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전 승리의 길 탐사 기행록(5) (옥과 - 석곡 25km)
- 강풍 속에 걸은 곡순가도
3월 5일(토), 아침 7시에 숙소를 나서 택시를 타고 옥과시외버스 터미널 옆에 있는 옛 옥과현 청사터로 향하였다. 터미널 한쪽의 식당에서 아침 식사, 곧바로 옛 현청사터(면사무소였다가 지금은 공원)를 찾아 전라남도가 그곳에 세운 이순신수군 재건로 안내판 중 옥과에서의 행적을 살피고 오전 8시경에 다음 행선지인 석곡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옛 옥과현 청사의 조선수군 재건로 안내판을 배경으로
잠시 후 면소재지를 벗어나니 곧바로 겸면에 접어든다. 도로변의 하천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는 뚝방길이 길게 펼쳐진다. 초가을이면 코스모스길이 아름다워 예전에 더러 찾은 추억을 떠올리며 걷는 시골길이 여유롭다. 더러 물오리들이 헤엄치고 천변의 대나무숲이 아름다운 뚝방을 두 시간여 걸으니 국도 27번의 곡순로(곡성-순창 간 도로)에 접어든다.
물오리 헤엄치고 대나무 울창한 하천의 모습
차량들이 질주하는 국도가 위험하여 다시 뚝방길을 한 시간여 더 걸으니 호남고속도로 곡성인터체인지 옆을 통과한 후 뚝방길에서 곡순로 석곡 방향의 국도로 연결된다. 한참 걸으며 주변을 살피니 도로변에 가게나 식당이 전혀 눈에 띠지 않는다. 도로에서 약간 들어간 곳에 있는 민가에 들러 확인하니 석곡에 이르기까지 상점이나 식당은 없다는 대답이다. 점심 때가 가까운데 남은 거리는 10여km, 산행 전문가인 고양문 교수가 비상식량으로 지니고 다니는 비스켓으로 입가심을 하고 석곡까지 내쳐 걷기로.
걷는 동안 간간이 불던 바람이 점점 강해지더니 오후에는 태풍처럼 위세를 떨친다. 모자가 두세번이나 바람에 날아가기도. 강풍을 견디며 열심히 걸어 석곡면 소재지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가깝다. 면사무소 앞에 이순신 조선수군 재건로 입간판의 거리 표기, 옥과현 청사-석곡 24km.
교정이 아름다운 석곡초등학교
숙소에 여장을 풀고 식당을 찾으니 어느새 오후 4시, 석곡은 돼지고기 맛이 좋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먹음직한 삼겹살에 맥주를 곁들인 식탁이 푸짐하구나. 느긋한 마음으로 점심과 저녁을 겸한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이 산으로 둘러싼 분지 형태의 석곡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고을마다 나름의 전통과 역사가 스며 있기 마련, 사람이나 고장이나 만만한 이는 없음을 새기며 5일째 일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