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사상 첫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
우주선 밖으로 나간 첫 민간인… 고도 732㎞서 우주 유영했죠
사상 첫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윤상진 기자 입력 2024.10.08. 00:30 조선일보
지난달 세계 최초로 민간인 우주 유영(游泳)에 도전한 미국의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팀이 5일간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어요. 이 민간 우주인들은 지구 상공 732㎞에서 우주를 자유롭게 헤엄쳤죠. 이번 우주여행 프로젝트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닌 민간 기업 ‘스페이스X’가 주도적 역할을 했는데요, 앞으로 우주여행이 한 발짝 가까워진 것일까요? 오늘은 이들이 어떻게 우주를 탐험하고 돌아왔는지 알아볼게요.
그래픽=유재일
우주인 4명, 상공 1400㎞까지 올랐죠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여명)’은 미국의 전자 결제업체 ‘시프트4′를 창업한 억만장자 제러드 아이잭먼과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협력해 진행하는 우주 비행 프로젝트예요. 영어 단어 폴라리스(Polaris)는 북극성, 던(Dawn)은 여명(동틀 무렵)이라는 뜻이에요. 옛날 탐험가들은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나는 북극성을 보며 길을 찾아갔어요.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 우주여행의 이정표가 됐다는 의미가 있죠. 2022년 아이잭먼은 세 차례 우주 비행을 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폴라리스 던’은 그 첫 번째 비행이었어요.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여명)’에 참가한 민간 우주인은 모두 4명이에요. 지휘를 맡은 아이잭먼을 포함해 퇴역 공군 조종사인 포티, 스페이스X 엔지니어인 길리스와 메논이죠. 이들을 태운 스페이스X의 우주 캡슐 ‘드래건’은 이 회사의 주력 발사체인 ‘팰컨9′에 실려 발사됐어요.
발사 첫날, 민간 우주인을 태운 드래건은 곧바로 지구 상공 1216㎞까지 올라갔어요. 이튿날엔 고도 1400㎞까지 도착해 지구 주위를 따라 도는 궤도 비행을 했죠. 국제우주정거장이 떠있는 높이(약 400㎞)보다 3배 이상 높이 올라간 거예요.
1960~70년대 달을 탐사하러 떠났던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 이후 반세기 만에 인류가 비행한 가장 높은 지점이죠.
그런데 드래건의 목표 지점은 왜 1400㎞였을까요? 이전까지 가장 높은 궤도 비행고도는 1374㎞였어요. NASA가 1966년 발사한 제미니 11호가 이 높이까지 올라갔죠. 이번엔 이 기록을 넘는 게 목표였어요. 하지만 1400㎞ 이상 비행은 전문 우주인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전 기록보다 약간 높은 곳으로 정한 거예요.
또한 이번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의 임무 중 하나는 우주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었어요. 지구 상공 1000㎞ 바깥엔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입자(플라스마)가 몰려있는 방사능 영역 ‘밴앨런대(Van Allen Belt)’가 있어요. 이곳에선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는 우주인들이 3개월 동안 받는 방사선이 단 몇 시간 만에 쏟아져요. 드래건은 1400㎞ 지점 궤도를 6바퀴 돌면서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러곤 고도를 낮춰 우주 유영을 준비하죠.
유영 전 우주선 내부 공기를 뺀 이유는?
우주 유영은 지구 상공 732㎞에서 이뤄졌어요. 사람이 우주를 돌아다니려면 저기압인 우주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지금까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 유영을 할 때는 국제우주정거장 내 격리된 공간인 ‘에어록(Air lock)’에서 기압을 서서히 낮춰 저기압에 적응했어요. 에어록에는 두 개의 문이 있어요. 첫 번째 문은 우주선 내부와 이어지는 문이에요. 우주인들이 우주 유영을 위해 에어록에 들어오면, 이 문을 단단히 잠가 우주선에서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요. 그리고 두 번째 문은 우주와 연결되어 있죠. 이 문이 열리면서 우주인은 우주로 나가게 돼요.
그런데 드래건에는 이런 에어록 장치가 없었어요. 스페이스X는 대신 우주선 자체를 에어록으로 만드는 기술을 이용했는데요. 우주 비행 첫날부터 미리 우주선 실내 전체의 공기를 서서히 빼내면서 기내 압력을 낮추고, 우주인의 산소 농도를 높이는 ‘사전 호흡’ 과정을 거쳤어요. 우주정거장이 없던 1960년대에 미국과 소련 우주비행사들이 이런 방식으로 우주 유영을 준비했어요.
우주선 밖 ‘스카이워커’에서 우주 유영했죠
우주 유영은 승무원 4명 중 2명(아이잭먼·길리스)이 나섰어요. 먼저 스페이스X가 새로 개발한 선외 활동(EVA·Extravehicular Activity) 우주복을 입은 아이잭먼이 드래건 꼭대기의 해치를 열고 우주로 몸을 내밀었어요.
이날 우주 유영은 과거처럼 우주인이 전력과 공기를 제공받는 얇은 ‘생명선’에 의지해 우주를 둥둥 떠다니는 것은 아니었어요. 우주선에 설치된 사다리 형태 구조물 ‘스카이워커’를 잡고 우주 공간으로 나오는 방식이었죠. 민간인 첫 우주 유영인 만큼, 안전을 고려한 거예요. 우주인들은 스카이워커에서 발을 떼지 않은 채 한 손으로는 우주선 외부에 부착된 손잡이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자유롭게 움직였죠. 이들은 우주선의 스카이워커 위에 서서 각각 10분간 움직였어요.
우주 유영 중에는 팔과 다리를 구부리며 새로 개발한 우주복의 성능을 시험했어요. 이 우주복은 패딩 점퍼처럼 두툼한 기존 우주복과는 달리 부피가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에요. 어깨 관절 부분은 회전하도록 만들어져 팔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고, 헬멧엔 자동차 전면 유리에 사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보여주죠.
유영이 끝난 뒤엔 해치가 닫히고 기내 압력을 재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졌어요. 이후 이들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해 무사히 미국 플로리다주(州) 인근 바다에 착륙했답니다. 이번 미션에서 수행된 실험들의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민간인 우주 비행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은 확실한 성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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