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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세미나> 김수행 『세계대공황』(2011) 강독(5차시)
2026.09.17.(목)
발제자 명혜영
5장 2007년 8월의 금융위기
1절. 1980년 이후 신자유주의의 경제적 귀결
1. 신자유주의의 등장
1970년대 말 복지국가적 자본주의는 ‘인플레이션,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요구, 자본가의 조세 반발, 달러 불안, 국제경쟁 격화, 실업 증가’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에 맡기자”는 신자유주의이다.
미국에서는 폴 볼커가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도록 만들었고, 높은 금리는 해외자본을 미국으로 끌어들여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확대’를 동시에 가져왔다.
2. 신자유주의는 노동과 복지를 약화시켰다
레이건 정부는 경기후퇴와 실업에도 불구하고
* 사회복지 축소
* 노동조합 공격
* 노동자의 권리 약화
* 부유층 감세 등을 추진했다.
이후에도 복지축소 기조가 유지되면서 ‘학교·병원·실업급여·연금·저소득층 지원’ 등이 타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노동자와 서민의 ‘소득과 사회적 안전망이 약화’ 되었다.
3. 임금이 생산성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신자유주의 경제에서 중요한 특징은 ‘노동생산성은 높아지는데 임금은 그만큼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2000~2006년에는
* 노동생산성: 연평균 +2.6%
* 시간당 임금: 연평균 –0.1% 이었다.
즉, 생산성이 높아져서 만들어진 추가적인 부가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돌아가기보다 ‘이윤의 몫으로 이전’ 되었다.
따라서 경제가 성장해도 일반 노동자의 구매력은 충분히 증가하지 않았다.
4. 소득불평등이 심화되었다
그 결과 소득분배가 크게 악화되었다.
1973년 → 2006년을 비교하면,
* 최하위 40%: 17.4% → 13.5%
* 최상위 5%: 15.5% → 21.5%로 변화했다.
즉,
“아래쪽의 소득 몫은 줄고, 위쪽의 소득 몫은 커졌다.”
신자유주의의 경제성장이 사회 전체의 소득을 고르게 증가시킨 것이 아니라 ‘소득의 상층 집중을 강화했다’는 것이 김수행의 중요한 주장이다.
5. 그런데 소비는 계속되어야 했다
여기서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임금 억제 → 노동자·중산층의 구매력 감소 → 국내 소비수요 위축”
그런데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상품이 팔려야 생산과 이윤이 유지된다.
그래서 부족한 구매력을 ‘빚으로 보충’하게 된다.
“소득이 부족하면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대출을 받아 소비한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경제의 중요한 특징이 된다.
6. 자본은 생산보다 금융으로 이동했다
한편 개도국, 특히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선진국 자본은 생산부문에서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자본은 점점 금융부문으로 이동한다.
* 가계·기업 대출
* 주식·채권 거래
* 보험
* 부동산
* 원자재 투기 등에 투자하면서 ‘금융수익을 추구’ 했다.
미국에서 금융활동으로 얻는 법인 이윤은 국내법인 이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 10% 이하 → 2002~2003년 약 40% 까지 상승했다.
이것은 ‘금융화(financialization)’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7. 금융화는 상공업의 장기투자도 약화시켰다
금융기업이 상공업기업의 대주주가 되면서 기업의 목표도 달라졌다.
장기적인 연구개발이나 생산설비 투자보다는,
“단기 비용절감 → 주가 상승 → 주주 이익 확대”를 중시하게 되었다.
그래서
* 종업원 감축
* 임금 삭감
*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등이 이루어졌고, 장기적인 산업 기반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8. IT 거품과 2001년 위기
1990년대 후반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등장했다.
바로 ‘IT 산업’ 이다.
유휴자본이 컴퓨터·인터넷 관련 주식으로 몰리면서
“IT 투자 증가 → IT 산업 성장 → 주가 상승 → 자산효과 → 소비 증가”
라는 선순환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은 이를 ‘신경제’라고 부르며 불황이 사라진 것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1995~2000년 IT 산업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과잉생산’이 발생했고, 2001년 IT 주가가 폭락한다.
9. 미국은 저금리로 새로운 거품을 만들었다
IT 거품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대폭 낮췄다.
* 2001년: 6.5% → 1.75%
* 2002년: 1.25%
* 2003년: 1%
그러나 이 돈이 생산적인 산업투자로 충분히 흘러가지 않았다.
대신, “저금리 자금 → 건설·주택 → 부동산 → 금융·보험”
으로 이동했다.
결국 IT 거품이 꺼진 자리를 ‘주택·부동산 거품이 대신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2007년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연결고리이다.
10. 신자유주의의 성장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김수행이 이 절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하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대체로
“임금 상승 → 소비 증가 → 생산 증가 → 경제성장” 이라는 방식이 중요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에서는
“임금 억제 → 소비능력 감소 → 대출 증가”
그리고, “주식·부동산 가격 상승 → 자산 증가 효과 → 소비 증가”
라는 방식으로 경제를 유지하려 했다.
즉, ‘임금소득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부채와 자산가격 상승에 의한 소비’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11. 그 결과 가계와 기업의 빚이 폭발했다
이것이 결국 2007년 금융위기의 가장 중요한 취약점이 된다.
가계부채/GDP 비율은
* 1960년: 0.41
* 1990년: 0.62
* 2001년: 0.76
* 2007년: 1.00까지 상승했다.
비금융기업 부채도
* 1960년: 0.38
* 1990년: 0.65
* 2001년: 0.69
* 2007년: 0.77로 증가했다.
가계와 비금융기업의 부채를 합치면,
“2001년: GDP의 1.45배 → 2007년: GDP의 1.77배”가 되었다.
