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의 아침을 여는 #꽃이야기
#만병초
꽃말. 위엄, 존엄
=== 전설 1 ===
아주 오랜 옛날이었다.
꽃들이 만발하던 좋은 시절이라 어디를 든 산야에는 꽃들이 각가지 색으로 곱디곱게 피어향기와 미모를 한껏 자랑하고 있었다.
이런 어느 날, 진달래 아가씨는 백두산을 힘겹게 거슬러 올라 만병초를 찾아갔다.
"여보게 만병초 동생 ! 이제 며칠 뒤 저기 저 산 아래에서 꽃대왕님 뽑내기를 하는데, 어서 참가할 준비를 하게 !"
"뭐, 꽃대왕 뽑내기를 한다구요?"
오, 이보다 더 좋고 기분나는 일이 어디에 더 있으랴. 그러나 만병초는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으로 아름답다고 여기던 차에 오늘 뭇꽃들과 사람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진달래 큰누나까지 찾아오자 마음 속으로 더욱 우쭐해졌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흥 ! 어디 보라지 내가 없으면 어떻게 꽃대왕을 뽑아내? 아무렴 어림도 없는 일이지."
그는 진달래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감사해요. 내 그 날 꼭 가겠으니 먼저 가세요."
날은 빨리도 흘러 모임의 날이 돌아왔다.
그 날 만병초는 으레 일찍 서둘러 몸단장을 하고 집회장으로 가야했지만 그는 아침 늦게 일어나 천지의 동쪽 붉은 아침 여명을을 보며 중얼거렸다.
"바쁠 게 뭐람. 어쨌든 내가 가지 않으면 그래 저 따위 뭇꽃들이 어떻게 모임을 열어? 하긴 나를 내놓고 그래 어느 누가 꽃 중의 대왕이 되겠어?"
그렇게 한껏 게으름을 피우다가 마지못해 옷을 주어 입고 천지에 나가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었다. 그리고 느릿느릿 자기의 몸매무새를 천지물에 비쳐 본 다음 득이양양하게 중얼거렸다.
"오, 참으로 아름다운데 !"
이 때 백두산에 살던 학이 날아오더니 독촉을 했다.
"만병초야 만병초, 어서 빨리 가거라. 모임이 곧 시작된단다!"
그러나 만병초는 느릿느릿 걸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가지 않으면 그들은 꽃대왕을 뽑지 못하니까!"
그런데 그가 천천히 산 아래 모임장소에 이르렀을 때 그는 그만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처럼 많은 고운 꽃들이 진한 향내를 풍기며 모여 있었던 것이다. 이에 만병초는 목청이 터져라 외쳐댔다.
"애들아, 내가왔다. 내가왔어!"
그러나 모임은 이미 제일 마지막 일정 말하자면 꽃대왕 선거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많은 꽃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두말없이 우리 꽃대왕 진달래 누님을 뽑읍시다."
"좋소! 그는 매우 겸손하고 소박하고 온순하지요."
"어디 그뿐이요! 그는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지만 추호도 자만하거나 욕심을 차리지 않으면서 우리의 뭇꽃들과 잘 어울리거든요!"
이런 낭랑한 목소리는 만병초의 목소리를 삼켜버려 그 누구도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이가 없었다.
이에 화가 치밀고 몹시 후회가 된 만병초는 황급히 백두산 천지가로 뛰어오고 말았다. 그리고 하루 종일 울면서 다시는 산 아래로 내려 가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
이 때부터 만병초는 애오라지 백두산 상상봉에서만 피게 되었을 뿐, 뭇꽃들처럼 다른 산야에는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