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는 독일 최대의 항구 도시이며 또한 북부독일의 경제 중심지이다.
축구 선수 손흥민이 처음 유럽에 진출하여 활동했던 함부르크SV유스팀의 연고지 이기도 하다.
내가 특히 이 도시에 대해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1974년 독일 (당시 서독)로 출장 갔을 때 함부로크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두 번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경험도 이제 와서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다가오는 것은 젊은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은 아닌가 싶었다.
당시 나는 회사 동료 3인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출장 갔었는데 출장 기간 중 운 좋게도 독일의 모든 회사, 관공서 등이
휴무인 4일간의 부활절 휴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부활절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함부르크로 자유여행을 하기로 작정하고 함부르크 행 기차를 탔다.
열차에 탔을 때 나의 맞은편에는 나이 든 노인이 한 사람 앉아 있었다. 무료 함을 달래기 위해 그가 어디 사느냐고 물었더니
함부르크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함부르크로 여행하러 가는데 관광할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그는 신이 나서 항구의 선상 투어, 시청사, TV 타워,블라튼 운트 브라만파크, 동물원, 미술관 등 함부르크의 여러 관광명소를
소개하였다.
그러고 말미에 주의할 것도 있다면서 항구의 환락가가 집결에 있는 상파우리스트라세( 영어로 스트리트에 해당)등은
아주 위험한 곳이 가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우리 일행은 함부로크에 도착하자마자 우선 호텔을 잡았다.
호텔 방에 짐을 풀자마자 프론트 데스크에 가서 여직원에게 함부르크의 관광명소를 재차 문의하였다.
그녀도 함부르크의 여러 관광명소를 소개하면서 열차의 노신사가 우리에게 주의를 준 것처럼 상파우리는 위험한 곳이므로
가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독일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고 하니 우리는 더욱 상파우리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고
호랑이한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듯이 젊은 장정 4사람이 정신 바짝 차리면
세상 무서울 것이 뭐 있겠느냐는 자만심에 빠져 이번 기회에 꼭 상파우리를 방문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잠시 후 호텔 직원에게 부탁한 콜택시가 도착하였고 우리는 택시에 타자마자 기사에게 상파우리 스트라세로 갑시다 하고 말했다.
상파우리에 도착하니 화려한 네온사인의 불빛이 휘황찬란한 거리에 각종 클럽,술집 성인용품 샵,
식당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우리 일행이 어찌할 바를 몰라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술집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와
젠틀맨 어서 저희 술집으로 들어오셔요. 시원한 맥주 마시면서 멋진 라이브 섹스쇼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라고
유혹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목이나 축이면서 긴장을 풀 생각으로 그를 따라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열대여섯평 정도 크기 방에는 어둠컴컴한 조명아래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방안을 자세히 들어 둘러보니 중앙에 동그란 무대가 있고 그 무대 위에서 나체의 흑인 여자와 백인 여자가
서로 성적인 애무를 하고 있었다.
남자직원은 우리를 한 사람씩 떼어 둥근 무대를 따라 옆에 마련된 테이블로 안내하였다.
그가 카운터에서 서서 기다리고 있던 몇몇 아가씨들에게 눈치를 하자 그녀들은 일제히 각자 우리들이 앉은 테이블로 와서 앉았다.
나의 테이블로 온 아가씨는 "손님 저한테 술 한 잔 사주세요?" 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데서 바가지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긴장 속에 "저는 학생신분이라 아가씨한테 술 돈이 없네요."
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정중히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카운트로 돌아가서 남자 직원과 무슨 말을 주고받더니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서.
술한잔 사달라고 계속해서 졸라댔다 결국 그녀의 간청에 못이겨 나는 그녀에게 맥주 한 잔만 시키는 것을 허락했다.
내심으로는 맥주 한 잔 정도로 바가지 써보았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그런데 남자직원이 가져 온 술은 맥주 한 잔이 아니라 샴페인 한 병이었다.
