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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원문보기 글쓴이: petros
전삼용 요셉 신부 2018.05.13 주님 승천 대축일 - 주님 승천과 서번트 리더십.mp3 주님 승천 대축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마르코 16,15-20ㄴ 주님 승천과 서번트 리더십 “유재석이 잘 되는 이유, 탈(脫)자아 리더십”이란 기사를 읽어보았습니다. 이와 덧붙여 “직장 내 유재석이 돼라! 유재석에게 배우는 직장인 리더십”이란 제목도 있었습니다. 1991년에 데뷔하여 26년간 끊임없는 상승세를 보여 최근 10년 동안은 그의 상대가 없는 상태로 가장 사랑받는 연예인 1위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기자는 그 이유를 ‘탈자아’, 즉 자기를 버리는 리더십에서 찾고 있습니다. 무대에 선 출연자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언제쯤 멘트 치고 들어가지?’ ‘의상을 좀 세게 입고 나올걸 그랬나?’ ‘요새 저 친구랑 캐릭터 겹치는데...’ 등을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재석은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를 잘 만들고 살려주려 하며 프로그램 전체의 진행과 구성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자기를 버리고 동료들과 프로그램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위기가 쳐지는데 내가 지금 몸개그를 칠까?’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동료들도 그의 정신에 녹아들어 자신을 버리며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자기가 아닌 프로그램 전체를 위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프로그램이 잘 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먼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이들을 높이려는 유재석의 마음이 모든 이들을 감동시켜 유재석이 원하는 대로 협력하여 주어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이런 탈자아식 리더십을 일반적으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라 부릅니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머슴 리더십’ 정도가 될 것입니다. 리더가 억누르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밑에 위치하여 떠받치며 감동을 주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끄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의 마음만 사로잡을 수 있다면 마치 체인이 무거울 때 맨 앞만 잡고 끌면 저절로 뒤도 다 끌려오는 원리와 같습니다. 이 리더십은 그린리프(Greenleaf)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라고 하는데 그 모티브를 헤르만헤세의 소설 “동방으로의 여행”에서 얻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레오’(Leo)라고 합니다. 그는 동방으로 순례여행 하는 집단의 서번트, 즉 하인으로서 그들과 함께 여행하며 순례자들의 모든 일을 보살펴주는 사람입니다. 허드렛일뿐 아니라 순례자들의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것은 물론 불평이나 하소연을 마다않고 들어주고 격려해 줍니다. 레오는 그들에게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레오가 갑자기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순례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순례자들 중 한 사람이 레오를 찾아 나서게 되고 순례집단의 하인이었던 레오가 실제로는 동방의 한 교단의 최고 지도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교단은 자신들의 여행을 후원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그들이 그 리더와 그 교단의 지지자들이 될 것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주님 승천의 의미는 주님께서 당신의 육체를 구원하셨다는 데 있습니다. 인간이 죄를 범하고 그 죄의 성향을 지닌 육체 때문에 더 이상 하늘에 살 수 없고 땅에 썩어 묻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육체의 욕망 안에 사는 영혼 또한 육체의 욕망 안에 갇혀 육체와 같은 운명을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육체가 당신을 순종적으로 따르게 하심으로써 그 육체까지 부활하여 당신을 하늘까지 따르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승천이 우리 육체의 욕망을 이긴 우리 모두가 미래에 가지게 될 영광스런 구원의 완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께서 어떻게 육체를 구원하셨을까요? 육체의 욕망은 아무리 강제적으로 억압하려 해도 되지 않습니다. ‘죄를 짓지 말아야지’하며 결심해도 육체는 그 결심에 동의하지 않고 계속 더 큰 죄를 짓습니다. 바오로는 우리 안에서의 이 싸움을 이기게 해 주시는 분이 오로지 주님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지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로마 7,23-25) 우리 육체 또한 주님의 사랑에 대한 ‘감사’ 때문에 더 이상 죄의 욕망에 머물지 않고 하느님의 법에 순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당신께서 직접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우리의 발을 닦아주심으로써 우리 마음 안에 감사의 정이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함으로써 우리를 따르게 하는 것이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인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발을 씻어줄 때의 그 물은 바로 ‘그리스도의 피인 성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희생이 감사의 정을 일어나게 하고 그분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그리고 그 감사의 마음이 그 피를 주시는 분의 뜻에 따라 우리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하늘의 욕망을 따르게 만들어 자신을 구원하게 됩니다.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이 된 뉴욕 빈민가 출신 파월 장관의 이야기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공장에서 어느 날 그는 다른 인부들과 함께 도랑을 파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삽에 몸을 기댄 채 회사가 충분한 임금을 주지 않는다며 불평하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서 한 사람은 묵묵히 열심히 도랑을 파고 있었습니다. 몇 해가 지난 후 다시 그 공장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을 때 여전히 그 사람은 삽에 몸을 기댄 채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지만 열심히 일하던 사람은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여러 해가 흘러 그곳에 다시 갔을 때 삽에 기댄 채 불평만 하던 그 사람은 원인을 모르는 병으로 장애인이 되어 회사에서 쫓겨났고 열심히 일하던 그 사람은 그 회사 사장이 되어있더라고 했습니다. 바로 ‘감사’를 입은 사람이 하늘로 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마음에서 바로 이런 감사가 일어나게 하시기 위해 성체와 성혈을 주시고 성경의 가르침도 주십니다. 당신께서 베풀어주시는 이 모든 희생 안에 ‘성령’께서 함께 하십니다. 미사 중 참으로 감사가 일어 주님을 찬양하는 사람은 그 본성을 주님에 엮어 함께 하늘로 승천하게 될 것이며, 그렇지 못하고 여전히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것저것 더 청하다가 계속 땅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제주도 어떤 아파트에서 불이 났고 탈출 못하던 4명의 가족은 간신히 극적으로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아들이 나오지 못했고 어머니는 오열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장비도 없이 불속으로 뛰어들려 했고 소방대원들이 말렸습니다. 아무리 찾아봤는데 다른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고 장비 없이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한 소방대원과 함께 산소를 나눠 마시며 다시 집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리고는 나머지 한 아이를 찾아 나왔습니다. 이제 그 아이는 아버지에게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자신도 게임을 하고 싶고 놀고 싶은 욕망도 있겠지만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갈 것은 뻔한 일입니다. 이것이 서번트 리더십이고 이것이 본성의 승천의 원동력이 되게 합니다. 내가 먼저 감사 때문에 주님의 뜻에 매순간 순종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 누군가에게 감사의 정을 얻어내십시오.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감사해서 나를 따르게 하십시오. 내 뒤를 따라 그도 승천하게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