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일주일이 지났다.
딱 일주일!
근데 난리다.
왜 후기 안 올리느냐고...
이래도 되나?
나도 전투력 복원을 해야하는데....ㅎ
좀더 있다가 올릴려고 했는데 이제는 문제가 내 기억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신경철 동기가 올린 글에 '만보계의 걸음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느라' 하는 걸음 수란다.
내 기억도 그러는 것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들어서 얼른 시작을 한다.
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는 안되었다.
언제까지 준비를 해야하는 지도 잘 모르겠지만...ㅎㅎㅎ
드디어 해냈다.
해파랑길 770Km,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한 걸음이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멈추었다.
마음과 힘으로는 더 나가고 싶었다.
금강산까지 이런 속도로 한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언젠가 두만강 끝까지 1,500km의 해파랑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그 날을 기다려 본다.
127만보!
총 32일간 하루 평균 4만보의 걸음을 걸었다.
한반도 지도를 보며 동해안의 길다란 길을 따라 한 걸음씩 다 밟고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뿌듯해진다.
더욱이 동기생들 중에 처음이고 아마도 마지막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면서...ㅎㅎㅎ
홍 회장과 나는 지나온 시간의 여정을 회상하며 통일 전망대에서 마지막 점프를 시도했다.
이대로 조금만 파닥거리면 저 북한의 구선봉에 착지할 수도 있는 힘이 남아 있었다.ㅎㅎ
◇ 삼척 동해코스 마지막 구간(10.25, 월, 동해역~ 망상해수욕장)
지난번 동해역에서 네 번째 도전의 걸음을 멈추었었다.
청량리에서 KTX를 타고 동해역으로 갔다.
예전에 7~8시간 걸리던 거리가 이제 2시간이면 도착한다.
지난번 도전 기간 내내 비가 내렸지만 이번에는 날씨가 너무 좋다.
전형적인 가을날씨에 딱 걷기에 좋아서 다른 때 보다 열 하루의 긴 여정으로 힘찬 다짐으로 출발을 한다.
글을 읽다가 혹시 이상한 얼굴이 나와도 놀라지 마시길 미리 당부드린다.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는 조심하시길...ㅎㅎㅎㅎ
오늘 코스는 동해역에서 출발하여 묵호항을 지나 대진항을 거처 망상해수욕장까지이다.
여기 동해 삼척코스가 끝나는 지점인 옥계가 강릉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동해시를 벗어나는 지점에 보이는 돌간판이 보인다.
'감추사'
뭘 감춘다는 것일까?
나중에 알아보니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창건하였는데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여기 자연동굴에 불상을 감추어(?)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감추사인가?ㅎㅎㅎ
그러나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보이기 싫어 감춘 것을 그렇게까지 해서 볼 필요가 없어서...ㅎㅎㅎ
시 외곽을 벗어나니 멀리 묵호항이 보인다.
눈이 시도록 파란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이거 너무 격하게 우릴 반기는 것 아닐까?하고 어깨를 우쭐거려 본다.ㅎ
예전에 묵호의 생선구이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에 혹시 그곳이 기억이 날까?하고 두리번 거렸으나
너무 오랜 시간이라서 찾을 수가 없었다.
홍 회장은 오리지널 물회와 회덮밥의 진미를 보여주겠다고 '냄비물회'집으로 안내한다.
내가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최고 많이 먹은(?) 물회와 회덮밥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ㅎㅎ
나중에 묵호항에 가는 기회가 있으면 다시 가봐야겠다.
묵호항에도 스카이 워크를 만들어 놨다.
동해안을 따라 걸으면서 본 스카이 워크를 다 연결하면 아마도 울릉도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가는 곳마다 이런 시설을 만들어 놨는데 관광 산업에 얼마나 기여를 했을지는 의문스럽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오는 것이지 이런 것을 구경하러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이 과연?ㅎ
또 그 옆에 무슨 도깨비골 스카이벨리라는 구조물을 만들어놨다.
하필 우리가 가는 날이 장날(월요일)이라고 문을 안 연단다.ㅎㅎ
사람들도 별반 없고 절벽같은 곳에 이상한 구조물을 만들어 놔서 도깨비가 나올 듯한 분위기였다.ㅎ
그냥 바다를 바라보는 뷰가 더 시원하고 멋진데...
그래도 점심이 너무 맛있어서 높은 등대에 올라 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여정에서 처음 점프하는 것이다.
이 점프와 끝나는 날의 점프는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같은 사람들이 맞나? 할 정도일 듯...ㅎㅎㅎ
이 때까지만 해도 내 포즈가 홍 회장 포즈를 압도(?)했었다.ㅎㅎㅎㅎ
묵호항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이번 마지막 여정의 컨셉은 좀 더 여유있게, 좀 더 럭셔리하게....ㅎㅎ
언덕배기의 동네 골목에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을 만들어 놨다.
어떤 아이가 말뚝박기를 하고 있는 곳에 홍 회장이 도전한다.
아이는 이미 주먹을 낼려고 마음을 굳히고 있는데.....
홍 회장은 가위를 낸다.
바본가?ㅎㅎㅎㅎ
아마도 손주 생각에 일부러 저 주는 것같다.
그 마음이 딱 할배의 마음이다.ㅎ
이런 저런 나름대로의 멋진 포즈를 취해본다.
홍 회장이 강원도 지역을 수 없이 다녀가서 여기 사람들 보다 더 여길 잘 안다고 하는데
이 여인도 혹시? 그 때의?ㅎㅎ
저렇게 예쁘고 어린 자식을 버리고 오다니?ㅎㅎㅎㅎ
배를 타는 아빠를 보내고 기다리는 만득이의 조형물에서 잠시 그 짝이 되어준다.
