지 자세히 들으려고 했다. 일본 사람들이 주도권을 가진 한국과 인근지역의 역사를 연구하기 위한 역사연구회는 일제 시대에 존재했지만 식민주의 사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에 대항하여 만들어진 단체가 진단학회인 만큼 역사적으로 의미가 중요한 단체임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사단법인으로서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그 다음은 더 걸어 올라가서 볼 수 있었던 여운형 집 터였다. 이 분에 대해서 이번에는 간략하게 알아보고 넘어갔지만 다음에 따로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 분은 좌파였기 때문에 공산당으로 취급되어서 남한에서는 업적 연구가 잘 되지 않고 있어서 업적이 저평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다음 코스는 자칫하면 지나칠 수도 있었던 김성수 집 터였다. 골목에 있어서 눈에 띄지는 않았으나 멋있는 한옥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집 앞이 바로 차도라서 교통이 조금 불편했고 모니터링을 할 때 통행에도 약간은 방해가 되었다. 김성수 선생님은 동아일보사를 창립하고 대학설립에 힘쓰는 등 지금도 잘 알려진 고려대학교를 세운 사람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이 분의 호가 ‘인촌’이기 때문에 고려대학교에 그를 기리기 위한 ‘인촌대강당’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친일행각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기도 하다는 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인촌 김성수 선생님이 설립하신 중앙고등보통학교에 갔다. 고려대학교와 비슷한 건축물이 인상 깊었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한국 배우들이나 가수들의 포스터를 학교 앞에서 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그런 아기자기한 학교 앞의 풍경이 매치가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학교 학생들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조금은 불편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어쨌든 학교 안에 위치한 3.1기념관을 마지막으로 이번 모니터링을 마쳤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느낀 점은 이번 코스의 문화재들은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고 찾기도 수월했다는 것이었다. 깔끔하게 계획했던 코스를 전부 돌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첫댓글 그 적당한 출석률에 방해를 한 게 나인가? 미아뉴ㅠㅠ 다음 활동 때 꼭 봐!!!! 중앙고 거기가 그렇게 이쁘다는데 나도 가보고 싶다ㅠㅠㅠㅠㅠ
중앙고 대박..... 우리 학교가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꼬... 흐규흐규흐규
그리고 다음 활동 때는 꼭 보자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