내가 의를 제기하자 아가씨는자기는 맥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샴페인을 주문했다고 변명하였다.
한편 우대 위에서는 여자들 끼리의 성적인 애무 쇼는끝나고 이번에는 젊은 백인 남녀가 벌거벗은 채 나타나
직접 섹스행위를 하는 것을 보여줬다.
나는 섹스쇼를 흥미롭게 관람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샴페인 주문한 것 때문에 바가지를 쓰지 않을까 걱정이되고
내심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술을 다 마시고 남자직원이 가지고 온 계산서를 보고 나는 아연실색하였다.
계산서에는 술값이 아가씨 봉사료를 포함하여 5백마르크로 적혀 있었다.
내가 "이건 바가지 씌우는 거다. 너무 비싸다 "라고 항의하자
그는 나한테 "당신은 신사다. 아가씨와 즐겼으니 당연히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라고 응수하였다.
내가 아가씨와 즐겼다는 것이 말이되느냐 그녀는 단지 내옆에 앉아 삼페인 한병을 나와 함께 마신 것 뿐 인데 라고
강력히 항의해 보았지만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 당시 서독에서 근로자의 한달 평균 임금이1000 내지 1500마르크 정도 였으니
500마르크가 얼마나 큰 금액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바가지 요금에 대한 논쟁은 나만의 겪는 것이 아니었다. 이웃에 앉아있던 회사 동료들도
나와 똑같은 실랑이를 버리고 있었다. 순간 나는그 술집을 도망 치려고 출구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키가 크고 체격이 우람한 젊은 남자가 팔짱을 끼고 서서 우리를 째려보고 있었다.
혹시 입구반대쪽으로 도망갈 길이 있나 살펴보았더니 그곳에는 온통 벽을 검은 커텐으로 쳐서 막혀져 있었는데
그곳에도 구렛나루의 험상궂게 생긴 녀석이 딱 버티고 서 있었다.
이젠 우리는 꼼짝없이 오도가도 못하는 독 안에든 쥐의 상태가 되었다.
독일인들이 그토록 상파우리에 가지 말라고 한 이유를 알고 이제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 나는 독일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함부르크의 환락가에서 어떻게 하면 변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원에게 "우리는 아시아의 국가에서 온 가난한 유학생이니 좀 봐주세요" 라고 애걸 해보았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동정심이 통화 리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일행중 한 사람은 아까운 돈을 다 뺏았기는 것이 싫어서
꾀를 내어 직원에게. "저는 지금 화장실 가는게 매우 급합니다" 라고 말하니까 그는 순순히 다녀오라고 허락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척하며 지갑에 들어 있던 500마르크 중 4백마르크는 신고 있던 양말 속에 감추고.
100 마르크만 지갑 안에 넣은 채 우리들 있는 대로 돌아왔다.
우리는 계속 해서 직원에게 우리는 그런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사정하자
그는 "그럼 당신들 지갑을 전부 꺼내서 확인하자"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우리 각자는 자신들의 지갑을 꺼내그에게 보여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우리들의 지갑에 있던 돈을 차례차례 꺼내 가기 시작했다. 나의 지갑에서 150 마르크, 동료 두 사람의 지갑에서 각각 2백마르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장실 다녀 온 동료가 100마르크만 들어 있는 그의 지갑을 보여주자
그 직원은 빙그레 웃으면서 당신 조금 전에 화장실에서 양말속에 4백마르크감추는 것을 보았다고 하여
동료의 잔꾀가 발각되고 말았다. 결국 우리는 합계 1,050 마르크의 거액의 돈을 섹스쇼를 구경한대가로 지불해야만 했다.
우리돈을 갈취한 그 녀석은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20마르크를 택시비로 건네면서 좀더 섹스쇼를 구경해도 좋다고
인정을 베푸는 척 했다.
우리 모두는 패닉상태에 빠졌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서둘러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정말 내 생애 최고로 재수 없는날이라고 생각했다
첫댓글 읽기편하게 재 편집하셨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