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경비행기 조종사가 비행장에 접근하던 중 악천후로 인해 추락하면서 붐비는 간선도로와 인근 가옥들을 피해간 흔적이 역력해 그의 용기가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50대의 이 조종사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55분경 퀸슬랜드주 브리스번 교외 쿠퍼스 플레인스에서 나무들을 뚫고 빈 땅에 있는 허리 깊이의 물웅덩이에 빠져 사망했으며 주민 5명이 조종사를 구하려다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퀸슬랜드주 북부 타운스빌 출신의 이 조종사는 혼자 랜세르 320을 몰면서 아처필드 비행장에 접근하던 중 간선도로인 케셀스 로드에서 불과 5m 벗어난 곳에 추락해 산산조각이 난 것으로 경찰이 전했다.
호주교통안전국 조사관들은 당시 브리스번에 몰아친 폭풍우가 경비행기 사고에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고 밝혔으며 린세이 킬패트릭 경사는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그곳에 착륙시킨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조종사는 붐비는 케셀스 로드를 의도적으로 빗나간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는 매우 용감한 행동"이라고 강조하고 조종사를 도우러 달려갔다가 화상 등을 입은 목격자들의 노력에도 찬사를 보냈다.
구급대 관계자는 "조종사가 즉사한 것 같다"면서 "조종사는 뭔가 고장난 것을 깨닫고는 도로 대신에 수풀 속으로 비행기를 몰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케셀스 로드의 여성 주민인 린 데이비(41) 씨는 주택 가까운 곳에 비행기가 추락해 섬뜩하다면서 "모든 사람이 그를 영웅시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63세 주민도 "그가 어떻게든 도로와 집들을 피하려고 애쓴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A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