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과천에서 블루스를 장기간 추었다는 퇴직 공무원
신문, 방송에 회자되었던 책 <과천블루스>를 읽고
- 중앙 정부 부처의 실상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논픽션소설
- 과거 경제기획원의 부활이 필요하다.
과천하면 정부종합청사, 중앙공무원들의 타운으로 연상되고 블루스하면 언제가 부터
난리가 조합어로 함께 쓰이고 있다.
저자 이 경호(60.전직 산자부 서기관)씨는 이 책에서 1976년 3월 10일 7급 공무원으로 첫 부임을 엘리트 공무원들이 근무했던 당시 경제기획원을 출발로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에서 30년간 근무하면서 관찰해온 중앙정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 형태로 블루스하게 전개되는 내용이 많은 흥미를 자아내어 내 나름대로 독후감 비슷한 글을 쓰게 되었다.
책에서 ‘TV 시청료 2500원’의 비밀을 밝혀놓은 대목은 공공요금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책정되는지 잘 보여준다. 1981년 3월 컬러TV 시청료 결정 당시 주무를 맡았던 저자는 KBS가 요청한 2500원이 너무 높고 1100원이 적정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결재를 올렸다. 그러나 KBS측의 로비로 시청료는 2500원으로 결정되었다. 이로 인해 KBS는 매년 수 십 억 원에 이르는 여유자금으로 방만한 운영에 빌미를 주어 2002년에는 예비비 120억중 112억을 임직원 보너스로 지급, KBS 직원의 1년 평균 인건비는 8,213만원이라고 주요 일간지에 보도 되었다.
또 1998년도 이후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즉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아파트분양권 전매허용, 아파트 특혜분양 그리고 부적절한 고분양가 책정> 등으로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부작용은 모두 경제기획원이 존재할 때 예견했던 일이고, 특히 고 김재익 경제수석의 부동산과 금융에 대한 예견이 현실화 된 것을 보면 이제 다시 경제기획원을 부활시켜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김재익님의 <수입할 수 없는 부동산은 반드시 통제해야 하고, 금융기관은 외국자본이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는 구절은 통한이 되어 가슴 깊이 스며왔다. 저자는 지금의 혼란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대공황 시절의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과 지금의 싱가포르의 부동산정책을 참고하여〈부동산투기자금 회수, 1가구 1주택만 담보 대출 허용, 향후 1가구 1주택 정책 확립〉 등 강력하고 획기적인 부동산안정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주): 고 김재익 수석은 전두환 정부시절 경제수석으로 당시 버마 방문에 동행했다가 아웅산
폭파사고로 아깝게도 운명을 달리했던 당시의 한국의 경제통 이였다.
저자는 이어 대한민국의 극한파업의 진원지는 금융기관이며, 금융기관의 임금이 너무 높아 이를 목표로 대기업, 공기업 노조가 연쇄적인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금융기관의 고임금은 다른 월급쟁이들의 마음에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원칙 없고 명분 없는' 금융기관의 고임금 추세를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기획원 시절의 「임금관리방안」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기적인 재경부 장,차관 등 고위직들은 퇴직 후 금융기관 근무를 위해 오히려 고임금을 방관하고 있다. 이 점에서도 과거 경제기획원의 임금정책이 훌륭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나는 하루 속히 과거 경제기획원의 「임금관리방안」이 강력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차기 새로운 정부에서 용단을 내려 우선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부르는 금융기관, 공기업의 임직원들 보수를 대폭 하향 조정하여 공무원 수준과 큰 격차가 나지 않도록 다음 정부가 주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과거나 지금이나 국회나 정부요로에 거마비 인사와 떡값 마련을 위해 매년 수 백 억 원의 판공비와 출장비가 이른바 ‘가라 공문’으로 집행되는 모습, 이를 위해 200 만원 짜리 명패를 만드는 차관 이야기... 또 책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얼마 전 문화부 산하 5개 공공기관 감사(監事)의 판공비 내역을 분석했다. 한 감사가 판공비로 산 ‘문화예술 자료’는 ‘영어 동요’ ‘ABC영어 동화’ 같은 어린이 책과 ‘식객’ ‘미스터 초밥 왕’ 같은 만화였다. 대부분 감사들이 여당 의원 출판기념회 화분 값, 청와대 직원 조의금·축의금을 판공비로 댔다. 한 달 ‘조사 분석비’ 360만원을 모두 밥 사먹는 데 쓴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를 보고서 대다수 선진국에 없는 우리네 판공비니 업무추진비니 하는 항목들을 과감히 없애고 이런 예산을 사회복지비용으로 돌리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야겠다.
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 간의 승진에 있어 고시 출신들만의 승진 독식도 조속히 시정되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책을 읽지 않는, 무교양의 고시출신 고위관료들의 자만과 자기 과신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나라의 고위직 관료는 일제시대의 잔재인 행정고시로 선발 임용을 하다 보니 대학에서 정상적인 공부보다는 죄다 고시원, 절간의 어두컴컴한 방에 처박혀 고시수험서나 수년간 달달 외우고서 합격해 나중에 국장, 차관, 장관직에 오르니 거기서 무슨 교양인이 존재하겠으며, 무슨 조직화합을 위한 생각과 창조적 발상이 나오겠으며, 국민 공복으로서의 책무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대한민국 건국 어언 60년이 되었다. 오늘도 방송뉴스에 60여명의 중앙과 지방 공무원, 군인, 교사까지도 직무와 인맥을 이용, 땅 투기를 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건교부 ‘청렴 결의 대회’ 며칠 만에 바로 감사팀장이 떡값으로 덜미가 잡히고, 법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 중 60%가 '버블세븐' 지역에 살거나 한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또한 고위 공직자 1인당 평균 건물은 88.1평, 땅은 4천644.4평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기획보도가 있었지만...
한편에선 공무원이 되기 위해 수 백 대 일의 경쟁을 감수하고, 수십만의 고학력 청년들이 여전히 공무원고시학원과 독서실, 고시원을 오가며 수험서와 모의고사문제지와 싸움을 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책 표지에 ‘한 점의 불꽃은 온 들판을 태울 수 있다’라는 글귀가 있다. 향후에도 공직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던져 주는 글들이 많이 나와서 이 사회가 보다 투명하고 선진형으로 탈바꿈 하도록 하는, 한 점 불꽃들이 끊이지 않고 불타올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또한 관련 공무원들도 『과천블루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공복으로서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저자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을 3,000 여권 읽었으며, 중앙일보 독서 감상문 행사 5회 수상, 저서로는 『데칸쇼 논술』이 있다.
어느 서평처럼 과거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이런 책은 씌어 지지 않을 것이다. 저자처럼 3,000 여권을 읽은 독서광 공무원이 쉽게 등장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나라의 의식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은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또 책을 읽고 나라의 직종별, 직급별, 정규. 비정규간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고선 양극화 해소는 물론이요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어려우리라는 게 독자로서의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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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블루스>책을 발간하자 바로 저자는 건교부 직원 6명으로부터 영등포경찰서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여 향후 법적인 공방을 통해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 본다. 이 일 이전에 산자부에선 책의 내용으로 저자를 공무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으나 퇴직으로 인하여 징계심사가 반려되었으니 어쩌면 보복성 기획고소를 6명으로부터 당하게 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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