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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동장터를 준비해보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흐립니다. 어젠 더웠는데.. 지금 비는 도움이 되지 않는 비라고 합니다.
한창 쌀을 수확해야하는데, 비가 오면 수확을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올해는 날씨가 농사를 전혀 돕지 않는것 같아 안탑깝습니다.
9시 15분,
면사무소 앞, 마을 어르신들 일자리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오늘도 어르신들이 별로 안계시겠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윗집 어르신, 오늘도 계란 한 판 주시며 빈 반찬통 주십니다.
"거기 팀장이 나 반찬 줬어~ 이거 갖다 줘~" 하십니다.
요양보호사가 안계시는 날엔 주간보호센터 팀장님이 반찬을 나눠주고 계시는가 싶었습니다.
우측 윗집 어르신도 오셔서 계란 한 판, 콩나물 하나 삽니다.
뒷집 어르신도 늘 사던대로 요구르트까지삽니다.
"에이, 이젠 요구르트도 안멕혀. 나이가 먹었는지."
"여 울집가서 커피 한 잔 하고 가시게" 하십니다.
어르신께는 아침 커피 믹스 2개 타먹고 왔다고 말씀드리며 마음만 받고 가겠다고 조용히 나섰습니다.
9시 35분,
마을을 한참 돌고 기다려도 어르신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일자리이기도 하고, 회관에가니 어르신들이 읍으로 나갔다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조용히 지나가봅니다.
9시 50분,
오늘은 윗집 어르신도 집에 갈 일이 없어졌습니다.
몇 일전 전화,
"어르신이 집에서 쓰러지셨는데, 의식이 없으셔서 이제는 안오셔도 될 것 같아요." 라고 말씀하시는 보호자분.
얼마전까지만해도 이제 어르신과 대화가 된다 싶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을려나요.
한동안 안계시겠지만.. 참 마음이 허했습니다.
도시는 사람 한 명이 떠난다해도 그 흔적이 티가 안나지만,
농촌은 사람 한 명이 떠날때마다 그 흔적이 너무나도 커큽니다.
그만큼 농촌은 거주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짊어지고 있는 그 자리의 무게감이 크다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10시,
오늘은 공병 4병 주시는 어르신.
"지난주 아들하고 치과가서 이빨 4개 뽑았어. 그 때 아들이 사줬어." 하십니다.
안그래도 없던 치아. 더 없어진 어르신. 이제 식사는 뭘로 하시는지, 염려가 됩니다.
남은 삶을 원하는대로 사는것이 맞는건지, 관리하며 사는것이 맞는건지..
오지랖을 얼마나 펼쳐야하는건지..
10시 30분,
평소보다 20분빨리 온 모습에 어르신도 놀라십니다.
"어찌 오늘은 이렇게 빨리 왔어."
"장사가 안되서 빨리 왔지유~" 하니
"율무차 있지? 양반김하고, 그 두개 줘봐." 하십니다.
"요 양반김이 밥먹기에 딱 좋아. 까서 하나 먹고."
어르신 회관 가신다는 말씀에 하늘보니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어서 가셔야할텐데 싶었습니다.
10시 40분,
조금 일찍 오니, 마주하게 되는 요양보호사.
오늘은 샤프란, 후추를 사가십니다.
어르신도 봬니 점점 더 야위어져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노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의 노화는 하루하루가 남 다릅니다.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라는 마음으로 늘 어르신들을 봽는것 같습니다.
10시 50분,
위에서 내려오시는 어르신.
"카스 한 박스랑, 계란 하나 갖다놔줘." 하는 순간,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어서 계산하고 가려는데, 소나기가 거칠게 옵니다.
어르신은 괜찮으시다며, 천천히 하라고 합니다. 계산다하고 천천히가시는 어르신.
내리는 그 비를 홀딱 다 맞고 가십니다.
11시 30분,
회관을 지나 마을 안귀로 들어가니 어르신들이 보입니다.
늘 농사에 바쁜 마을입니다.
"지난번 두부 3모 줘서 고마워. 잘먹었네" 하시는 어르신.
"오늘 술 한짝하고, 콩나물, 삼양라면 주쇼."
어르신께 드리고 건너가니, 다른 어르신 배추밭 보고 계십니다.
"이거? 한 이백포 되~ 팔건 아니고, 울 먹을거~ 울 식구만 7이여."
"이거도 죽을랑말랑하는거 간신히 살렸어. 어휴 올해는 징해 아주 징해."
동네 곳곳에 배추밭이 다 죽어가는데, 썡쌩한거 보면 어르신께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훤히 보였습니다.
바쁜 시기에 이동장터 덕분에 장볼 수 있어서 편하다는 어르신들이 있어서 오전 장도 힘내면서 마무리합니다.
13시 40분,
어르신께서 집으로 오라고 손짓하십니다.
