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 ‘당당뉴스’가 첫 번째 공개 팟캐스트를 열었다. ‘한국교회, 안녕들 하십니까?’란 주제로 열린 토크쇼는 1일 저녁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에서 100여 명이 시민들과 함께 진행됐다.
최근 한국교회 위기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날 팟캐스트는 일명 ‘비주류’ 기독교인들의 교회 문제에 대한 자유토론 자리로 마련됐다.
토크쇼 진행자에 정치평론가인 최요한 소장(데이타일렉션)이 자칭 ‘가나안성도’로 나섰고, 패널로는 감신대 교수 재직 시 학문적 견해 차이로 해임된 홍정수 박사, 민주화 운동과 민중운동에 투신해 온 지성수 목사, 참교육학부모회 회장과 빈곤아동지원단체 이사장인 박경양 목사, 일명 ‘짤권’(짤린권사)으로 당당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국인남 씨가 등단해 입담을 과시했다.
진지한 성찰이나 대안 제시가 이뤄진 자리는 아니었지만, 평신도와 일반 목회자들의 시각에서 격식 없이 속시원하게 풀어진 토크쇼는 일반 시민들의 공감과 호응을 끌어냈다.
▲당당뉴스가 주최한 첫번째 공개 팟캐스트가 1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이벤트홀에서 열렸다.(왼쪽부터 지성수 목사, 국인남 씨, 최요한 소장, 홍정수 박사, 박경양 목사)ⓒ뉴스미션
한국교회 목회자, 무슨 문제일까?
유일하게 평신도로 토크쇼에 나온 ‘짤권’(짤린권사) 국인남 씨는 먼저 건축에 집중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질타했다.
그는 “20년 간 한 교회에서 행정과 도서편집으로 담임목사님을 가까이 섬겨왔다. 그런데 목사님이 갑자기 별세하고 후임자가 왔는데 오자마자 건축을 강행했다. 교회는 이미 수십억 원을 들여 아름답게 리모델링한 상태였는데 부수고 새로 짓는다니까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발설하니 그날 바로 짤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가 너무 건축에 미쳐 있다. 무조건 집을 멋있게 지어놓으면 사람이 모인다는 90년대 사고에 멈춰 있다. 교회는 비어있는데 건축을 하려고 노력한다. 건축을 막자는 의미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경양 목사는 91년 감신대 교수를 종교재판으로 쫓아낸 사건 이후 기독교계에 법과 상식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91년 감리교가 교리에도 없는 종교재판으로 교수들을 제명하고 쫓아냈다. 기독교계 건달들이 신학교를 습격한 사건이다. 그 이후로 법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돈 선거와 교회 세습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홍정수 박사는 목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일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목사는 “목회자로서 그들을 이해하고 싶다. 그들이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자신들이 뭐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명쯤 모이는 교회 담임목사가 내 친군데 LA에서 만났다. 이것 저것 다 해봤는데 밑천이 다 떨어졌다는 거다. 건물을 지어놓고 또 때려부수고. 건축은 교인들이 헌금 낼 수 있는 명분을 주는 좋은 전략 아닌가. 목회자도 먹고 사는 일이기에, 또 배운 게 그거 밖에 없어 어떻게 해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돈 없어도 예수 만나는 재미 알면 돼”
패널들은 한국교회의 많은 문제들이 돈과 권력, 명예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교회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주의를 벗어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양 목사는 “가장 큰 문제가 성장주의다. 사람만 모아놓으면 다 되는 줄 안다. 신자나 목사들이 머릿수를 신경 쓰는 순간 타락한다. 얼마나 모이느냐에 집중하면 더 이상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회자가 왜 천명, 만명 모이는 교회를 원할까. 폼나고 여유롭고 능력 있다는 말 듣고 싶어서다. 명예, 권력, 돈 안생긴다면 한국교회 목사들이 수만명 모으려고 하겠는가. 한국교회가 살려면 성장주의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홍정수 박사는 “목사님 편에서 말한다면, 하나님을 만나는 재미가 없어서 돈 모으는 재미로 사는 것이다. 목회해서 돈을 더 벌고자 하는 게 한국교회 풍토다. 돈 없어도 예수 만나는 재미만 있으면 된다. 그게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성수 목사도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예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맛과 재미는 풍부하다. 정말 무궁무진하다. 한국교회는 성경의 독단적 해석으로 그 재미를 모른다. 목회자가 무식해 한가지 밖에 몰라 그렇지, 예수의 맛은 철철 넘치고 풍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