수상 스키도 탈 줄 알았었나?ㅎㅎ
줄을 놓쳤으니 이제 빠질 일만...ㅎ
우리들이 온다고 급하게 써 놓은 듯하다.
아마도 끝까지 싸우지 말고 가라는 의미인가 보다.
싸우고 헤어지고 싶어도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여정에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다.ㅎㅎㅎ
내가 웃고 있는 게 웃는 게 아니다.ㅎㅎㅎㅎ
홍 회장이 주먹을 쥐고 부숴버릴 듯한 폼도 그냥 우연은 아닐 듯....ㅎㅎㅎ
묵호항이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겨본다.
갈 길이 먼데 묵호에서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 아닌가?
남은 230km 중에서 겨우 10여키로 밖에 오지 않았는데...ㅎㅎ
묵호항을 지나 해안길을 걷다보면 가끔씩 보이는 풍경이다.
예전에는 이 길 전부에 오징어가 걸려있었다는데 지금은 겨우 몇 마리만 저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징어 흉년이란다.
환경영향일까? 아니면 오징어 게임에 전부 불려 간 것일까?
오징어가 없어 이번 해파랑길에서 겨우 두 번 오징어 회를 먹었을 뿐이다.
그것도 비싸게...ㅎㅎ
멀리 어달항 방파제와 등대가 보인다.
동해안의 항구는 거의 비슷 비슷해서 사진만 보면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어렵다.
내가 사진을 잘 못 찍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ㅎㅎ
어달항을 지나니 망상 해변이 보인다.
해변에 비치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고 책을 읽고 있는 츠자의 여유가 부러워 보인다.
바다에서는 서핑을 배우는 젊은이들이 많다.
나도 바닷 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어진다.
망상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인증샷을 한다.
무조건 뛴다.
왜 뛰는 지도 모른다.
그냥 뛰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할 뿐이다.ㅎㅎㅎ
홍 회장의 점프 실력은 이 때부터 점점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심지어 새벽에 일어나 연습까지 한단다.ㅎㅎㅎ
그래서 그 다음 날 해 뜰 때까지 뛰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ㅎㅎㅎ
이런 맛탱이가 간 정신이었으니 해파랑을 걸은 것은 아닐까 짐작해 본다.ㅎ
여기에 더 미친 넘이 하나 더 있다.ㅎㅎㅎ
포항에서는 발만 물에 담궈 봤는데 여기서는 물 속에 뛰어 들어가 보고 싶었다.
수영복도 없었지만 보는 사람은 없다.
홍 회장은 말리는 듯하지만 은근히 들어가기를 바라는 표정이다.
한 번 혼나 보라는 듯...ㅎㅎㅎ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물 속에 뛰어 들었다.
이 순간만은 내가 아쿠아맨이나 포세이돈이 된 듯하다.ㅎㅎㅎ
이런 자세로 한동안 공중 부양을 했다나 뭐라나??ㅎㅎㅎㅎ
조금 싸늘한 기온이었지만 바다 속은 의외로 춥지 않았다.
찬물 속에 들어갔다 오니 기분이 상쾌해지며 피로가 싹 가신다.ㅎㅎ
혹시 뭔가 더 있을지 몰라서 사진을 확대해 보거나 하는 분이 있다면 오래 사는데 문제가 있을 듯.ㅎㅎㅎ
망상에 도착해서 하루의 피로를 푼다.
이렇게 써 나가다는 열 번이나?
좌우지간 길게 기~~~일게 쓸려고 노력한다.ㅎㅎㅎㅎ
... To Be Continued ...
첫댓글 평생에 대단한 업적을 쌓으셨네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강건해졌으니 부럽기만 ...
그냥 걸으니 걸어진 것이지요.
마라톤 처럼 뛰니 뛰어진 것처럼...ㅎ
뛰는거는 이제 이야기 안 하려고 했다,
에이, 지들이 뛰는데 내가 왜 ?
했는데, 일출 배경으로 뛰어 오르는 그대들을 보면서,
아 !
뛰어 오르는 모습이 이리 아름다울 수가 있는가 하고 잠시 감탄에 빠져들었다.
아, 그래서 그리도 뛰는구나 !
32일, 770킬로미터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후기는 두고두고 부산부터 금강산 전망대 까지 주욱 읽어 나가려고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도가니는 조심하구요.
미리 도가니 한 열 그릇을 먹어 놔야 안심할 수 있을 것입니다.ㅎㅎㅎ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그래도 동해안에서 한 번 볼 수 있을까?했는데...ㅎㅎ
후기 일찌감치 쓰길 잘했슈~~~~
우리의 기억력이 아무래도 예전만은...ㅎㅎㅎ
하기사 아무리 피곤해도 취침전에 요약을 꼼꼼히 하는 주작가님의 필끝에 대충대충은 없으렸다~~~~매일 한번씩 열한번 쓰려면 손주는 누가 봐주는가요? 힘껐응원합니다! 아자! 아자!
대필할 사람이라도 구해야 할랑가 봅니다.
누군 한가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난 뭐람?ㅎㅎ
수고하셨습니다.
난중에 봐요.
스노우 보드가 아니라 해상(수상) 스키 같은데 확인.....나는 나는것 밖에 안보이는데, 이젠 바다위를 날고 있어...점점 올라간다. ㅎ
수상스키인지 스노우 보드인지 뭔가 탔습니다.ㅎㅎㅎ
수정했음.
먼길 고생했어요
다리에 힘이 많이 올랐겠네요
물회 한사발 주문합니다
주문 접수했습니다.ㅎㅎ
잔차보다는 덜 오르는 듯합니다.ㅎㅎ
두 양반 평소 손자들하고 많이 노는가 보닼ㅋㅋ
아하! 노는 게 그 수준으로 보이나 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