지난번 공병값으로 물건 사고 싶다는 어르신.
"고등어 한손, 부탄가스 하나 줘봐~" 하십니다.
부족한 잔액은 어르신의 포인트로 해결.
돈 한 푼 안내고 모든것을 다 해치우시는 어르신. 그간 구매해온 어르신의 포인트입니다.
어르신 토방위에 있는 팥보며 색이 참 곱다 싶습니다. 크기가 작은데 어르신께 여쭤보니,
"올해 농사는 하나도 안됬어. 얘도 크기가 너무 작아. 그 넓은 밭에서 요만큼 나왔다니깐." 하시는 어르신.
"집에 갖고가서 좀 심을텨?" 하십니다.
적든 크든 일단 심은것 수확하고 정리해놓는 어르신입니다. 돈이 되고 안되고를 따진다면 그냥 엎을법도 한대, 다 내새끼같은 존재들이라 그러한가봅니다.
14시,
오늘도 회관에는 어르신들이 두분이 계셨습니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나락을 급하게 베기 시작하고, 들깨를 급히 수확하고자하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오는 비는 반가운 비가 아니니 말입니다.
한 어르신은
"우리 쪼까 먹을거 좀 갖다 주게~ 나 돈은 없는데, 외상으로 해주고~" 하십니다.
어르신께 식빵을 드리니 좋아라하십니다. 계란에 부쳐먹고, 날로도 먹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니, 회관꺼 간장이라도 2개 달라고 하십니다.
"울 아저씨는 2~3주 있으면 이제 또 먹을 수 있을꺼여. 또 갖다 놔~" 하시며 매출에 대한 걱정을 해주십니다.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이럴 수 밖에 없는건가. 어디로부터 매출을 올려야하나.
그렇게 인사드리고 윗집 올라가니 어르신 계십니다.
"우유는 이제 요양보호사가 사다주는데, 콩나물이라도 하나 줄텨?"
"저 위에 동생네 가야하는데, 거기는 돈이 있어도 안사고, 살줄도 몰라. 사람이 말이야 좀 쓰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지."
"많이 갈아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혀. " 하시며 늘 마음을 주십니다.
어르신들을 뵙고 올 때마다 늘 마음이 무겁고, 죄송해지는 건 어쩔수 없는 것일까요.
14시 30분,
점빵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다음 마을 가기 전에 잠시 들려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일하느라 못봐서 못샀어. 물건 주쇼~" 하시는 어머님.
"자네 연락처를 내게 적어줘. 그래야 직접 연락하고 빠르지." 하시는 어머님.
바로 연락처 알려드렸고, 언제든지 전화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4시 40분,
오늘도 회관에서 나오시는 어머님.
"화장지 있어? 그리고 동태 3마리 같이 줘."
이렇게 꾸준하게 동태를 3마리씩 몇주째 사주고 계십니다. 이런 구입이 얼마나 감사한지.
온동네 방네 다니며 점빵차 왔다고 소문도 내주십니다. 정말 고마운 어르신입니다.
미리 주문하신 우리 어르신,
집에 카스 한 박스, 잎새주 하나, 양조간장, 두부 놓고 옵니다.
어르신 집에 있다가 점빵차로 오셔서 결제 해주십니다.
"집에 다 있는데~ 그래도 갈아줘야하니깐~ 애 둘 있는 사람이 먹고는 살아야지."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15시 10분,
오늘은 아버님께서 나오시며 어머님도 함께 나오십니다.
고추장 만들 때 필요한 요리당이 있어야한다며 추가로 물건을 더 사십니다. 아버님께서 내심, 이동장터에서 사면된다고 어머님께 말씀드린것 같았습니다. 어머님은 쓱 살펴보더니, 맘에 들지 않으셨던것 같지만 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사신것 같습니다. 누가봐도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점빵차가 되면 좋을 것 같은데,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15시 30분,
"지난번 커피 값 결제하고..그 율무차 있지? 그거 하나 줘. "
양파를 주문하신 어르신. 뭐라도 더 사주시려고 고민하시다가 율무차를 이야기하십니다. 어르신께서도 양파는 흡족하셨는지, 별말씀안하십니다. 율무차를 보고 가격을 물어보고 또 고민합니다.
"돈 너무 많이 썼다고 뭐라하는거 아닐지 모르겠네... 흠..."
어르신은 늘 구매할 때마다 고민을 많이 하십니다. 공공비용이라 더욱 그러신듯 싶습니다.
꼼꼼하게 지출하시는 어르신. 그냥 한 번 살법도 한대 말입니다.
어르신의 고민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러곤 결제를 진행하셔서, 회관에 두고 왔습니다.
많이 갈아줘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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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에 걸리는 말입니다. 동락점빵이 좀 더 여유가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더 해야할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