따라서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부채를 쌓으면서 성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이다.
2절. 주택담보대출의 증권화와 비우량 모기지 담보 증권
1. 주택담보대출이란?
미국에서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사람들에게 집을 사기 위한 돈을 빌려준다.
집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모기지(mortgage)’라고 한다.
원래 금융기관의 기본적인 방식은 간단하다.
“은행 → 가계에 주택대출 → 가계가 장기간 원리금 상환”
그런데 금융시장에서는 이것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2. 대출을 ‘증권’으로 바꾸다
금융기관은 주택담보대출을 여러 개 모아서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만든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에게 빌려준 돈을 묶어서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팔자” 이다.
이것이 ‘증권화(securitization)’이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람에게 각각 주택담보대출을 해주었다고 하자.
은행이 이 대출을 그대로 보유하지 않고,
‘100개의 대출을 한데 묶음’
↓
‘그 대출에서 앞으로 들어올 원리금을 근거로 증권을 만듦’
↓
‘그 증권을 투자자에게 판매’ 한다.
이렇게 하면 금융기관은 대출금을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 “현금으로 회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다시 대출을 할 수 있다.
3.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은행이 대출을 계속 보유한다면,
“이 사람이 정말 돈을 갚을 수 있을까?”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돈을 못 갚으면 ‘은행이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출을 다른 금융기관이나 투자자에게 넘길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단 대출을 해주고, 그것을 증권으로 만들어 팔면 된다.”
라는 유인이 생긴다.
그 결과 ‘상환능력이 낮은 사람에게까지 주택담보대출이 확대’ 된다.
바로 이것이 ‘비우량 모기지(subprime mortgage)’ 이다.
4. 비우량 모기지란?
쉽게 말하면,
“돈을 갚을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에게 제공된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이다.
문제는 금융기관들이 이런 대출을 단순히 보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팔았다.
즉, 비우량 대출 → 비우량 모기지 담보 증권 → 다른 금융상품과 결합 → 더 복잡한 증권으로 발전한다.
5. 금융의 ‘연금술’
여기에서 김수행의 비판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
위험한 대출들을 여러 개 묶고 복잡한 금융기법을 사용하면 겉보기에는 ‘안전한 금융상품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었다.’
즉, “위험한 자산 + 금융공학 = 안전해 보이는 자산”이 된 것이다.
김수행이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유는 “실질적인 위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출받은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결국 그 위험은 그대로 존재한다.
증권으로 포장했다고 해서 위험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6. CDO와 CDS로 위험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것이 다양한 ‘파생금융상품’ 이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이 “CDO(부채담보부증권)”와 “CDS(신용부도스와프)” 같은 금융상품이다.
구조를 단순화하면,
주택담보대출 → MBS → 여러 채권을 다시 묶은 CDO → 그 위험에 대한 보험 성격의 CDS 처럼 금융상품이 계속 만들어진다.
따라서 처음에는 단순했던, “미국인이 집을 사면서 돈을 빌렸다.” 라는 거래가
“미국 주택담보대출 → 증권 → 재증권화 → 파생상품 → 세계 금융기관의 투자상품”
으로 변한다.
결과적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문제가 ‘세계 금융시장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3절. 미국 금융시장의 변화
1. 전통적인 금융시장의 규제가 약화되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미국은 금융시장을 강하게 규제했다.
대표적으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분리하는 등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위험한 투기를 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규제가 점차 완화된다.
핵심 논리는 간단하다.
“금융시장도 시장에 맡겨야 한다.”
그 결과 금융기관들이 더욱 자유롭게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고 위험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1999년 금융서비스현대화법(Gramm-Leach-Bliley Act)은 은행·증권·보험 사이의 업무 장벽을 허물어 금융업종 간 결합을 크게 확대했다.
2. 금융기관의 목표가 달라진다
전통적인 은행은 주로
“예금 → 대출 → 이자 수익” 이라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그러나 금융 자유화 이후 금융기관은 점점 더
“대출 → 증권화 → 판매 → 수수료와 금융수익”
이라는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대출을 얼마나 안전하게 해주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만들어 금융상품으로 판매하느냐가 중요해지기 때문” 이다.
그래서 금융기관의 행동에 ‘단기적인 이윤 추구’가 강해진다.
3. 금융자본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진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금융시장이 실물경제보다 훨씬 빠르게 확대된다.
엄청난 양의 자본이 주식·채권·부동산·파생상품 등 금융시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에서 김수행이 강조하는 것은
“금융의 자율성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것” 이다.
돈이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돈 → 금융상품 → 더 많은 돈”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변한다.
즉, ‘M–C–M′이라는 생산 중심의 자본순환보다
‘M–M’에 가까운 금융적 운동이 확대되는 것이다.
4. 금융기관 사이의 연결이 너무 복잡해진다
앞의 2절과 연결하면 아주 중요한 문제가 나타난다.
비우량 모기지 증권을 한 금융기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은행, 투자은행, 보험회사, 연기금, 펀드 등 여러 금융기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한 금융기관의 손실이 다른 금융기관의 손실로 연결된다.
“A 금융기관 → B 금융기관 → C 투자은행 → D 보험회사 → 세계 금융시장”
이런 식의 거대한 연결망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금융시스템이 커지고 정교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체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염될 위험도 커진 것’이다.
5. ‘위험의 분산’이 오히려 ‘위험의 확산’이 되었다
금융공학의 논리는 원래
“위험을 여러 투자자에게 분산하면 안전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수행의 관점에서 보면 실제 결과는 다르다.
“위험의 분산 → 금융기관 간 상호연결 → 위험의 은폐 → 위험의 전 세계적 확산”
이 된 것이다.
따라서 미국 주택시장에 있던 작은 위험이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험으로 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