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긴고주에 신음하는 한국의 손오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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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의 안보 수장 손오공
우리 시대에 서유기(西遊記)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또 이야기의 주인공은 단연 손오공(孫悟空)이라는 것도.
손오공이 동행한 삼장법사(三藏法師) 일행의 서유(西遊) 목적은 서역(西域)에서 불전(佛典)을 가져오는 일이고, 그 임무 수행의 핵심은 삼장법사이며, 험난한 여정(旅程)에서 삼장법사의 안전을 책임 보장하는 것이 손오공의 역할이다.
결국 손오공은 그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삼장법사가 서역에서 불전을 가져오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도록 보장해, 스스로도 성불(成佛)한다.
그 과정에서 일행은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는 고역(苦役)을 겪지만, 가장 심한 고통을 당했던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던 손오공이었고, 그 고통도 강력하고 음험한 외부의 적(敵)으로부터가 아니라 같은 편에 의한 것이었다. 다름 아닌 그가 스승으로 모시며 보호한 주인 삼장법사가 준 고통이었다.
그 원인은 시시각각 닥쳐오는 요괴로부터의 위기상황을 감지하지 못한 안보 청맹과니 삼장법사 때문이며, 그가 외는 <긴고주(緊箍呪)> 주문이 손오공의 이마에 씐 쇠굴레(테) <긴고>를 옥죄어 관자노리를 파고들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오공이 정말 고통스러워한 것은, 긴고의 옥죄임보다 스승 삼장이 절체절명의 위기 때마다 자신을 불신(不信)하고 적을 이롭게 한데 대한 배신감이었을 것이다.
중생들에 극히 인도적이어야 할 승려로서 삼장의 자비심과 그로부터 우러나온 순진한 자세와 태도는 이해하지만, 독자가 읽는 위기의 상황에서 보여준 그의 처사는 참으로 답답한 것이었다.
반면 손오공은 열화(熱火) 같은 성품과 난폭(亂暴)한 행태가 잔인무도하기까지 하지만, 일행전체의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위협이 되는 요괴들로부터의 안전을 책임지는 입장에선 참으로 현명하고 용맹스러운 전사(戰士)였다. 그래서 긴고주로 신음하는 손오공의 사정은 참 억울한 것이어서 애처롭기까지 했다.
지금 한국의 삼장과 손오공
그 서유기가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소설이 아니고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게 무슨 소릴까? 필자가 먼저 서유기를 꺼내 손오공의 역할을 이야기한 마당이니, 안보위기가 심각한 한국의 현재 상황을 살피면 굳이 꼭 집어 대비(對比)하지 않아도 공감(共感)할 것이다.
삼장법사 일행은 무엇을 하려 수만리 험난한 서유(西遊)에 나섰으며, 대한민국은 왜 서구화(西歐化)를 통해 미래로 향해 왔는지.
당시 중국이 불전(佛典)이란 복음(福音)을 가져와 중생을 구제하려 함이나, 오늘 우리가 조국통일과 선진국 진입을 통해(민주화와 경제발전) 국리민복(國利民福)을 확장하려 함이나 무엇이 다를까?
서유기에서 손오공의 역할을, 오늘날 한국에선 공안(公安)파워, 즉 군(軍)과 검경(檢警), 정보기관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모르쇠 아닐 것이다.
서유기에서 오공의 주인 삼장법사는 오늘의 대한민국 국민들일 것이고 실제(實際)에선 정부의 수장 대통령과 그를 배출하고 국회를 장악한 현 정권일 것이다.
이렇게 서유기와 현실 한국에서의 각자 역할을 대비해 놓고 보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서유기를 읽으면서 삼장과 오공, 누가 옳고 그른지 재단(裁斷)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듯이, 한국의 현실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국가이익의 최우선 요소인 안전보장에 관해서 만큼은, 서유기에서의 손오공과 같은 오늘날 우리의 공안 파워에 대해 그 존재와 역할과 중요성을, 삼장법사와 같은 한국의 주인인 국민과 정부가 충분히 이해해서, 그들을 사랑하고 믿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삼장이 볼 수 없던 적(敵)-요괴(妖怪)의 정체를 손오공은 간파했듯이, 우리 일반 국민들이나 행정부 일반기관이 볼 수 없는, 내외로부터의 위협요소를, 우리의 공안 파워, 특히 중앙정보기관은 간파할 수 있다.
이는 요즘 유행어로 정말로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팩트(Fact)이다.
우리가 갈 통일과 번영을 향하는 여정에서도 험난한 위기가 중첩(重疊)돼 온다. 민주와 인권보장에 바탕을 둔 국민과 정부의 공안파워 견제는 불가피하더라도, 때론 법의 테두리를 넘나드는 포악한 모습을 보이기도 할, 공안파워의 진정한 애국 행위는 감싸 안을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1950년 이후 내내, 숨은 모습으로 늘 다가오는 요괴 앞에선 삼장법사의 일행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오고 있다, 삼장법사의 손오공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자유 민주체제를 수호할 군(軍)·경찰·정보 등 안보(安保) 기관이 난도질당하고 있다. 안보 파워가 버림 받고 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내쳐진 손오공이 삼장 일행을 떠나 화과산의 수렴동에 들어가 칩거하고 있는 꼴이다. 아니 다시 오행산(五行山) 안으로 갇히고 말 형편이다. 불전을 구하러 가는 일행의 안전은 꿈도 꿀 수 없게 된 것이다.
손오공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 활약하게 해주어야 한다. 인권과 민주를 내세워 무조건 함부로 긴고주를 외워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익(國益)이란 공동선(共同善)을 위해서는 미우나 고우나 손오공의 존재와 역할은 존중하고 사랑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송구영신하며 비는 간원(懇願)이다.
2017년 12월31일 一鼓 김명수
첫댓글 서유기를 통한 오늘의 현 시국에 대한 적적할 비유가 돋보이네.
'법'이 있지만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힘이 없지. 이를 지키고 이행하는 수호신이 필요해.
그 수호신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한다면 법이 아무리 잘 되어 있다 한들 종이조각에 불과하지.
가장 힘이 쎈 놈을 내편으로 하여 이를 지키게 해야 되는데 그 힘쎈놈이 바로 권력욕, 명예욕, 금전욕 등의 요괴들일세.
그 요괴들이 곧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이고 '법'의 위치에 있는 삼장법사는 그냥 '법'일뿐 아무런 힘이 없지. 결국은 이 요괴들을 적으로 두지 말고 잘 다스려 내편으로 만들고 삼장법사는 임무를 완수해 내지.
내 안에도 수많은 요괴들이 있어. 소유욕, 명예욕, 금전욕, 식욕, 성욕 등등. 내가 감당 못할 정도로 엄청 힘쎈 놈들이야. 그런데 그놈들이 없으면 인생이 무미건조해. 살살 잘 달래고 다스려 내 삶을 멋지게 가꾸어 가야 할걸세.
사회의 권력과 돈과 법을 지키는 힘을 가진 자들을 어떻게 살살 다스려 '지상천국'을 건설해 나가느냐가 역사의 과정이 아닌가 싶네.
공감해줘 고마워. 그리고 삼장의 입장에서 요괴들을 내편으로 내 힘으로 만들어가야 할 지도자의 덕목을 강조한 점이, 색다른 관점이고 또다른 중요한 시각으로 다가오는구먼. 동감일쎄