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적 답사(2017.9.30~10.6) 후기를 올립니다.
첫째날 - 석대자산성, 고이산성, 최진보산성
고구려 답사에서 돌아온 지 10일이 지난 후, 다시금 답사 때 찍은 사진들을 돌아보며 답사 후의 감상을 적어본다. 답사 전에 사전 답사기를 적어 보았지만, 답사 후에 답사 때 느꼈던 감정들, 버스 안에서 생각했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적은 단편들을 모아서 다시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역시 답사 전과 답사 후는 크게 다름을 느끼게 된다.
답사 첫날인 9월 30일 인천공항에서 심양 공항에 도착하기 까지 늦을까봐,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봐, 염려되고 긴장하던 시간들이 지금은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웃어 넘겨 버릴 여유가 생겼다. 이번 답사 후기에서는 주요 유적지에서 본 소감이나 현장에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위주로 쓰고, 시간대별로 일어난 자잘한 사건들은 많이 생략하고 적어보고자 한다.
첫날 여러 사연으로 인연 예정보다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첫 번째 답사지 심양 석대자산성.
석대자산성은 1999년 아내와 처음으로 만난 운명의 장소다. 어찌 변했을까를 늘 궁금해 했던 곳이다. 여러 번 갈 기회는 있었지만, 그때마다 발굴 등의 이유로 관람할 수 없다고 해서 못 보았던 곳이었다. 그래도 틈틈이 지인들이 산성 사진을 찍은 것을 입수해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어림짐작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과 현장을 직접 가서 보는 것은 너무도 달랐다.
산성의 서남쪽 주차장에 내려서 걸어서 산성의 서문과 4번째 치에 도착했다. 예전 기억에는 동북쪽에서 성벽을 따라 남문까지 답사했는데, 이번에는 풀이 우거져 성벽 바깥을 따라 답사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치는 4번 치 하나만 본 셈이었다. 기단이 놓인 거대한 치였지만, 복원한 흔적이 너무 많이 나서 실망감이 컸다. 석대자산성은 백암성과 함께 고구려성의 중요한 특징인 치가 잘 남은 성이다. 하지만 이번에 본 4번 치는 너무 인공적이어서, 백암성 치와 달리 별다른 감응이 없었다.
서문 남쪽 벽은 고구려가 쌓은 본연의 성벽이 약 2~3m 높이로 남아 있어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다소 허물어졌어도 원형 그대로가 훨씬 아름다워 보였다. 서문지에는 초석과 문확(門地孔石)이 발견되었는데, 현재는 흙과 낙엽이 덮여있어서 초석까지 파서 보기는 어려웠다.
첫댓글 와.... 사진으로만 봐도 멋지네요.
드디어 답사 후기가 시작되었군요.ㅎㅎ 바쁠땐 도시락을 이용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